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제공]
‘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8년 97만2,196명에서 2022년 118만1,805명으로 최근 4년 새 20만 명 넘게 증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특히 여성 환자가 106만1,874명으로 남성(6만4,987명)보다 16배 이상 많았다(2021년 진료 인원). 홍남기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났다. 홍 교수는 “골다공증은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폐경 후 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며 “골다공증에 걸리면 뼈가 쉽게 부러지기에 예방·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골다공증을 설명하자면.
나이 들면서 뼈를 없애는 파골(破骨)세포와 새로 만드는 조골(造骨)세포 균형이 깨져 뼈의 양과 질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조그마한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골밀도 검사(DXA)를 고관절(엉덩이관절)과 요추 부위에서 시행해 한 곳에서라도 T-점수가 -2.5 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1.0 이상이면 정상, -1.0~-2.5라면 골감소증). 골다공증이어도 골절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대부분 모르고 지내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뼈를 보호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크게 감소하기에 취약하다. 폐경 여성의 40% 정도가 골다공증에 노출돼 있다(대한골대사학회). 여성은 열 살 더 많아질수록 골다공증 유병률이 두 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세 이상 남성도 10% 정도가 골다공증 환자인데, 남성호르몬 감소와 노화가 주요인이다. 남녀 모두 노화가 진행되면서 골 형성 속도 감소, 근육 소실, 균형 감각 감소로 인해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 류마티스관절염, 1형 당뇨병,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약(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복용, 유방암·전립선암일 때 호르몬 억제 보조 요법을 시행하거나, 조기 폐경, 저체중 등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게서 2차성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여성은 54, 66세이면 국가건강검진에서 골밀도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70세 이상 남성, 65세 이상 여성, 골절이 발생할 때, 비정상적으로 1년 이상 무월경인 폐경 전 여성, 저체중, 골다공증 유발 가능 질환이나 약물 투여 시 골밀도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비약물 요법과 약물 요법을 병행해 치료한다. 비약물 요법으로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해야 한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우유·유제품(치즈, 요구르트, 우유 발효 음료 등)·뼈째 먹는 생선(멸치 등) 등이 있다.
식품만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골다공증 환자라면 보충제로 칼슘은 하루 총 800~1,000㎎, 비타민 D는 800~2,000IU 먹으면 된다. 다만 고용량 약제·주사 등으로 비타민 D 과잉 보충은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근력을 보강하고 골 강도를 증진한다. 걷기·계단 오르기 등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실천하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줄넘기·달리기·등산 등 땅을 밟으며 중력이 온몸에 가해지는 운동은 골밀도를 높여 뼈 강도를 키운다. 다만 관절 질환이 있다면 증상을 악화할 수 있기에 뛰기보단 가볍게 평지를 걷는 게 좋다. 근력 운동으로는 체중을 이용할 수 있는 팔 굽혀 펴기·윗몸 일으키기·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좋으며 기구를 이용한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도 도움이 된다.
약물 요법으로는 ‘골 흡수 억제제(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등)’와 ‘골 형성 촉진제(테리파라타이드, 로모소주맙 등)’가 있으며,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 위험을 빠르게 줄일 수 있기에 비약물 요법과 약물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당뇨병·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완치가 불가능하며 의사와 동반자가 돼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을 방치하면.
조그마한 충격에도 손목·발목·고관절·어깨·척추 등이 골절된다. 자기 키의 1.5배 높이 이내에서 뼈(두개골·손가락·발가락 제외)가 부러지면 골다공증성 골절로 볼 수 있다. 대규모 연구에서 골절한 적이 있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재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 적절한 평가·치료로 재골절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에 힘써야 한다.
척추 골절은 4분의 3 정도가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키만 줄어들 수 있기에 진단하지 않고 방치하기 마련이어서 다른 이유로 받은 복부·흉부·척추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진단될 때가 많다. X선 촬영 등 영상 검사에서 척추 골절이 하나라도 확인되면 골밀도 수치와 관계없이 골다공증으로 진단하고 1차 약 치료를 받을 수 있다(건강보험 적용됨).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