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옷·보석’ 아닌 재정 습관 눈 여겨 봐야…재정 안정적인 배우자 원한다면 ‘돈’ 대화해야
▶ ‘충동 구매·과소비·신용불량자’ 등 경고 대상…팁에 야박?… 결혼 후 가족에게 야박할 수도
첫 데이트에서 상대방의 차량이나 옷보다 어떤 재정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과 비슷한 재정 가치관을 지닌 배우자를 골라야 행복한 결혼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로이터]
이번 달 (필자는) 결혼 32주년을 맞는다. 결혼하기 전에 몇몇 데이트 상대가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어떤 배우자가 필요한지 고르는 데 도움을 준 상대였다. 무엇보다 결혼 전 데이트를 통해 재정적으로 부적합한 배우자 유형을 골라내는 요령을 나름 터득했다. 나에게 미래 배우자감으로 중요한 것은 자동차, 옷, 데이트 장소가 아니었다.
최근 페이스북에 첫 데이트에서 여성들이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장소와 관련된 흥미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1위라는 오명을 안았다. 치즈케이크 팩토리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대 댓글을 쏟아 냈다. ESPN 쇼 ‘퍼스트 테이크’(First Take) 공동 진행자 스티픈 A. 스미스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치즈케이크 팩토리가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반발했다. 애플비스, 칠리스, 치폴레, 올리브가든 등 유명 식당 프랜차이즈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거론되지 않은 경쟁 식당들은 반색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우리 식당은 (첫 데이트 장소로) 문제가 없다”라는 반응을 올렸다. 첫 데이트 장소와 관련 페이스북 글은 라디오와 TV 쇼에서도 다뤄지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웬디스에서 첫 데이트를 한 필자의 절친은 결혼 33주년을 맞아 남편과 아직도 깨가 쏟아진다. 첫 데이트 장소와 관련된 논쟁은 어느 식당인지가 핵심이 아니다. 식당보다 데이트를 할 때 상대방의 재정적인 가치관과 습관이 나와 맞는지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충동 구매 유형
(필자가) 20대 초반 첫 데이트에서 만난 남성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날 저녁 데이트 시작은 무난했다. 그는 자동차 대출금을 다 갚을 날만 학수고대한다며 자신의 재정 관리 철학을 은근슬쩍 나타내는 듯했다. 나는 나만큼 대출을 혐오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한 ‘소울 메이트’를 만난 것 같았고 그가 그의 의지대로 자동차 대출금을 빨리 갚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디저트가 나올 무렵 그는 지금 타는 자동차의 대출금을 다 갚자마자 곧 고급 차량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힘들게 대출금을 다 갚고 또 고급 차량을 구입하면 대출금을 또 갚는 고생을 해야 하고 재정 관리에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했더니 그는 나의 의견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까지 지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B사의 고급 차량을 살 것이라고 했고 인생은 돈에 대해 걱정하기에 너무 짧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여기서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의 데이트는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과시 소비 유형
자동차 대출을 연달아 받으면 저축하기가 쉽지 않다. 데이트 상대가 어떤 명품을 구입했고 어디로 여행을 갔다느니 하며 자랑하는 데이트 상대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수입이 지출을 감당할 만큼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배우자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야 한다.
데이트 상대가 아무리 섹시하고 귀여워도 수입이 감당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시적인 소비형이라면 경고 신호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지출해야 하고 대출이 싫다면 ‘크레딧 카드 부자’와 만나면 안 된다. 결혼 후 배우자에게 지출을 줄이라고 매일 잔소리를 해야 하고 부부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신용 불량자
예전에는 첫 데이트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별자리가 어떻게 되나요?’란 질문을 하곤 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첫 데이트에서도 ‘크레딧 점수가 어떻게 되나요?’란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 물론 첫 데이트에서 월급액이나 부채액,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 민감한 내용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서로의 크레딧 점수에 대해 대화해 보면 데이트 상대의 재정 습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데이트 상대와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면 크레딧 점수를 먼저 알려주고 각자의 재정 습관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 본다. 이때 크레딧 점수에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높은 점수(FICO 점수 범위 300~850점)는 부채 관리에 능숙함을 보여줄 뿐이지 데이트 상대가 반드시 좋은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점수가 낮다고 해서 재정 관리가 미숙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신용 기록이 부족하거나 갑작스러운 발병 또는 실직으로 인해 크레딧 점수가 갑자기 하락하기도 한다. 궁금하다면 상대방이 크레딧 점수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어는 보는 것은 좋다. 크레딧 기록 등을 통해 데이트 상대가 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하는 ‘당당한’ 채무자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팁에 야박한 유형
데이트 상대가 팁을 주는 방식을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도 미래 배우자감을 고르는 좋은 요령이다.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고도 권장 팁보다 적은 금액을 주면서 ‘회사가 직원 월급을 더 줘야 해’라며 투덜댄다면 과연 너그러운 가장이 될 수 있을까?
팁을 주는 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식당 종사자들이 손님이 남기는 팁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팁은 외식 비용의 일부다. 데이트 상대가 팁을 주는 것에 대해 항상 불평을 한다면 이것 역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혼 뒤 인색한 습관으로 인해 가족이 고통받을 수 있다.
■비슷한 재정 가치관 공유해야
데이트할 때 상대방의 재정적 배경 파악에 힘쓴다. 돈에 대한 가치관을 어떻게 형성했나? 돈 얘기 하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나?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살펴본다. 남편이 데이트 초반 비싼 데이트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다음부터 데이트 비용을 어떻게 나누면 좋을지 서로 솔직하게 상의하기 시작했다.
돈을 낭비하는 사람과 절약하는 사람이 배우자로 만나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까지 많은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트는 자신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적합한 배우자를 고를 수 있는 기회다. 첫 데이트를 어디서 해야 하나와 같은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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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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