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팍 시는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풀러튼, 어바인, 세리토스, 사이프레스 등 인근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 한인들 사이에 선호도가 떨어졌다. 그 당시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한 한인들에게는 학군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연방 인구 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2000년 당시 부에나팍 시 한인 인구는 4,965명으로 가든그로브(6,240명), 애나하임(6,160명)에 비해서 훨씬 적었다. 이렇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부에나팍 시는 10년 후인 2010년 한인 인구가 무려 57% 급상승해 7,806명을 기록했다.
그 이후에도 부에나 팍 한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0년 인구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1만 852명으로 10년 전에 비해서 39% 증가했다. 지금도 계속해서 한인들이 이 곳으로 유입되고 있다. 부에나팍 시 자료에 의하면 한인은 현재 1만 1,000명 가량으로 전체 인구 8만 4,034명 중에서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이 한인 인구의 증가는 한인 사회가 점점 고령화 되면서 자녀들을 다 키운 60-70대 세대들이 학군이 아니라 은퇴 또는 노후 생활을 하기에 편한 곳을 우선적으로 찾다가 부에나팍으로 많이 몰려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은퇴 한인들 중에는 백인 커뮤니티에 살다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설렁탕’을 먹을 수 있는 ‘홈타운’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부에나팍 시로 이주한 사람들도 제법된다.
이와 같은 한인 인구 증가세에 힘입어 부에나팍 비치 블러바드에는 우후죽순처럼 한인 비즈니스들이 계속해서 생겨났다. OC한인 상공회의소측에 의하면 부에나팍시에 줄잡아 1,000개의 한인 상가들이 영업하고 있다고 한다. (이 상가들의 주 고객은 부에나팍 뿐만아니라 인근 풀러튼, 라하브라, 세리토스, 사이프레스, 라팔마 등에 거주하는 한인들이다.)
특히 부에나팍 비치와 멜번 사이에 대형 한인 마켓들이 줄이어서 오픈한 것이 인구 급증의 주요 요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현재 ‘H-마트’, ‘시온 마켓’, ‘한남체인’이 이 곳에 체인점을 두고 있다.
이 대형 마켓들을 중심으로 한식당에서부터 잡화점, 백화점, 빵집, 카페, 사우나, 병원, 보험, 학원, 관광 여행사 등 한인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업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원 스탑’으로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구역으로 변모했다.
게다가 비치와 오렌지도프 길 사이에 위치한 ‘더 소스몰’에는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 있으며, 식당, 노래방, 카페에서 저녁 생활도 즐길 수 있어서 한인 1세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또 부에나팍 시와 주변에는 골프장들이 여러개 있어서 은퇴한 한인 골프 애호가들에게는 ‘천국’과도 다름없다고 일컬어 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부에나팍 시의회가 비치길 오렌지도프와 로즈크렌스 사이를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면서 이제는 타 민족들에게도 주목받는 구역이 되었다. 이들은 코리아타운에 오면 한국의 전통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한인들은 부에나팍 코리아타운이 남가주뿐만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컨텐츠를 갖추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비치길 5군데 코너에 ‘코리아타운’ 스트릿 사인판과 더 소스몰에 LED 광고판, 5번 프리웨이에 LED 사인판을 설치한다고 해서 방문객들이 이 곳으로 발길을 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에나팍 코리아타운’에 한국의 전통 문화와 음식 등 한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컨텐츠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코리아타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름만 ‘코리아타운’으로 명명해 놓았을 뿐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이 현 상태가 유지 될 수도 있다.
조이스 안 부에나팍 시의원의 주도로 탄생한 ‘부에나팍 코리아타운’을 현재에 머물지 말고 향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의 숙원이었던 ‘부에나팍 코리아타운’이 지정된 만큼 이제 축제 분위기는 접고 지금부터는 어떻게 잘 가꾸어 나갈 것인지 머리를 맞대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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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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