미 건국 이래 가장 중요한 사건을 하나 들라면 남북 전쟁을 첫 손가락에 꼽아야 할 것이다. 1861년부터 1865년까지 계속된 이 전쟁으로 죽은 군인 수만 60만명이 넘는데 이는 지난 200년간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사망자수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전투의 상대가 친형제인 경우도 있었다. 미 본토 대부분의 지역에서 싸움이 벌어졌고 양쪽 다 자신이 미국의 건국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 전쟁은 1861년 4월 12일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연방 정부 요새인 포트 섬터에 발포함으로써 시작됐다. 그리고 1865년 2월 북군이 이 주의 주도 찰스턴을 장악하고 포트 섬터에 성조기를 게양함으로써 사실상 끝났다.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남북 전쟁의 시작이자 끝인 셈이었다.
이렇게 된 것은 이곳이 남부에서도 흑인 노예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농업이 발달된 곳일뿐 아니라 노예제를 가장 열렬히 옹호한 주였기 때문이다. 1860년 11월 10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회는 분리 독립을 위한 ‘사우스 캐롤라이나 시민 공회’ 창설을 선포했고 이 공회는 12월 17일 169대 0으로 분리 독립을 가결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하원은 같은 해 11월 9일 ‘에이브러험 링컨의 대통령 선출은 적대적 행위’라는 결의문을 통과시켰으며 이 주 전 연방 하원의원인 존 맥퀸은 링컨이 흑인의 평등과 민권, 노예제 폐지를 지지하기 때문에 연방 탈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장로교 목사였던 제임스 손웰은 노예제는 성경이 공인하는 제도로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기독교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툼의 상대는 단지 노예제 폐지론자와 유지론자가 아니다. 한쪽은 무신론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빨간 공화당원, 자코뱅이고 다른 한쪽은 질서와 통제된 자유의 친구다. 이 싸움은 기독교와 무신론의 싸움이고 인류의 진보가 걸려 있다. 이는 성경에 대한 전쟁이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루저 도널드가 “우리는 우리 나라에서 거짓말하며 선거 부정을 저지르는 공산주의자와 마르크시스트, 파시스트, 극좌파 깡패들을 소탕할 것을 당신들에게 맹세한다”며 “그들은 미국과 아메리칸 드림을 파괴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고 한 말을 연상시킨다. 언제까지나 자기 밑에 있을 줄 알았던 이민자와 소수계에게 주도적 자리를 내주게 되자 위기 의식을 느낀 백인 기독교도들이 왜 루저 도널드를 열렬히 지지하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북 전쟁은 남군과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패배로 끝났지만 이런 백인 기독교도들의 우월주의 의식은 사라진 적이 없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스트롬 서먼드는 장장 48년간 연방 상원의원을 하며 사우스 캐롤라이나 백인들의 생각을 대변해 왔다. 2003년 미 역사상 처음 100세가 넘어 연방 의회에서 은퇴한 기록도 갖고 있는 그는 50년대와 60년대 민권 운동과 민권 법안을 앞장서 반대해 왔다. 원래 민주당이었던 그는 민주당이 이를 지지하자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그래도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백인들은 그를 변함없이 지지했다.
최근 공화당의 대선주자 중 루저 도널드 뒤를 멀리서 쫓고 있는 니키 헤일리가 남북 전쟁이 노예제에 관한 것인지 아닌지에 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해 구설수에 올랐다. 나중에 노예제와 관련이 있다는 말을 겨우 하기는 했지만 온건파로 불리는 헤일리마저 이런 간단한 문제도 똑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지금 공화당을 장악하고 있는 기독교 백인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니키 역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이다.
2024년은 선거의 해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2억명이 표를 던지는데 이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선거를 합친 것보다 중요한 것이 올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이다. 이번 선거는 과연 미국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독립 선언서의 명제를 실천할 의지가 있는냐를 놓고 치른 남북 전쟁의 사실상 재판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루저 도널드가 이긴다면 미 선조들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세계 질서는 흔들릴 것이다.
루저 도널드를 지근거리에서 본 사라 매슈즈, 캐시디 허친슨, 앨리사 그리핀 등 3명의 여성 보좌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루저 도널드가 재집권할 경우 “우리가 아는 미국 민주주의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그리핀은 “우리는 모두 그가 어떻게 민주 선거를 훔치려 했고 역사적이고 반헌법적 수단을 동원했는지 목격했다”며 “그는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모든 장애물을 파괴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민들은 이들의 경고를 허투로 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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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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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니 공화당이니 이념의 가치가 다른 것이니 각자의 신념과 믿는 가치관대로 지지하고 싶은 정당에 투표하면 된다. 다만, 또 이 지겨운 기독교 타령... 정치에 종교를 개입하지 맙시다. 정교분리라는 원칙도 그래서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기독교 = 노예제 이런 부정적인 프레임을 자꾸 씌워서 비판하는. 비판하기를 원하신다면 진심으로 기독교인이 되보시고, 복음의 원리를 배워보시고 깨달은 후에 비판하세요.
니키 헤일리는 뾰족코라 필자가 미워하는 공화당 백인으로 보였다면 우스운 일. 그녀는 인도여자요. 그가 백인 공화당과 무슨 관계? 그냥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화당원일 뿐이지... 말끝마다 루저를 붙여 도널드라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눈에 띄는 혐오적 발언이요. 물론 도널드가 몇가지 동의할 수 없는 주책스런 점이 있다고는 해도
밑에분 미국서 고등학교 안다니녔나보네. 여기서 고등학교 다녔으면 남북전쟁때의 공화당, 민주당이 1960 년대에 이르러 서로 바뀌었다는것을 알텐데. 지금의 민주당은 옛 남북전쟁때의 공화당. 그리고 지금의 공화당은 옛날 노예제도에 찬성했던 민주당.
링컨이 공화당이란 사실은 애써 감추느라 고생. 늘 트럼프가 죽도록 미워 정신절 결함을 보이는 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듯.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만 돕지요, 정신차리고 옳고른 판단으로 하늘에 자신에게 자식에게 후손들에게 부끄럼없는 각자가 되기를 바랄뿐이라하면 너무나 소극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