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들도 늙어봐!”…“오케이 부머!”
▶ 오늘도 계속되는 ‘소리없는 총성’
각 세대를 부르는 말이 있고 이들은 서로에 대해 비판적이다. 요즘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서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 반면 젊은이들도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르며 비꼬는 것을 보면 세대 갈등은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해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최근 ‘베이비 부머 세대’와 ‘MZ 세대’의 갈등이 화제다. 각종 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는 ‘MZ 세대’는 1981~1996년 태어난 ‘밀레니얼(M)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인 ‘Z 세대’(1997~2012년 생)를 부르는 말이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을 지칭하며 이들은 대부분 사회초년생이지만 소비성향이 강해 마케팅의 주요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MZ 세대와 비교되는 ‘베이비 부머 세대’(1946~1964년 생)는 2차 대전 이후 출산율이 급증하면서 미국의 주류를 차지해왔으나 대부분 60~70대가 되면서 대거 은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호황기를 누려왔던 만큼 여전한 자금력을 과시하면서 성공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다.
▲ ‘OK 부머’…부머 세대가 사회발전 저해
2019년부터 MZ 세대 사이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OK 부머’는 베이비 부머 세대를 조롱하는 말로 이들은 “부머 세대가 사회 발전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소셜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싱가폴 대학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 올려진 ‘OK 부머’와 관련된 내용 중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 가운데 79%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당한 부정적인 경험, 58%는 노년층의 가치와 신념에 대한 비판, 40%는 노년층이 젊은 세대를 싫어한다는 내용 등이었다.
MZ 세대에게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자신들과 상충되는 가치와 신념을 갖고 있다는 고정 관념이 있어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노력도 안하고 집도 없는 MZ들”
다른 조사에서 부머 세대에게 ‘왜 MZ 세대를 싫어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부머 세대는 성공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근면 성실이 최고의 덕목이었던 반면 “MZ 세대는 성공에 대한 의지도 없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할 생각도 없이 그저 당연하게 누리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한 부모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딱히 직장을 찾을 생각도 안 하고 어떻게 돈을 조금 벌게 되면 쓰기 바쁘고 대책 없이 부모 집에 얹혀살면서도 눈치도 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부머 세대들에게 집을 사는 것은 성공을 의미했지만 MZ 세대에게 집은 집일뿐이고 성공과 별반 상관없는 일이다. 그러나 “집도 없으면서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 게으르고 노력하지도 않는다”는 부머 세대의 비판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두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공 vs 상속
성공을 향해 고군분투했던 부머 세대는 정작 은퇴 후에 상실감에 빠져 위기를 겪게 되기도 한다. 온전히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고 직업이나 재산 등 다른 무언가로 자신의 삶을 규정했기 때문이다.
한 MZ 자녀는 “나의 아버지는 평생 회사에서 제공하는 병가를 한반도 사용하지 않고 은퇴하셨다. 아버지는 아파도 출근했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면서 “누구도 그렇게 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가치관의 차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부머 세대는 대부분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다”며 “그들은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는 것이 아닌 그들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석에 따르면 “부머 세대는 자기 성찰을 거부하기 때문에 다른 세대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데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좌절감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부머 세대가 보기에 지금은 훨씬 풍족하고 여유롭다. 그들은 소위 ‘라떼’(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부머 세대의 잔소리를 비꼬는 말)를 시전하며 젊은이들을 훈계한다. 한 사회 초년생은 “아버지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시간당 6달러를 받았다고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그때가 좋았을 지도 모른다”며 “지금 우리의 고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옛날이야기만 하면서 과거에서 벗어나질 못한다”고 불평했다.
▲세대를 일반화하는 ‘어리석음’
4가지 혈액형으로 모든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는 것처럼 태어난 연도로 세대를 일반화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하기에 앞서 왜 그러한 구분이 필요한지도 모르고 그저 유행처럼 서로를 적대시 하고 반감을 갖게 된다는 지적이다.
연구보고서는 “MZ가 또는 부머 세대가 어떻다고 지적하는 것은 그저 당신의 편견을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라며 “세대갈등을 조장하기 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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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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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남탓하는이들 트 같이 요게 동물만도 못한 잉간이라 말 할수 있지요 동물은 절대로 남을탓하질아니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