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역사의 뒤안길로 떠난 인물들
▶ ‘교계 어른’ 박희민 목사·‘한인사회 맏형’ 민병수 변호사·‘윤 대통령 부친’ 윤기중 명예교수·‘외교계 거물’ 키신저·‘은막의 여왕’ 윤정희
2023년 계묘년 한 해도 미주 한인사회와 미국 및 전 세계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별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인사회 원로 중에서는 박희민 전 영락교회 담임목사, 민병수 변호사, 이민휘 전 미주동포후원재단 이사장, 장우상 초대 월드옥타 회장 등이 한인들 곁을 떠났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로잘린 카터 여사,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상원의원 등 거목들이 타계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기도 했다. 2023년 사라진 별들의‘삶과 추억’을 되돌아 본다.
■한인사회
올해 미주 한인교계에서 큰 별이 졌다. 제2대 나성영락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던 박희민 목사가 지난 4월26일 87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1936년 충남 예산 태생인 고인은 한국교회가 선교사 파송을 생각하기 힘들었던 60년대 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파송됐던 선교사였다. 이후 미국 유학 길에 올라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토론토대학 녹스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롱아일랜드 교회를 거쳐 1988년 초 고 김계용 목사의 후임으로 나성영락교회 2대 담임으로 부임, 15년 간 재직하며 나성영락교회가 한인 이민사회의 모범 교회로 자리잡는데 공헌했다. 2003년 ‘아름다운 은퇴’ 후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KCMUSA) 재단이사장이자 새생명선교회를 대표로 해외선교에 전념했다.
‘남가주 한인사회의 어른’ 민병수 변호사는 80세를 일기로 6월1일 별세했다.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5살 때 아버지인 고 민희식 초대 LA총영사를 따라 가족과 함께 LA에 왔다. 1975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으로는 세 번째, 남가주에서는 두 번째 변호사로 합격한 후 48년간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한인 커뮤니티의 대들보이자 맏형 역할을 마다하지 않던 그는 1983년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를 설립했으며,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의 전신인 한인청소년센터(KYC) 이사로 있으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LA폭동 이후에는 한미법률재단(KALAF) 회장을 맡아 폭동 피해 업주들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한인사회 원로 이민휘 이민휘 전 미주동포후원재단 이사장은 지난 6월24일 LA에서 91세로 별세했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성장했던 고인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1952년 연세대 정외과에 입학해 1956년 동국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56년 도미, 산호세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의 선친 이규갑 목사는 상해 임시정부 창립 발기인을 지낸 독립운동가였으며, 장인(고 이갑성)은 기미 독립선언 33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1971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을 시작으로 전국체전 재미동포선수단 단장, 전국소년체전 재미동포선수단 단장, 재미동포 올림픽후원회장, 한우회장, 재미대한체육회장, 한미구호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인 경제계에서는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식료품 유통업을 선도하며 부동산 매니지먼트로도 성공을 이룬 오익환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회장이 지난 9월15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고, 42년 역사의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초대 회장을 맡았던 장우상 명예회장이 97세의 나이로 8월 초 세상을 떠났다. 또 초창기 LA 한인타운 형성에 기여했던 대표적인 올드타이머 로버트 이 전 LA 한인회 이사장도 80세를 일기로 지난 2월4일 별세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회장과 오리건 한인회장 등을 역임한 김승리 랜드마크건설 대표는 지난 11월14일 별세했고, 비영리단체 ‘유스타 파운데이션’을 이끌며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벌여온 박상균 대표가 지난 9월11일 52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11월21일에는 종합격투기 전 세계 챔피언이자 세계청소년선도교육재단 이사장인 권영철씨가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국사회
올해는 미국 정계와 법조계에 큰 자취를 남겼던 거목들이 사라졌다. 미국 역사상 최장수 여성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이 지난 9월28일 90세로 별세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77년을 해로한 로잘린 카터 여사가 지난 11월19일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1월29일에는 미국 외교계의 거목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또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 대법관으로 사법부의 새 역사를 연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대법관은 지난 1일 93세로 별세했다.
■한국
한국에서도 큰 별들이 졌다. 1960∼80년대 은막을 장식했던 영화배우이자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부인 윤정희(본명 손미자)씨가 지난 1월19일 프랑스 파리에서 79세로 별세했다. 그런가 하면 ‘밤안개’로 유명한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씨가 지난 4월4일 85세로 별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광복절이었던 8월15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0월25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성공시키며 동아건설을 한국 최고 건설사로 키워낸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 80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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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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