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종말’(The End of Humanity). 2023년 6월12일자‘타임’ 표지에 쓰인 제목이다. 표지의 Humanity 단어에서 알파벳‘A’와‘I’만 검은색이 아닌 밝은 흰색으로 빛나게 표현됐는데, 이는 AI로 인해 인류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 메시지였다.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3.5 모델이 공개된 후 지난 1년 동안 인류는‘AI 시대’ 4차 산업혁명 변화의 물결 위에 놓였다. 실제로 챗GPT를 이용해 사람들은 정보 검색, 문서 작성, 번역 등 다양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챗GPT 3.5 시리즈 모델은 출시된 지 채 3개월이 되기도 전에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1억명을 넘어서는 인공지능 열풍을 일으켰다. 2023년 3월 챗GPT 4.0, 11월 4.0 터보 버전이 발표되며 챗GPT는 꾸준히 진화 중에 있다. 오픈AI는 챗GPT 5.0 버전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5.0 버전은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으로 출시될 확률이 높게 점쳐져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일반지능(AGI) 등장의 서막

‘AGI’란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으로 기존 챗GPT 보다 훨씬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한다. 이를테면 챗GPT는 단순 추론을 하는 기계일 뿐 지능을 갖추지 않았지만, AGI는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인간처럼 활동할 수 있다. AGI는 아직 정의되기도 힘든 미지의 영역이지만, AGI가 현실화되면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가 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5년 내로 AI가 인간과 상당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AGI가 5년 내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오픈AI 쿠데타 사건

2022년 11월17일 오픈AI 이사회는 샘 알트만 대표를 해임시켰다. 이 해임 사건의 배경에는 AGI 개발이 촉매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트만 대표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윤리적인 걱정 없이 AGI개발 속도에만 집중하자, 이사회가 제동을 걸기 위해 그를 해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AI 임직원 대다수가 알트만 해임을 반대하고 나섰고, 오픈AI 투자자들도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자 알트만은 해임 5일 만인 22일 다시 오픈AI로 복귀할 수 있었다.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AGI 관련 프로젝트는 ‘큐스타’(Q*)로 불리는데, 큐스타는 초등학교 수준의 연산이 가능하고 수학적 추론을 통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AGI에 근접한 차세대 AI로 알려졌다.

■AI 에이전트

2023년 11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gatesnotes.com)에 “AI는 당신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빌 게이츠는 향후 5년 내로 AI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5년 안으로 사람들은 완전한 AI 에이전트, 이른바 AI 비서를 갖게 되고, AI에이전트는 우리가 처리해야 할 많은 일들을 대신해줄 것이다.

이 경우 사람들은 더 이상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거나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가 없고, AI 에이전트와의 소통을 통해 여러 일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빌 게이츠는 추정했다. 특히 보건의료, 교육, 생산성, 엔터테인먼트 및 샤핑 부문에서AI 에이전트가 개인화된 맞춤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사람들은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더 많은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라질 직업들

세계경제포럼(WEF)은 전세계 45개국 8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결과 기업들의 75%는 AI 챗봇으로 인해 향후 5년 안에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2,6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동안 화이트 칼라로 대변됐던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이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지식 기반의 노동일 수록 AI에 대체되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데이빗 오터 MIT 경제학과 교수는 “AI 등장으로 노동시장에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생산직, 사무직 등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감각적인 업무 및 창의성이 필요한 일자리는 무궁무진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활용 사례

▲헬스케어 부문

의료 진단과 예측: AI는 의료 영상 및 진단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감지하고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도 가능하다.

약물 개발: AI는 약물 발견 및 개발 과정에서 활용돼 효과적인 의약품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건강 기록 관리: AI는 전자 건강 기록을 관리하고 분석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 부문

개별 맞춤형 학습: AI는 학생의 학습 양상을 분석해 개별 맞춤형 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교육 경험을 최적화한다.

언어 학습: AI 기반 언어 학습 플랫폼은 학습자에게 언어 습득을 지원하고 적응형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학습 자료 정리: AI는 대량의 교육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해 교사 및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 부문

스마트 생산 및 유지 보수: AI는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기계의 유지 보수 일정을 최적화한다.

품질 관리: AI는 제조 제품의 불량을 사전에 감지하고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

공급망 최적화: AI는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를 통해 공급망을 최적화해서 원가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컨텐츠 추천: AI는 사용자의 이전 시청 기록 및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컨텐츠를 추천할 수 있다.

음악 생성 및 예술: AI는 음악 작곡, 예술 작품 생성, 특수 효과 및 3D 애니메이션 등 예술적 창작 과정에서 사용된다.

■AI 시대, 인류의 미래는

AI의 시대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챗GPT에게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답했다.

“낙관적인 전망은 AI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이 향상되고,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며,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의학, 교육, 자동차 운전,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AI의 지능과 능력이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인류의 일자리를 대체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의 감소, 개인 정보 보안 문제, 인간의 역량에 대한 의문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규제와 윤리적인 사용, 기술 발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등을 통해 AI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일 것입니다.”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는 이제 각자의 몫이다. 새로운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어느때 보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