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러 밀착에 한미일 공조 강화 지속 전망…북, 핵·미사일 개발 질주할 듯
▶ 한중관계 향방 주목…… ‘동맹 경시’ 트럼프 재집권시 美정책 전환 우려
올해 동북아 정세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온 가운데 2024년에도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의 치열한 전략경쟁 등 여파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러의 묵인 아래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를 향한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우려되며, 이에 맞선 한미일의 안보협력도 가속할 전망이다.
이런 구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관계 관리가 우리 외교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11월 진행되는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맞물려 한반도 안보지형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고착화 우려…北, 핵 질주 계속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9월 전격적인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본격화한 북러 협력은 내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면 북한 답방 계획도 구체화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가 정찰위성의 성능 향상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 첨단 국방기술에서 북한을 돕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될 전망이다.
그간 북중러로 묶이는 데 다소 거리를 뒀던 중국이 내년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관심이다.
중국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선 '한미의 군사위협이 문제'라는 식으로 감싸면서도 북한과 군사·정치적으로 밀착하는 모양새는 피하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립 구도가 확연해지고 한미일 군사협력이 중국에도 위협이 된다고 인식된다면 북중러 군사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북중러가 한미일 연대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내년 동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진영 구도'를 등에 업은 북한은 내년에도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ICBM 정상 각도 시험발사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해 김정은에 우호적인 트럼프의 재선에 도움을 주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본토 타격능력을 입증해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재선된 트럼프 행정부와 핵군축 회담을 하려는 계산일 수 있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 한미일 군사협력도 내년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로 대북 군사협력을 업그레이드 한 3국은 내년엔 다양한 군사훈련을 함께하며 손발을 맞춰나갈 계획이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한 단계 도약하고 제도화한 한미일 연대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에 대항한다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어 북러의 밀착에 중국도 더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한중관계 향방 주목…'트럼프 변수' 美 대선에도 관심 집중
내년 한국 외교의 가장 큰 숙제는 한중관계 관리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협력 본격화에 힘을 쏟았다면 이젠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중국과의 관계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윤 정부의 외교가 한미·한일·한미일 쪽에 치중된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중관계도 한미동맹 못지않게 중요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지만, 심화하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한중관계의 방향은 중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 개최 여부로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2024 국제정세전망'에서 "2019년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의가 2024년 재개될 수 있다면 한일중 3국은 지나친 갈등 조성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으로까지 이어질 동력도 어느 정도 생길 수 있다.
한중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질주를 방관하고 있는 중국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
미국 대선도 중대 변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달라질 게 별로 없겠지만, 동맹을 경시하는 성향의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한국 외교에도 메가톤급 파장이 닥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도 철저한 '거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만큼 미국의 핵우산 공약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아울러 작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도 관심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러관계와 북중러 결집, 미러 관계에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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