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부터 정찰임무 착수… ‘눈’과’ 주먹’ 수중에” 자축
▶ 軍 “우주궤도 진입 1차 평가…정상작동 판단엔 시간 소요”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2023.11.22[로이터=사진제공]
북한이 22일(이하 한국시간) 금지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켰다.
한국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을 즉각 효력정지시켜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공중 정찰에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밤 '천리마-1형'으로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고 이날 새벽 보도했다.
이어 오후에는 정찰위성으로부터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군은 북한의 위성이 궤도진입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상 작동 여부는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봤다.
◇ "성공적 발사, 궤도 진입, 괌 촬영…12월부터 정식 정찰임무"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전날 밤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 후 705초 만인 오후 10시 54분 13초에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오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오전 9시 21분에 수신한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들을 보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만리경-1호가 7∼10일 간의 세밀 조종 공정을 마친 후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임무에 착수하게 된다고 보고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이제는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 "궤도 진입" 평가…9·19합의상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
합동참모본부는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만리경-1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할 속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초기 평가했으나 이후 한미일 공조 분석 끝에 진입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미 우주군이 제공한 위성 정보를 토대로 만리경-1호가 고도 493∼512㎞에 있고 경사각 97.4도, 주기 94.67분이라고 계산했다.
태양동기궤도에서 지구를 남북 방향으로 94.67분마다 한 바퀴씩 돌고 있다는 의미다.
합참은 그러나 위성체의 정상작동 여부는 유관 기관 및 한미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 작동 여부는 추후 평가하더라도 북한은 올해 5월 1차 발사와 8월 2차 발사에 실패한 이후 3번째 발사 만에 정찰위성 운반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운반 로켓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따른 금지 대상인 탄도미사일 기술이 들어간다.
이에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하며 대응했다.
효력정지된 조항은 MDL 주변 일정 구역에서 비행을 금지한 것으로, 그동안 북한보다 우월한 공중 정찰 자산을 보유한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효력정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시행됐다.
국방부는 "9·19 합의로 인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접경지역 북한군 도발 징후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까지 발사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효력정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북한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이고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 궤도 진입한 세 번째 위성…실제 효용성은 '글쎄'
북한의 위성 탑재 로켓 발사는 1998년 처음 있었고 이번이 8번째로, 만리경-1호는 우주궤도에 진입한 북한의 세 번째 위성이다.
2012년 12월과 2016년 2월 북한이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한 '광명성-3호 2호기'와 '광명성-4호'가 우주 궤도에 각각 진입한 바 있다.
광명성 계열은 비군사적 목적의 위성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에 북한이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지칭했다.
광명성-3호 2호기와 광명성-4호는 이미 궤도를 이탈해 낙하한 상황이어서 만리경-1호는 현재 우주 궤도를 돌고 있는 유일한 북한 위성이다.
향후 만리경-1호가 궤도에서 감시·정찰 임무에 착수하더라도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리경-1호의 중량은 300㎏ 안팎으로 통상적인 정찰위성에 비해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의 해상도는 1m 이상급이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만리경-1호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위성이 돌면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북한이 공개한 위성은 성능이 조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위성 성능보다는 발사에 성공해 (탄도미사일) 기반 기술을 갖게 되는 것이고 체제 선전 목적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아예 기능을 못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해상도가 3m 수준이라고 해도 함정이나 전차, 트럭 등은 식별할 수 있다"며 북한 정찰위성도 나름의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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