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공판 출석하는 양현석 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보복 협박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이라는 반전을 맞이하면서 무죄와 함께 본업 복귀를 위한 행보에 찬물이 씌워졌다. 실형은 피했지만 유죄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는 점이 적지 않은 타격이다. 한서희의 처벌 불원 의사까지 나온 상황에서의 결과였기에 더 큰 반전이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8일(한국시간) 양현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1심에서 내려진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양현석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한 YG 매니저 출신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현석이 한서희를 불러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세간에 알려지며 파장이 컸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한서희의 일관성 없는 언행까지 얹어 무죄 입증에 온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1심 재판부의 결론은 무죄였다. 검찰이 1심 결심공판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2022년 12월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 전 프로듀서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라고 해석했다.
이에 검찰이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라며 즉각 항소하면서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양현석이 YG 사옥에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을 했으며 이해 대해 소속사 관계자가 방조했다고 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난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이콘 리더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비아이가 LSD 등 마약 범죄를 저질렀고, 피고인은 비아이의 범죄를 무마하려 했다"라고 어필하기도 했다.
물론 양현석은 "허위 진술 요구는 없으며 위력 행사도 없다"라며 "진술 내용을 보면 돈 요구 내용은 한서희가 하지 않았다. 녹음된 파일을 제출하겠다고 했고 검사가 한서희 휴대폰을 가져오려 했는데 없었다. 과연 녹음이 됐는지를 물었더니 '꼭 제출하겠다'라는 답만 하고 제출도 하지 않았다. 한서희 조서를 보면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자꾸 다른 이야기를 했다. (진술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반박해나갔다.
여기에서 등장한 한서희의 증인 신문에서의 처벌불원은 재판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듯했다. 한서희는 당시 정황에 대해 진술하며 돌연 "피고인이 처벌받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1심에서 "(양현석을) 꼭 처벌해달라"라고 말한 자신의 입장을 뒤집었다. "6년 전부터 일반인과 연예인 사이 애매모호한 위치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재판을 받으며 4년이 지나면서 지치고 양현석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만을 바랐다. 너무 힘들었는데 내가 원한 건 진심어린 사과였다. 지금 그럴 기미가 안 보여서 유감이지만 이 싸움을 끝내고 싶다. 벌을 받기보다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 않고 이 재판이 나로 인해 잘못되지 않아서 나왔다. 사과만 했으면 이 자리에 안 왔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처벌 불원 의사가 2심 무죄로 이어지진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일단 1심에서의 판단처럼 보복협박 자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현석과 한서희의 면담 자체는 이뤄졌음이 인정되고 양현석의 질타 회유 등 발언도 인정되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는 인정되지 않는다. 한서희의 진술이 지속적으로 변화했고 조사를 받으며 기억났던 부분이 있더라도 진술 변화가 자연스럽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도 이와 관련한 추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어떤 상황에서 해악 고지를 했다고 주장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현석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위력에 의한 압박 및 강요 행위에 대해 짚고 "YG 실질적 대표로서 널리 알려져 있고 재력도 보유했으며 월등하고 우월한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미칠 권세도 갖고 있다. 면담이 야밤에 비공개로 대표 사무실에서 상당 기간 이뤄졌고 휴대전화 사용도 자유롭지 못했다"라며 이 행위가 면담강요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까지 근거로 들여다봤다.
결과적으로 2심 재판부의 이번 판시는 검찰이 구형하며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1심 무죄를 뒤집을 수 있었다. 사실 한서희가 처벌 불원 의사를 내비쳤지만 자신의 보복 협박 주장을 굽힌 것도 아니었고 진술 번복과 관련한 정황도 덧붙여 주장했다는 점, 한서희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이유가 (피해자로서) 양현석을 용서해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법적 싸움을 하는 것에 지쳐 싸움을 포기하는 의미가 더 크다는 점도 분명 존재했다.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양현석이 이번 보복 협박 혐의에서 자유로워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되는 것이었지만 2심의 원심 파기로 이후 상고심에서도 무죄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한층 더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양현석의 완전한 현업 복귀에도 찜찜한 구석이 남게 됐다. 실형이 아닌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이라 현업 복귀에는 무리가 없지만 유죄라는 꼬리표와 함께 대중과 업계의 비판적인 시선을 피하긴 어려워졌다.
이미 양현석은 이 재판을 소화하면서 9월 베이비몬스터 데뷔를 직접 YG 채널을 통해 알리고 총괄 프로듀서 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오는 27일 데뷔일이 획정된 베이비몬스터 론칭에 블랙핑크 재계약, 트레저 국내외 활동 등 여러 이슈들을 이제 심적인 부담을 완전히 털어놓을 수 없게 된 이번 판결이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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