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이여수스 사무총장이 코로나19 팬데믹 비상사태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2023년은 미주 한인사회를 포함해 전 세계를 유례없는 공중보건 비상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마침내 해제된 해로 기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사태에 대해 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기로 지난 5월 결정했다. 세계사적 보건 위기였던 코로나19 대유행이 백신 개발 성공과 급속한 보급으로 사망자가 급감하는 등 사실상 일반적인 유행병, 즉‘엔데믹’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화 등 강력 방역조치들을 해제할 수 있었다.
➋ 해외 한인사회 숙원 재외동포청 출범
2023년은 또 해외 한인사회의 숙원이었던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는 원년이 됐다. 재외동포 정책을 총괄하는 재외동포청 설립은 윤석열 대통령이 설치를 공약하고 관련법이 지난 2월 한국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성사됐다. 재외동포청은 미주 한인 이민 선조들의 출발지였던 인천에 유치돼 지난 6월5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마침내 돛을 올렸고, 초대 청장에는 LA 총영사를 역임해 재외 한인사회를 잘 아는 전문 외교관 출신의 이기철 청장이 부임했다.
➌ 인종증오 총기난사에 한인 일가족 참변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가 급증해온 가운데 백인우월주의자가 벌인 무차별 총기난사에 한인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올해 미주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지난 5월 텍사스주 달라스 외곽의 소도시 앨런의 프리미엄 아웃렛 샤핑몰에서 AR-15 소총과 수백발의 탄창으로 무장한 모리시오 가르시아(33)가 총기난사를 벌여 무고한 인명 8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으며, 한인 조규성씨 부부와 3세 아이가 총탄에 희생되고 6세 아이는 부상을 당했다.
➍ 본보 후원 이민 120주년 태평양 요트횡단 성공
올해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한국일보 미주본사 후원으로 태평양 요트 횡단에 나선 한인 원정대가 한인 이민사의 새로운 챕터를 썼다. 120년 전 미주 한인 이민 선조들이 갤릭호를 타고 떠났던 첫 이민 항로를 거꾸로 거슬러 가는 ‘연어의 귀환’ 같은 이번 항해에서 남진우 대장이 이끈 요트 원정대는 지난 3월 초 LA 마리나 델레이를 출발, 하와이를 거쳐 인천 제물포항까지 9,200여 마일의 생사를 건 항해를 총 84일만에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한국 땅에 발을 디디는 쾌거를 이룩했다.
➎ 한인사회 최대 축제 50주년, 이민사 영웅 선정
미주 한인사회의 최대 축제 이벤트인 LA 한인축제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아 성대하게 열린 가운데 그 하이라이트인 제50회 코리안 퍼레이드가 LA 한인타운의 중심 올림픽가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한인 이민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 코리안 퍼레이드는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를 기리는 뜻에서 본보 주관으로 선정된 한인 이민사 영웅들과 한미 양국의 참전노병들이 초청돼 꽃차에 탑승, 퍼레이드를 펼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➏ 윤석열 대통령 잇단 방미, 한·미·일 협력 새시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4월 한국 한국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격상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8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 윤 대통령의 잇단 방미를 통한 외교 활동은 한미일 협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수준과 분야에서 3국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➐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OC서 첫 해외 개최
전 세계 한인 기업과 상공인들이 결집하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구 세계한상대회·WKBC)가 올해 10월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려 남가주가 전 세계 한인 경제의 한마당이 됐다. 해외 지역으로는 최초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유치하는 새 역사를 쓴 오렌지카운티의 이번 제21차 대회는 ‘한미 비즈니스 동맹과 함께, 더 큰 우리로’를 주제로 나흘간 열려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6,000여 명의 기업인과 535개 기업이 참가하고, 650여개 전시관이 들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➑ 연준 기준금리 줄인상, 고금리 정책 파장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해 온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돼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파장이 경제 전반에 확산됐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고금리 시대를 열었고, 이와 함께 모기지 금리도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때 7% 이상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부동산 시장을 사실상 얼어붙게 했다.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내년 인하를 예고했다.
➒ 흥사단 옛 단소 사적지 지정
한때 철거 위기에 놓였던 미주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거점이자 상징 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이 올해 초 한국 국가보훈부가 직접 매입에 나선 뒤 3.1절에 맞춰 LA시의 사적지로 공식 지정돼 이를 영구히 보존하고 한인 이민사 및 독립운동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 정부는 흥사단 단소를 리모델링해 오는 2025년 재개관한 뒤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적지 연구와 관리 거점기관으로 육성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➓ 김하성 골드글러브 등 한인 메이저리거 맹활약
샌디에고 파드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 선수가 역대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올해는 한인 메이저리거들의 맹활약이 빛난 해였다. 김하성은 지난 11월 발표된 2023 MLB 양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야수 부문 황금 장갑 수상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국의 간판타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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