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명진 검사, SF 수피리어 법원 판사 출마
▶ 3월 예비선거서 현직과 대결 22년 경력 베테랑 부장 검사
지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명진 후보 (2째줄 오른쪽에서 4번째)와 어머니 강정애씨 (강후보 오른쪽)와 가족들, 그리고 강 후보를 지지하는 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다.
지난 22년간 SF시 베테랑 검사로 일하며 사회 정의를 지켜온 한인 강명진(49, 영어명 Jean Myungjin Roland) 부장 검사가 오는 3월 예비선거 SF시 수피리어 법원 판사직에 출마한다. 강 후보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가지고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한인사회에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강명진 후보는 "현재 중범죄 재판부(General Felony Trial Unit) 부장 검사를 맡고 있으며, 지난 22년간 경범죄와 가정폭력, 스토킹, 노인 및 아동 학대, 성폭행 등 여러 종류의 범죄를 기소하며 이같은 사건들이 법정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봐왔다"고 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는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공공 안전이 더욱 보장되어야 한다"며 "공공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권한과 재량을 가진 만큼 판사가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명진 후보는 오는 3월 예비선거에서 SF 수피리어 법원 현직 패트릭 톰슨 판사를 상대로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번 선거는 SF수피리어 법원에서 2명의 현직 판사(패트릭 톰슨, 마이클 버거트)를 상대로 한 대결이 펼쳐지게 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시내 마약 위기와 각종 범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되자 이를 우려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역풍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강 후보는 "저희 어머니만 해도 혼자 길을 걷기 불안해 하시고, 두 아들을 버스에 태워 학교에 보낼 때도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사회에 큰 문제가 있다는 사인"이라고 말했다.
강명진 후보
강 후보가 검사가 된 이유 중 하나도 그의 조부모가 당한 주거 침입 및 강도 사건 때문이다. 그가 대학생이던 시절, 홀로 집에 있던 조부모가 강도범들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해 생사의 고비를 넘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이 직접 이같은 피해를 당하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검사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난 22년간 이같은 바램을몸소 실천해 왔다.
강명진 후보는 "한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아시안 피해자들을 대할 때 더욱 인내심을 갖고 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같은 경험은 판사로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등 단일 언어 사용 피해자들의 필요와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등을 기반으로 재판 내 모든 당사자의 상황과 입장을 고려하는 동시에 경험에서 비롯된 소수인종에 대한 이해도는 공정성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SF시 선거국이 최근 선거 투표용지에 한자 성명 사용을 제한한다고 발표하면서 대부분 한자어를 가진 아시안 지역사회에서 큰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강 후보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태어날 때부터 지어진 한자명을 공식적인 서류 등으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투표용지에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아시안 후보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각자 전통적인 가정에서 부모에게 아시안 이름을 불리며 자라왔다"며 "우리 고유의 이름과 정체성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판사직 출마에 있어 큰 원동력이 두 아들이었다는 강 후보는 "아이들이 나가서 마음껏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SF시에는 더 많은 한국계, 아시아계 미국인 리더가 필요하다. 사법부는 특히나 아시안 여성의 대표성이 매우 부족하다"며 "자라나는 차세대들이 공직에도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좋은 본보기이자 영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한인사회의 많은 지지와 성원, 그리고 한 표를 부탁했다.
강명진 후보는 한국에서 태어나 1살 때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영문학과 수사학을 이중 전공하면서 UC버클리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한 후 보스턴 대학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이 대학 법대에 입학했다. 강 씨는 졸업하자마자 그해 7월 변호사 시험을 단번에 통과했으며 연방검사와 SF지역검사 시험에 모두 합격하는 등 쉽지 않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1년 3월부터 SF 지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강 씨는 처음엔 경범을 다루다 중범 전담으로 업무를 옮겼고 2008년 부장검사로 승진,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일한 한인 부장검사가 되는 등 한인사회에 좋은 귀감이 되어 왔다.
강명진 후보 웹사이트: www.jeanforjudge.com/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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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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