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속의 경제학, 경제학 속 AI
▶ ‘오즈의 마법사’ 양철 나무꾼 닉, AI 개념 인공지능 로봇의 시초…영화로 만들어졌던 튜링 테스트 “기계도 지능·의식 가졌다” 고안
70년 후 딥블루·알파고로 연결, 올해 화두는 ‘창작하는 챗GPT’
바야흐로 AI 시대 진정한 서막, 격변의 시대에 적응하는 지혜를
영화 ‘Her(2013)’에는 인격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등장한다. 이 서비스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며, 정체성을 갖도록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남자 주인공(호아킨 피닉스 분)은 정체성을 갖도록 인격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설정하게 되는데, 여성의 인격을 가진 서비스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개인화된 미래 시대에 ‘가짜 감정’으로 연애편지를 쓰던 주인공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랑하면서 ‘진짜 감정’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겨난 일이다. 영화가 나온 2013년에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이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당시에는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AI기술은 영화에서의 웃기고 슬픈 모습이 실제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 상반기 IT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챗GPT의 등장이었다. 2022년 11월 공개된 이후 챗GPT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AI시대의 진정한 서막이 열렸음을 알렸다. 챗GPT는 초거대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언어를 학습데이터로 삼기 때문에 우리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또 이에 응답한다. 대화형 인공지능이라는 설명처럼 사용자와 마치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용자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도 그 진가가 발휘된다.
챗GPT의 등장 이전에도 AI분야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는 종종 있었다. 1997년 IBM에서 개발한 딥블루는 체스 세계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를 이기며, 컴퓨터가 두뇌게임에서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흘러 2016년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파고가 등장한다.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을 4승 1패로 이기며 세계를 경악시켰다. 여담으로 이때 이세돌이 승리한 한 경기는 인간이 알파고에 이긴 마지막 바둑 경기였다.
알파고 이후 AI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발전해왔다. IT기업의 연구소나 학계에서 개발된 기술들이 잘 다듬어져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고, 그러다 나온 것이 바로 챗GPT이다.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AI기술들은 비교적 최근에 나왔지만, AI에 대한 개념은 이미 오래전에 등장했다. 공상과학 소설이 유행하던 20세기 초, ‘오즈의 마법사(1900, 라이먼 프랭크 바움)’에는 심장이 없는 로봇 닉(양철 나무꾼)이 등장한다.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과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양철 나무꾼의 모습은 그 시대 사람들이 상상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상상력은 학문적으로 인공지능을 개념화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그 시도를 한 사람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2014)’의 실제 모델인 앨런 튜링이다. 영화 속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암호 해독 기관 소속으로 독일군의 에니그마 암호기를 해독하는 역할을 맡았다.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를 통해 암호를 해독했던 튜링은 전쟁 후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하며, 그 개념을 정립해나갔다.
1950년 튜링이 발표한 ‘컴퓨터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논문에서 그는 ‘튜링 테스트’를 고안해내면서 기계도 인간처럼 지능이나 의식을 가질 수 있음을 가정했다. 이 테스트는 기계와 인간을 구분할 때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의 대신 시험을 통해 인간과 기계를 구별하고자 했다. 만약 이 테스트를 기계가 통과한다면, 기계는 ‘인간은 아니지만 지적인 것’, 다시 말해 지능이나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초기 정의라고 할 수 있겠다.
튜링 시대에는 비록 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이 불가능했지만, 향후 컴퓨터의 작업 처리 속도가 개선된다면 인공지능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영화 제목인 ‘이미테이션 게임’은 ‘튜링 테스트’의 또 다른 말이며, 그가 상상한 인공지능의 중요한 기준을 뜻하기도 한다.
튜링 테스트가 고안된 지 70여 년이 지났다. 그간 개발된 기술과 시스템 덕분에 AI 분야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에는 컴퓨터 공학에서의 기술발전도 있었겠지만, 사실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한 기술들이 융합돼 온 것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한 체스의 딥블루나 바둑의 알파고는 모두 규칙이 명확한 경기다. 그리고 상대방의 전략에 맞추어 최적의 경기 전략을 매 순간 선택해야 한다. 상대의 전략에 따라 경우의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동적으로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내 선택에 대한 상대방 전략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역시나 동적 최적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바둑에서든 체스에서든 수학적인 최적화 모델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공학에서 사용되는 최적화 모델은 확률적 근사치를 이용해서 이러한 고차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전략을 찾게 된다. 반면, 경제학에서 구조적 추정이라고 하는 최적화 모델은 문제해결 방향이 다르다. 우선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행동이 이미 최적 전략인 것을 가정한다. 그리고 그 최적 전략은 어떠한 동기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는지 함수 형태로 표현하려고 한다. 참여자들의 전략이 함수로 표현된다면, 여러 가지 대안을 대입하면서 최적전략을 계산해나간다.
경제학에서 발전된 최적화 모델과 컴퓨터 공학에서 발전된 최적화 모델은 접근방식이 서로 다르며, 반대에 가깝다. 그러나 서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컴퓨터 공학에서 발전한 모델은 참여자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단계를 넘어가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단계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다. 반대로 경제학에서 발전된 최적화 모델은 경우의 수를 좁혀 주는 장점이 있으나 참여자의 동기에 대한 파악이 어렵고, 함수 구성에 많은 가정이 필요하다. 두 가지 모델의 장ㆍ단점이 분명한데, 각각 개발된 최적화 모델들이 보완적으로 발전하면서 딥블루나 알파고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바야흐로 우리는 AI시대에 살고 있다. 딥블루, 알파고, 챗GPT로 이어지는 AI의 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발전한 기술들이 어떻게 융합하면서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러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비록 처음 등장했을 때의 신선함이나 충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그라들기도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개별 기술들의 흠결이 아니라 AI기술들의 시대적 흐름이다. 챗GPT가 등장하지 않았어도, 유수의 IT기업들이 챗GPT와 비슷한 또는 이를 능가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출시했을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기술 흐름을 인정하고, 이 격변의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미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챗GPT의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챗GPT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AI가 모든 사람들의 후생을 높이는 만병통치약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그것을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노력 이상의 가치를 주게 될 것이다. 빠른 속도에 당황하지 말고, 그래도 적극적으로 AI를 맞이해 보자. AI시대가 주는 변화가 개개인에 선물로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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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 KDI 산업·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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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트 푸 를합한 AI가 나온다면 지구촌의 사람들은 이들의 똘마니로 되어 인간의지옥 쌩지옥이 될 걸로 짐작하니 .....ㅉ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