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이었던 OC 한미노인회 상조회 해산에 따른 처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설립 32년 만에 문을 닫았던 이 상조회는 지난 몇 개월동안 내부 진통을 겪으면서 일부 되돌려주기로 한 약정액을 지난 24일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분배하고 있는 액수는 최고 1만 8,850달러를 부은 회원의 경우 3,308달러에 불과하다. 납입한 금액의 17.55%에 해당하는 돈이다. 2-30년동안 상조 회비를 부어왔던 회원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었다.
이 상조회는 다른 남가주 상조회와 달리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장 역사 깊고 신뢰할 수 있는 ‘한미노인회’에서 운영해왔기 때문에 더욱더 충격이 컸었다. 대부분이 고령인 회원들은 거친 항의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납입금을 수령한 첫날 상조회 회원들의 반응은 ‘그나마 이 돈이라도 받게 되어서 다행이다’, ‘할 수 없이 받는다’, ‘오랜 세월 상조비 내려고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쓰고 싶은 것 쓰지 않았는데......’ 등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이 돈이라도 받기위해서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노인회 사무실을 찾은 상조회 회원들이나 원금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지만 지불해 주려고 서류를 확인하는 노인회 임원들의 심정은 모두 찹찹했을 것이다.
어쩌다가 노인회 상조회가 이 지경에 까지 왔는지 누구 한 개인을 탓 할 수는 없다. 상조회 회원들의 수는 지난 몇 년동안 계속해서 줄어든 반면 사망한 회원들은 늘어나면서 재정적으로 걷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문을 닫은 ‘일심 상조회’도 똑 같은 상황이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일심 상조회’는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팔아서 어느 정도의 금액을 회원들에게 되돌려 주고 완전히 모임 자체를 해산 시켰지만 노인회 상조회는 30만 달러를 은행에서 융자해 납입금의 일부를 나누어 준 것이다.
일부 상조회 회원은 노인회관을 팔아서라도 원금을 돌려달라는 주장도 했지만 한미노인회는 상조회 이외에 한인들의 복지를 위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2-300만달러 가치의 회관을 매각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이번 노인회 상조회 해산으로 인해서 일부 한인 노인들은 노인회에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노인회에 대한 이미지도 예전에 비해서 나빠졌을 것이다. 이번에 깨진 ‘신뢰성’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70년대 OC 한인 커뮤니티 태동과 함께해 온 노인회가 상조회 해산으로 인해서 침체되어서 제 구실을 못하게 된다면 한인 커뮤니티로 보아서는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각종 정보와 베네핏,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대표적인 노인 단체인 ‘한미노인회’가 무너지면 한인 노인 사회에 구멍이 뚫리는 셈이 된다.
최근 노인회는 임원진과 직원을 완전히 교체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다. 그동안 노인회의 발목을 잡아온 상조회 문제가 조만간 완전히 해결되면 지금보다도 더 활발한 프로그램을 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 노인회는 한미은행에서 낸 융자금 30만 달러를 갚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 융자는 노인회 건물을 담보로 6.9% 금리로 한달 페이먼트는 2,474달러 가량이다. 김가등 현 회장은 이번에 융자를 하면서 공동 서명자로 들어갔다.) 또 노인회는 향후 자체적으로 마련한 ‘플랜’을 통해서 수익을 남기면서 융자금을 한시라도 빨리 상환키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한다. 뜻있는 독지가 또는 기업이 한꺼번에 돈을 갚아주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일이 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다.
향후 노인회는 새로 생긴 페이먼트 부담으로 인해서 한동안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OC 한인 이민 역사와 동고 동락하고 수십 년의 땀과 노력으로 세워진 노인회가 힘든 처해 있는 힘든 상황을 방관하면 안될 것 같다.
‘상조회 해산’이라는 큰 역경을 극복하고 한미 노인회가 앞으로 도약하고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 한인 커뮤니티의 따뜻한 시선과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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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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