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로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창 27:28)
이삭이 야곱을 축복한 말이다. 그 중에 ‘이슬’이 나온다. ‘이슬’은 온 대지를 적신다. 소낙비처럼 어디는 억수같이 오고, 어디는 눈물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슬은 온 대지를 골고루 적셔 준다. 야곱은 아버지 이삭의 축복대로 하나님의 축복을 이슬처럼 골고루 받았다. 아브라함의 아들 중에는 이스마엘처럼 원수가 된 사람도 있고, 이삭의 아들 중에는 에서처럼 에돔 족속이 된 사람도 있지만, 야곱의 열두 아들들은 모두 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조상이 되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을 부를 때 ‘야곱아’하고 부른다.
야곱은 양떼와 노비와 약대와 나귀가 풍부하였다(창 30:43). 그러나 야곱은 이와 같은 놀라운 축복을 하루아침에 받은 것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듯, 어느 날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듯 받은 축복이 아니다. 야곱은 사랑하는 여인 라헬과 결혼하기 위하여 품삯도 없이 14년을 일해야 했다. 그리고 나서 6년을 더 일하는 동안에도 품삯을 열 번이나 뜯겼다(창 31:7)
그럼에도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은 비결은 무엇인가? 야곱이 실패했을 때를 보자. 아버지를 속이고 형을 피해 도망갈 때 야곱은 벧엘에서 제단을 쌓았다. 원수가 된 형을 만나려고 할 때에 서두르지 않고 먼저 하나님과 밤새도록 씨름하였다. 세겜에서 딸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야곱은 하나님께 서원했던 곳으로 올라갔다. 쓰러지고 일어나고, 두려워했다가는 용기를 얻고, 또 세상에 나갔다가 돌아오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야곱은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여 마침내 놀라운 축복의 사람이 된 것이다.
요셉도 이슬 같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 “요셉에 대하여는 일렀으되 원컨대 그 땅이 여호와께 복을 받아 하늘의 보물인 이슬과 땅 아래 저장한 물과... 땅의 보물과 거기 충만한 것과 가시떨기 나무 가운데 거하시던 자의 은혜로 인하여 복이 요셉의 머리에, 그 형제 중 구별한 자의 정수리에 임할 지로다”(신 33:13, 16)
요셉은 애굽 사람들에게 동방의 오랑케와도 같은 하찮은 족속이었다. 그런데도 요셉은 애굽 왕 바로의 인장 반지를 손에 낀 총리까지 되었다. 그러나 요셉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생각해 보라. 요셉은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아 종으로 팔리고 모함을 받아 감옥에까지 들어갔다. 사랑 받던 막내아들에서 종으로, 이제는 감옥에 갇힌 죄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그런데도 요셉은 원망과 불평으로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지 않았다. 애굽 사람 보디발의 종이 되었을 때에는 종으로서 충성을 다했다. 요셉은 형들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눈물 흘리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였다. 요셉 때문에 보디발의 집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자기의 억울함으로 벽을 긁고 앉아 있기보다는, 감옥 안에서조차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애굽의 감옥조차도 요셉으로 인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
신앙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많은 시험도 있고 비바람도 있다. 넘어지기도 한다. 상처도 받는다. 낙심할 때도 있다. 그리고 은혜도 받는다. 축복도 받는다. 요셉의 일생을 보면 이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됨을 확신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슬 같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너무 급하게만 생각하지 말자.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해도 주문해 놓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서운한 일이 있다고 안 나오고, 시험에 들었다고 포기해 버리면, 그 영혼이 메말라 마치 흉년 든 논바닥 같이 쩍쩍 갈라져 버리고 만다. 생선을 굽는 것도 마찬가지다. 빨리 구운 생선은 못 먹는다. 겉은 타고 속은 안 익고, 그래서 생선을 구울 때도 천천히 구어야 구운 것 같지 않게 속과 겉이 잘 익어 먹을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결코 성급하게 기대하지 않는다. 한결 같은 믿음을 갖고 성실과 인내와 부지런함으로 꾸준히 살아갈 때 하나님의 이슬 같은 축복이 함께 할 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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