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영화에는 경찰이 조직원을 잡아 보스의 죄상에 대해 문초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마피아의 고향 시칠리아 고유 전통의 하나인 ‘오메르타’(omerta)에 기인한다. 시칠리아 말로 ‘남자’를 뜻하는 ‘omu’에서 온 ‘오메르타’는 ‘남자답다’는 뜻으로 ‘조직의 비밀을 당국에 털어놓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인식이 이들 머리 속에 박혀 있다. 이 코드를 깬 사람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무자비한 보복을 각오해야 한다.
이 ‘오메르타’ 때문에 조직 범죄 소탕이 어렵게 되자 나온 것이 소위 ‘조직 범죄 부패 방지법’(RICO)이다. 1970년 제정된 이 법은 갱단 보스의 직접 지시에 대한 증언 없이도 ‘범죄 행위에 대한 패턴’만 있으면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방 RICO가 조직 범죄 처벌에 성과를 거두자 1972년 이후 33개 주도 이와 유사한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을 이용해 명성을 떨친 대표적 인물이 루디 줄리아니다. 1983년 연방 뉴욕 남부 지검 검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5대 가문’ 마피아 주요 인물을 모조리 이 법으로 기소했다. 타임지는 이를 “1943년 시카고 마피아가 와해된 이래 가장 중요한 조직 범죄에 대한 공격”이라고 불렀다. 재판 결과 뉴욕 길가에서 암살된 갬비노 일당의 수괴 폴 카스텔라노 등을 제외한 3개 가문의 보스가 징역 100년 형에 처해졌고 지노비즈와 콜롬보 일가 두목은 70년과 39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줄리아니는 이밖에도 이반 보스키와 마이클 밀큰 등 월가의 거물을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해 감옥에 보내는 등 ‘월가의 저승사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런 업적을 바탕으로 뉴욕 시장에 당선된 후에는 범죄를 소탕하고 2001년 9.11 사태 이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 ‘미국의 시장’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그 줄리아니가 지난 주 조지아 주 검찰에 의해 RICO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한 때 유력한 대선 주자로 손꼽혔던 줄리아니의 믿을 수 없는 추락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루저 도널드의 심부름꾼 노릇을 충실히 했기 때문임에도 이번에 재판 비용을 대달라고 부탁했다 단칼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하는 보스를 위해 목숨을 바치지만 보스는 부하를 헌신짝처럼 버린다’가 루저 도널드의 신조인 셈이다.
루저 도널드는 지난 주 줄리아니와 함께 조지아 RICO법에 따라 2020년 대선 투표 결과를 불법으로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지아는 전국에서 가장 엄한 RICO법을 갖고 있는 주의 하나로 루저 도널드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20년, 최소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루저 도널드는 이미 포르노 배우 입 막음을 위한 장부 조작으로 뉴욕 검찰에, 국가 기밀 문서 무단 반출과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지만 이번 조지아 기소야말로 그에게는 가장 중대한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루저 도널드는 입으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떠들며 2024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그에게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아이디어도, 의지도 없다. 그 머리 속에는 다시 대통령이 돼 자기를 기소한 연방 검사를 해임하고 자신의 범죄 혐의를 사면한 후 자기를 괴롭힌 정적들을 응징하겠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연방 헌법은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해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셀프 사면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있는데다 이것이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잠시 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한 후 자기를 사면하게 하면 된다. 다시 말해 대통령만 되면 연방 기소는 걱정할 게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 기소는 다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주 법에 의해 유죄가 확정되면 형을 살아야 한다. 두 기소 중 장부 조작에 관한 뉴욕 주 것은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유죄가 날 지도 불확실한데다 그렇게 돼도 형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지아 기소는 유죄가 날 가능성도 크고 나면 무조건 감옥에 가야 한다.
조지아 주는 주지사를 비롯 의회도 공화당이 다수라 주지사가 사면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미국 대다수 주와는 달리 조지아는 주지사에게 사면권이 없다. 조지아는 주지사가 아니라 주지사가 임명한 사면위원회가 사면권을 갖고 있는 6개 중의 하나인데다 최소 5년간 복역한 죄수들에게만 사면의 기회가 주어진다. 루저 도널드가 감옥에 갈 경우 사면을 받으려면 거기서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숱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지금까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온 루저 도널드에게도 심판의 날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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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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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9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법은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법이 된다.
아무리 그래도 '루저' 는 너무 했어요. 역대 최강 싸이코 넘에겐 너무 점잖은 표현이십니다. 언론인이시니까 점잖은 표현을 사용할수 밖에 없겠지만은요... 마지막 문장 저같으면 이렇게 표현할것입니다. '드디어 싸이코 도날도에게도 뽀개지고 개 박살이 날 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 아니 전세계에 불고있는 극좌의 광기가 피부로 닥아온다. 트럼프를 죽이겠다고 임기내내 탄핵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살아 남아 민간인이 되어 재기를 노려보지만 미친바람이 더욱분노하여 죽이기 일보직전 까지 몰고간 형국이다. 만일 트럼프가 이제도 살아남아 다시 백악관을 탈환한다면 이건 전적인 신의개입한 결과일것이다. long live Trump 전능자의 손길을 소망하면서 "
미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비웃는 개쓰레기들과, 백인도아닌 황인으로 태어나 잣도 모르면서 저런자를 지지두둔하는 얼굴노랗고, 키작고 배나오고, 수십년 미국살면서 영여한마디 못하면서도 영어이름 사용하는 간신배들을 이번참에 싹다 갈아엎어서, 다시는 미국땅에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자들이 없어야한다!
7400만명이 지지한 전직 대통령을 연방 검찰도 아닌 지방 흑인 검찰총장이 터무니 없는 죄목으로 기소 하는게 미국인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 ? 이건 좌파들의 광기 이고 미국의 쇠망을 가져 올것이다 매일 트럼프를 나쁜 인간으로 만들기 혈안이 된 좌파언론인들 과연 그들의 조바이든 일가의 추악한 범죄에 얼마나 감싸기 바쁜지 반성하고 있을까? 미국의 장래가 걱정 된다 . 트럼프만 사라지면 만사 형통? 한심한 언론 쓰레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