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토 모레노 빙하.
남미 대륙을 좌우로 가르며 남으로 남으로 내려 뻗는 안데스 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긴 산의 흐름이다. 그 긴 산맥의 남쪽 끝자락에서 파타고니아는 시작된다. 행정상으로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두 국가에 해당되며 세계 전도를 놓고 보면 역삼각형 남미 대륙의 아래쪽 꼭짓점이다. 파타고니아는 바람의 땅이라고도 하고 여행자들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노을을 받아내는 파타고니아의 산봉우리(토레스)는 높았고 키 낮은 관목들이 바람에 떨고 있는 평원은 넓었다. 멀리 보이는 에메랄드빛 호수는 평화롭게 봉우리를 감싸 안았고, 발 밑 트레킹화를 적시는 습지는 원시의 서늘함으로 스며들었다. 바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날씨는 초단위로 바뀌었다. 비가 흩뿌렸고 잠시 후 말간 하늘이 봉우리 뒤로 나타났고 그리고 잠시 후 폭풍우가 몰려오고 또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파타고니아는 넓었고 높았고 푸르렀고 황량했다. 바람이 세찼지만 춥지 않았고 모든 게 쓸쓸했지만 모든 게 아름다웠다. 말로 다 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칠레 산티아고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내린 곳은 파타고니아의 거점 도시 푼타 아레나스. 이곳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리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베이스캠프인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또 자동차로 1시간 이상을 달려야 토레스 델 파이네에 도달한다. 베이스캠프란 보통은 인접한 마을이어야 하는 법인데, 넓고도 넓은 파타고니아에서는 베이스캠프가 자동차로 2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에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는 숙박 시설이 없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파타고니아 여행의 중심이며, 세계 트레킹족들의 성지다. 토레스는 탑이란 뜻이고 파이네는 푸르다는 뜻으로, 보통 푸른 거탑 정도로 번역된다. 이곳에서는 W모양으로 국립공원을 횡단하는 트레일이 특히 유명한데, 트레일을 걸으며 토레스 델 파이네의 장엄한 풍광의 속살들을 감상할 수 있다. W트레일은 보통 체력으로 3박 4일 정도가 걸리는 코스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낮은 키의 야생화 무리가 펼쳐진 평원과 깎아지른 낭떠러지와 그 아래 펼쳐진 구불구불한 협곡들을 만나게 된다. 전망대에 도착해 마침내 마주하게 되는 세 개의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 토레스 델 파이네(푸른 거탑)가 거기 있었다.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토레스 델 파이네의 모든 지역에서 환상적인 풍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동 중인 버스 속에서도 감탄사가 쉬지 않고 이어지는 곳이 파타고니아인 것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파타고니아는 빙하의 땅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지역에 속하는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다음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빙하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엘 칼라파테는 아르헨티나 남단의 소도시로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기 위한 베이스캠프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려는 관광객들로 엘 칼라파테는 관광도시로 번창하고 있다. 페리토 모레노는 빌딩 크기의 빙하들이 붕괴돼 호숫물 속으로 잠기는 장관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빙하에 내려 빙하 트레킹을 즐길 수 있고 빙하 전망대에서 거대한 규모의 빙하 풍경을 한없이 감상할 수도 있다.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과 페리토 모레노 빙하 여행을 마친 후 마침내 지구의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에 도착한다. 엘 칼라파테에서 우수아이아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한다. 육로 길이 없지는 않으나 거친 해협을 건너고 산을 넘어야 해 시간에 쫓기는 관광객들이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남미 대륙의 남쪽 끝,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는 곳에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가 있다. 이름 때문일까. 왠지 우수에 찬 듯한 느낌의 작은 마을인데 행정구역상으로는 아르헨티나의 최남단 도시다. 그 앞으로 펼쳐진 바다는 비글 해협으로 오래전 찰스 다윈을 태운 탐험선 비글호가 이곳 다녀가면서 비글 해협이란 이름을 얻었다.
대서양과 태평양이 조우하는 이곳 우수아이아 항구에서 비글 해협 유람선이나 남극 크루즈 등 다양한 종류의 선박들이 출발하고 돌아온다. 또 우수아이아에는 관광개들을 위한 땅끝 마을 협궤 열차가 있다. 거리 이동의 목적보다는 옛날 증기기관차 시절로의 시간 이동이 더 의미 있어 보이는 열차 탑승이다. 항구에는 ‘지구의 끝 우수아이아’라는 사인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 방문자라면 꼭 인증샷을 찍어야 하는 곳이다.
비글해협에서 북쪽으로 머지않은 거리에 마젤란 해협이 있다. 파타고니아 거점 도시 푼타 아레나스 앞바다다. 1520년 포르투갈 출신의 스페인 탐험가 마젤란이 이 해협을 통과해 붙여진 이름이다. 세찬 바람과 거센 물살로 지금도 쉽지 않은 뱃길인데 항해술이 한참 떨어졌던 그 당시에 스페인에서 이곳까지 항해를 해 낸 것이 보통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산티아고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파타고니아를 오고 가는 길에서 두 개의 대도시를 만난다. 칠레의 산티아고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이자 파타고니아를 가기 위한 관문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 최대 도시며 수도이다. 유럽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남미의 파리’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탱고의 발생지이기도 한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매혹적이며 활력이 넘치는 항구 도시이다.
탑 여행사는 10박 11일 일정의 파타고니아 여행을 내년(2024) 1월 16일 떠난다. 여유 있는 일정, 고급 호텔 그리고 현지 맛집으로 짜인 여행으로, 편안한 가운데 대자연의 비경을 음미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문의 (703)543-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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