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악화에 상향 여력 없어…미래 축소 가능성 배제못해
▶ 월가, 실적전망 지속 하향…현재 한미 25센트 가장 높아
주류 은행들이 배당금을 늘리는 가운데 한인 은행들은 실적 고민에 빠졌다. 주주 환원 정책을 제대로 펼치기에는 순이익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주주 친화책 없이 실적 부진이 장기화 할 경우 주가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주류 은행들이 배당금 인상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선두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현재 주당 1달러에서 1.05달러로 5% 올렸다. 이외에도 웰스파고가 30센트에서 35센트로, 씨티은행은 51센트에서 53센트로 인상했다. 배당금은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도 골드만삭스 2.5달러에서 2.75달러로 배당금을 올렸고 모건스탠리도 77.5센트에서 85센트로 상향 조정했다. <관계 도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 평가에서 은행 체력이 긍정적으로 발표돼 배당금 상향이 이뤄졌다. 연준은 지난달 말 매년 진행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는데 경제 위기 상황이 닥치더라도 평가 대상인 23개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에는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위기 금융기관이 출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업계 위기가 진정된 것으로 나오면서 은행들이 주주 친화 정책을 쓸 여유도 생기게 됐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떨어진 주가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배당금을 늘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선두 은행 JP모건체이스만 봐도 6월 마감일 기준 주가가 145.44달러로 전년 종가(134.10달러) 대비 8.5%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 500 지수가 상반기에만 약 15.9% 오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부진한 기록이다. SVB 파산 사태가 금융주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배당금이라도 올려야 주주들에게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인 은행들의 경우 주류 은행들보다 상황이 안 좋다. 더 크게 떨어진 주가를 고려했을 때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지만 실적을 보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인 선두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 호프뱅콥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 기준 실적 전망치는 0.30달러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어닝 쇼크였던 올해 1분기 0.33달러에서 더 추락한 것이다. 한미은행 지주사 한미파이낸셜의 2분기 실적 전망치도 0.65달러로 1분기 0.72달러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다른 한인 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배당금을 올리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배당은 주주들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은행 재정에서는 안 그래도 낮아진 수익성을 더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현금 배당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뱅크오브호프와 한미가 각각 주당 14센트·25센트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어 PCB가 주당 18센트, 오픈이 주당 12센트, CBB 주당 8센트, US 메트로가 주당 5센트 현금배당을 각각 제공하고 있다.
배당성향이 저조한 만큼 한인 은행들의 주가 반등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본래 은행주는 가치주로서 주가 상승폭이 낮더라도 꾸준한 배당으로 이를 만회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인 은행들의 경우 주가가 전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인데 배당금도 낮아 다른 회사 대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과거 실적이 좋았을 때는 배당금을 올리는 것에 더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까지 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지금은 이와 같은 주주 친화책은 힘든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한인 은행들과 주류 은행들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금 배당을 줄였다. 월가가 전망하는 뱅크오브호프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EPS 기준 0.29달러로 2분기보다 더 나쁘다. 2분기가 바닥이 아니라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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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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