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메리앤시그마’ 영
이건 솔직한 걸까, 자극적인 걸까. 과거 연예인의 이별 및 이혼 등은 개인사로, 많은 이가 궁금해하지만 숨겨야만 했다. 그런데 이젠 숨기는 게 촌스러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적극적으로 서로를 언급하고 직접 만나는 등 '쿨'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솔직, 담백을 키워드로 삼아 모든 걸 고백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다 보니 이젠 이별도 콘텐츠가 된 듯 싶다.
최근 유튜브 채널 '메리앤시그마'는 이소라의 단독 토크쇼인 '이소라의 슈퍼마켙 소라'를 공개했다. 첫 번째 게스트로는 그의 전 연인인 방송인 신동엽이 등장했다.
신동엽과 이소라는 1997년 공개 열애를 시작했다. 당시 두 사람은 연인 콘셉트로 CF를 촬영하거나 시트콤에서 상대 연인을 언급하는 등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99년 신동엽이 대마초 흡연 및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고 밀반입 혐의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2000년 2월 2,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출소했다. 이후 신동엽과 이소라는 결별했다. 결별한 뒤 신동엽은 선혜윤 PD와 2006년 5월 결혼했으며 슬하에 딸 한 명과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과거 방송가의 공공연한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결별하고, 또 특히 신동엽이 결혼하면서 이소라는 그에게 금지 대상처럼 여겨졌다. 가끔 신동엽이 먼저 장난스럽게 말을 하곤 했지만, 그마저도 간단하게 넘어갔다. 그러다 보니 23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의 대화는 시청자들의 충분한 관심을 끌어모았다.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가진 만큼, 신동엽과 이소라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 '환승연애'를 방불케 하는 대화를 이끌어갔다. 당시 이소라는 "난 널 만나고 싶었다. 언젠가 만날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이 만날 때"라며 "너를 오늘 이렇게 만날 줄 알았으면 내가 지난 세월을 그냥 지나가면서 평온하게 살았을 거 같다. 이건 너와 관계없이 비유"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동엽은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는 게 너를 만났을 때다. 그건 지우고 싶어 한다고 지워질 수가 있는 게 아니"라며 "남녀가 만나면 헤어질 수도 있지만 그때 순간순간들은 되게 소중하다. 대부분 남자가 잘못하지만, 그냥 너한테 고마운 것투성이고, 미안한 것투성이"라고 사귈 당시를 떠올렸다.
긴 시간 동안 신동엽과 대화를 나눈 이소라는 "너랑 나랑 얘기하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너랑 이렇게 얘기하는 게"라고 감탄했다. 그러자 신동엽은 "본의 아니게 너한테 미안한 게 많다"라며 "그냥 단순히 남녀가 만나 사귄 걸 떠나서 고마운 게 많았다. (수화를) 가르쳐준 것도 정말 고맙고. 우리 가족을 만나서 그때..."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앞으로 보는 게 괜찮나. 아내랑 같이 보자. 난 네 아내가 쿨하고 센스 있다고 하길래 궁금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어 최근에 신동엽은 장도연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테오' 콘텐츠 '살롱드립2'에 출연해 "내가 왜 이소라 채널에 나간 줄 아냐. 키가 커서 그렇다"라며 또 한번 언급했다.
시간이 오래 흐른 만큼, 두 사람은 이미 친구로서 남아 응원하는 관계가 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사이인 게 느껴지는 콘텐츠였다. 본격적으로 이별한 연예인들의 재회를 콘텐츠화한 건 신동엽이 처음이었기에 네티즌들도 이들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솔직담백한 콘텐츠는 사람의 진면모를 볼 수 있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간의 선을 넘어가면 금세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단순히 연예인이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해서 관심을 받기 어려운 세상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화제성 있는 게스트는 유튜브의 '필수 요소'가 됐고, TV의 규제에서 벗어난 연예인들이 유튜브에서 자유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결별부터 이혼은 물론, 다소 예민한 개인사까지 언급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의 솔직함은 박수를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시청자들의 흥미로웠던 감정이 언제 불편함으로 바뀔지는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엽, 이소라의 재회가 계속 화제성을 얻은 만큼, 앞으로 콘텐츠의 방향성은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 주목된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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