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거래위원회, 불공정 소비자 피해사례 접수…‘호텔·차 렌트·공연티켓 구매’ 등 ‘Hidden Fee’
▶ 수영장 사용하려면 하루 25달러 ‘리조트 수수료’, 온라인 티켓 구매, 목적 불분명 ‘편의 수수료’
호텔, 렌트카, 공유 숙박, 티켓 예약 시 목적이 불분명한 수수료에 놀란 소비자가 많다. 불공정한‘쓰레기 수수료’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연방 정부가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없음. [로이터]
호텔에서 체크인 할 때, 차량을 렌트할 때,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할 때 숨겨진 수수료를 의미하는 이른바 쓰레기 수수료에 누구나 한 번쯤 짜증 난 적이 있을 것이다. 욕조만큼 작은 수영장 사용료로 매일 25달러의 리조트 수수료를 부과하는 호텔은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연극, 콘서트, 스포츠 경기 티켓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마지막 체크아웃 화면에서 추가 수수료가 슬그머니 등장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들 쓰레기 수수료가 짜증 나는 이유는 처음에는 숨겨져 있다가 최종 지불 버튼을 클릭하기 직전에 슬그머니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들 쓰레기 수수료의 목적이 불분명해 소비자들은 우롱당하는 느낌을 받기 쉽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쓰레기 수수료를 없애거나 처음부터 수수료가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공개하도록 연방 기관에 조사를 지시했다.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최근 대형 은행과 크레딧 유니온이 고객 계좌와 관련된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CFPB 조사원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고객 계좌 잔고 증명서를 발송하지도 않고 수수료를 부과한 사례도 발견됐다.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은 주택 임대 관련 쓰레기 수수료 관행을 조사 중이다. 아파트 세입자들은 임대를 신청할 때 100달러까지 하는 신청 수수료를 부과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외에도 온라인 임대 신청 또는 우편 정리 명목으로 이른바 편의 수수료를 강제로 부과받는 세입자도 많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 식품 성분표처럼 기본 비용과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도록 하는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해 한 해에만 1만2,000건에 달하는 쓰레기 수수료 관련 불만 사항을 신청받았다. FTC는 또 숨겨진 수수료를 정확히 공개하도록 하는 새 규정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들의 의견을 신청받고 있다. 새 규정에 의하면 기업이 수수료를 뺀 채 가격을 광고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청구서를 받아보고 임의로 부과된 수수료에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새 규정에 따라 기업은 수수료를 허위로 표시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수수료 금액과 목적, 환불 여부 등을 처음부터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쓰레기 수수료 때문에 짜증 난 적이 있다면 FTC에 피해 사례와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FTC 웹사이트(regulations.gov/commenton/FTC-2023-0064-0001)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불공정 속임수 수수료’(Unfair or Deceptive Fees NPRM, R207011)라는 태그를 달면 된다. 우편으로도 불만을 보낼 수 있는데 쓰레기 수수료 관련 불만 사항과 의견은 내년 1월 8일까지 접수해야 한다. 우편 접수는 ‘Federal Trade Commission’(Office of the Secretary, 600 Pennsylvania Ave. NW, Mail Stop H-144 (Annex J), Washington, DC 20580)으로 보내면 된다.
불만 사항을 적을 때는 경험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수수료 증빙 자료를 첨부하면 좋다. 기업들도 나름대로 새 규정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피해 사례를 개인적이고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다음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FTC에 접수한 쓰레기 수수료 관련, 제기한 불만 사항과 의견이다.
■리조트 수수료
“기만적인 호텔 리조트 수수료를 중단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노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행 및 호텔 예약이 전보다 훨씬 수월 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겨진 수수료를 부과하는 호텔업계의 기만적 영업 관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많고 인터넷 예약 제도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호텔 가격을 비교할 때 일부 비용이 공개되지 않아 최종 가격이 빠진 채 검색 상위 순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숨겨진 수수료까지 모두 공개됐다면 이들 호텔은 검색 하위에 있을 호텔들이다.”
“고인플레이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여행 비용 예산을 전보다 신중하게 짜야 한다. 그런데 쓰레기 수수료를 부과하는 호텔 때문에 여행을 망치는 소비자도 많다. 하루에 25~50달러에 달하는 리조트 수수료와 처음에 공개되지 않은 주차료(하루 45달러) 때문에 기분이 상한 소비자가 많다. 이들 숨겨진 수수료로 인해 전체 여행 경비가 불어나기 쉽다. 결국 호텔이 승자가 되고 소비자는 패자가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렌트카 수수료
“렌트카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호텔에서 렌트카 임대 장소까지, 그리고 숙박 공유지까지 공개되지 않는 각종 숨은 수수료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총 856달러에 차량을 렌트했는데 예약 최종 페이지에서 총비용이 600달러나 추가로 부과됐다.”
“‘총액’(Total)은 더 이상의 비용이 없는 모든 비용이 포함된 최종 금액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해서는 안 되는데 이를 악용하는 업체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공유 숙박 예약 수수료
“예약 사이트에 공개되지 않는 수수료 때문에 전체 여행비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40%나 더 지출된 적이 있다. 숨겨진 수수료 때문에 호텔과 공유 숙박지 가격을 정확히 비교하기 힘들다.”
“예약 사이트에 나온 비용보다 실제로 내야 하는 비용이 10~50%까지 더 높다는 것을 예약을 완료하고 여행지에 가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공연 티켓 편의 수수료
“얼마 전 공연 티켓당 편의 수수료로 17.95달러를 낸 적이 있다. 공연 장소에서 약 30피트밖에 안 떨어진 공연장 매표소였는데 무슨 편의를 제공받았는지 의문이다.”
“구매할 행사 티켓을 이미 선택한 뒤에 100달러에 달하는 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은 고객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불공정한 행위다. 쓰레기 수수료는 처음부터 티켓 가격에 포함되어야 하고 아예 없어야 하는 비용이다.”
“티켓 편의 수수료는 아마도 가장 기만적이고 불공정한 수수료다. 이들 티켓 편의 수수료가 실제 티켓 가격의 50% 이상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250달러짜리 티켓을 구매하면서 90달러에 달하는 편의 수수료를 내야 했는데 추가 수수료가 무슨 명목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여자 대학 농구 경기 티켓을 구매하면서 40달러를 지불했는데 이 중 27.50달러가 수수료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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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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