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이는 1903년 102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하와이에 온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본토 입국의 관문으로 하와이 이민이 시작되기 20년 전인 1883년 최초의 해외 외교사절단인 보빙사가 도착한 곳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이대위 목사 등이 중심이 되어 미주 최초의 한인 독립운동 단체인 공립협회, 대한인국민회, 흥사단 등이 태동한 미주 한인독립운동의 요람이었다. 이에 광복회 미서북부지회는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요람 샌프란시스코』를 발간하고 오는 10월 8일(주일) 오후 4시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기로 하였다. 많은 분이 오셔서 이민선조들의 독립정신과 애국애족의 마음을 기리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북가주와 중가주의 한인 독립운동은 상항한인감리교회,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 다뉴바 한인장로교회, 리들리 한인장로교회 등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1900년대 초 한인 이민자들은 온갖 어려움과 힘든 일을 하면서도 하나님 사랑과 나라 사랑을 실천한 헌신적 기독교인들이었다.
당시 일제 강점기 하에서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12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6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자랑하고 보급하는 문화강국이 되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변화를 이룬 지난 120년 동안 미주 한인 이민역사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의 역할이나 중요성은 대한민국의 위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성경에서는 대홍수 이후 인간의 수명을 120년까지라고 하였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모세이다. 모세는 애굽에서 왕자로 40년, 미디안 광야에서 목자로 40년을 살다가 80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120세에 운명할 때까지 40년 동안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였다. 모세의 일생 120년은 애굽 왕 바로의 종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역사적 변곡점이 되었다.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고 언약궤를 성전으로 옮길 때 120명의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하나님의 전에 가득하여 제사장들이 서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대하 5:11-14). 이때부터 이스라엘은 성막 중심에서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신앙으로 변화되었다.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가 되어 이스라엘 왕국의 중심이 되었다. 그로부터 약 1천 년이 지난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제사들에게 성령이 불같이 임하였다(행 2:1-4). 성령충만함을 받은 제자들에 의해 복음이 예루살렘과 유대를 거쳐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전파되는 교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명에게 임한 성령충만함의 역사는 예루살렘 성전 중심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이면 어디든지 성전이 되는 세계 복음화의 길을 연 변곡점이 되었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120이라는 숫자가 출애굽시대에는 애굽의 노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왕국시대에는 성막에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신약시대에는 유대인을 위한 예루살렘 성전에서 온 인류를 위한 교회의 구원역사로 변화하는 변곡점을 이루는 상징이 되었다. 변곡점이란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자리를 나타내는 곡선 위의 점”을 가리키는 수학적인 용어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120년 동안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 동안 대한민국의 독립과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역할도 결코 과소평가 할 수 없다. 이제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이한 한인 커뮤니티도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하나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향한 창조적인 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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