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HLB·젠큐릭스 등 국내 12개 기업…치료·예방·진단 기술 뽐낸다
▶ 암 사망률 절반 감소 목표…미 정부, 연간 18억 달러 투자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루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 큐브바이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HLB파나진, 싸이토젠, 랩지노믹스, 비엘사이언스, HLB, 엔젠바이오, GC셀 등 12개 국내 기업이 참여 사실을 밝혔다.
캔서 문샷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암 예방·조기 발견·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처음 언급됐으며 이후 조 바이든 정부가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는 암 치료 및 연구 등 모든 종양학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 가능성과 활용 방법을 제공해 암 치료와 연구의 형평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연간 18억 달러(약 2조3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엠디 앤더슨 등 암센터와 인텔,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암 연구소인 모핏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가 주축이 돼 설립한 공공·민간 협력 기구 '캔서 엑스'(CancerX)가 이끌고 있다. 캔서 엑스는 지난 6월 창립 멤버를 발표하며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등 92개 기업이 포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기업 중엔 루닛이 창립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참여 기업들은 캔서 엑스 측으로부터 참여 권유를 받거나 직접 신청한 후 심의를 거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암과 관련된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은 자사의 파이프라인(개발 중 제품) 기술을 토대로 암 정복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항암 신약 개발 기업 HLB는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간암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이며, 자회사를 통해 교모세포종, 메르켈 세포암에 대한 DNA 치료 백신, 각종 고형암에 대한 카티(CAR-T)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의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계열사인 HLB 파나진도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한 암 분자 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GC녹십자 계열 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GC셀은 간암 수술 후에 사용되는 세포 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를 상업화하고 자연 살해(NK·Natural Killer) 세포를 활용한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캔서 엑스 참가 기업들과 교류에 나설 계획이다.
암 치료제뿐 아니라 예방, 진단, 치료 등 암 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암 진단 전문 기업 젠큐릭스는 표적항암제 사용에 필수적인 동반 진단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 엑스 멤버로 합류했다. 동반 진단은 임상 전 미리 약효가 높을 환자를 선별하는 진단법이다.
이 회사는 디지털 유전자 증폭(PCR) 기술을 활용한 동반 진단 검사키트 '드롭플렉스'를 개발했으며, 미세 잔존 암 진단과 액체 생검 조기 진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동반 진단은 기존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제품보다 정확도가 높아 항암 치료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어 관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밀 진단 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도 캔서 엑스 멤버로 합류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과 동반 진단을 확대하고 연구 협력을 통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유방암, 고형암, 혈액암 유전자 진단 패널과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암 정밀 진단 플랫폼 '엔젠어낼리시스'를 상용화했다.
루닛 역시 AI 암 진단 설루션 등을 활용해 암 진단 영역에 기여할 예정이며, 항체 신약 개발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췌장암 환자에게서 과도하게 발현되는 유전자인 'PAUF' 농도를 활용한 췌장암 진단·치료·예방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캔서 엑스 회원 기업들과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제품을 홍보하는 기회의 장으로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 기회를 계속 탐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캔서 엑스는 위원회를 구성해 앞으로의 방향과 전략을 구상 중이며, 참여 기업들과 온라인·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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