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홍 HUB 천하 대표
차량 도난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비영리 기관인 ‘범죄 정의 위원회’의 올해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범죄는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차량 도난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34%나 크게 증가했고,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할 때는 무려 104%나 치솟았다.
이처럼 차량 도난 사건이 빈발하는 것과 관련, 많은 사람들은 이 범죄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 이슈가 됐던 현대와 기아 차의 도난 사건 빈발을 지목하기도 한다. 보험료 인상 원인이 현대와 기아에서 만든 차량들의 도난 사건 증가 때문이란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은 현대와 기아 차에 대한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신규 가입을 거부하는 상황도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차량 도난 사건이 늘어난 요인 중 하나로 기아와 현대 차의 특정 기본 모델 도난 사건이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2011년부터 2022년 사이에 양사가 생산한 모델 중 850만대가 정식 키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도난 방치 장치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이 생산됐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에 내장된 암호와 자동차 키박스에 연결된 장치의 정보가 일치할 때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게 없으니 당연히 그만큼 위험에 더 노출됐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아와 현대에서 만든 차량 때문에 도난 사건의 급증을 불러왔다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NICB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32초마다 차량 한 대가 도난당하고 있고, 지난해에만 약 100만대의 차량이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평균 기준으로 가장 많은 도난당한 차량은 대형 쉐보레와 포드 픽업 트럭이고, 그 뒤를 이어 혼다 시빅과 혼다 어코드가 차지했다.
때문에 현대와 기아에서 생산한 차량 도난 증가로 인해 자동차 보험료가 올랐다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 주장이다.
올해 들어 지난6월 기준 자동차 보험료는 전년 동월 대비 17%가 올랐는데, 여기에는 전체적인 차량 도난 증가도 원인 중 하나가 되겠지만, 다른 근본적인 요인들이 있다. 우선 팬데믹 이후 차량 사고 빈도가 늘고 있고, 더 치명적이거나 중상을 입는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변호사가 개입되는 케이스들이 증가하는 것도 보험료 인상의 원인 중 하나다. 또 의료비용이 크게 오른 것 역시 보험료 인상 요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여전히 부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고, 부품 및 인건비 상승에 여전히 높은 차량 가격, 그리고 더 비싸고 복잡한 전자 장비들로 인해 수리 비용이 크게 뛰면서 보험료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촉매 변환기 절도사건 빈발 역시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특정 차량 모델을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차량 도난은 보험료 인상 여부를 떠나 차량 소유주에게는 손해가 된다.
가장 기본적인 대책은 항상 차에서 내릴 때 문이 잠겨 있는 지 확인하고, 차안에 자동차 키나 귀중품을 남겨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차 안에 자동차 키나 가방, 지갑 등 절도범들이 노리는 물건들을 바깥에서 보게 되면 차 유리를 깨고 물건을 훔쳐가거나, 아예 차를 몰고 도주할 수 있다.
또 주변에 사람이 많은 밝은 곳에 주차하고, 핸들 잠금 장치 등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해 놓는 것도 피해를 막는 한 방법이다.
그리고 집 밖 대신 차고 안에 주차하고,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해 놓을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차량을 도난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제대로 된 자동차 보험을 갖고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이번 칼럼에서 다루고 있는 자동차 도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Comprehensive 커버리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이 커버리지는 산불, 화재, 밴달리즘, 우박, 낙석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있어 중요하다. 증가하는 차량 도난 범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방범 의식과 노력, 그리고 피해 발생 시를 대비한 적절한 보험 커버리지를 갖춰 놓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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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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