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초기 주(州)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의 한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지도자는 국가의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선의 국익은 감옥에 앉아 있는 80세 노인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29일 보도했다.

그는 그 이유로 "그것은 국가를 계속 분열시킬 것"이라면서 "최선의 국익은 그를 사면하고 우리가 한 국가로 앞으로 계속 진전하면서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이런 발언은 다음 달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되는 것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두 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여론조사가 최근 나온 바 있다.

정책 측면에서 전통적인 공화당 스타일인 헤일리 전 대사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 하지도 않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지도 않는 '불가근불가원'식 줄타기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가령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인지 등을 묻는 말에 "그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옳든 그르든 그에겐 혼란이 뒤따랐다"면서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인 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헤일리 전 대사의 이런 행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팟캐스트 '헤일리의 순간'에서 공화당 유권자를 ▲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자 40% ▲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다른 후보에게도 투표할 의향이 있는 40% ▲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20%로 대략 구분했다.

그러면서 "헤일리는 이 중 20%를 잘 공략하고 있다"고 말한 뒤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는 40%도 온건파 공화당원보다 훨씬 보수적"이라면서 두 그룹 간 상충관계가 있어 한쪽을 공략할 경우 다른 쪽이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