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엘리트 대학들은 항상 학생 구성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레거시’(legacy) 혜택을 누리는 백인 부유층 학생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대학입시에서 인종적 배경을 고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에도 불구하고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은 1980년대보다 2015년에 탑 대학 캠퍼스에서 더 불충분하게 대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일부 엘리트 대학에서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동문 자녀에 대한 혜택인 레거시 때문이다. 레거시 학생들은 엘리트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레거시가 아닌 학생들보다 최고 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의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가 2021년 보도한 데 따르면 2014~2019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학생들의 경우 레거시 혜택을 받고 입학한 비율은 33.6%에 달했다. 이에 비해 레거시가 아닌 학생들의 합격률은 5.9%에 불과했다.
매년 엘리트 대학 지원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합격률은 낮아지고 있으나, 레거시 학생 합격률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대학을 졸업한 유색인종 부모의 비율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레거시는 압도적으로 백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 엘리트 대학들은 왜 레거시를 고집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충성도이다. 레거시 학생들은 이미 부모의 모교라는 배경이 있어 합격하면 등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들은 몇 세대에 걸쳐 해당 대학과의 연대를 공고하게 다져왔기 때문에, 모교의 발전을 위해 기부금도 아낌없이 낸다. 이런 기부금이 대학의 자산이 되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보조 및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콜로라도대 비즈니스 스쿨의 이튼 포스칸저 교수는 “대학들은 레거시를 이용해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현실화하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입시 과정에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자격이 되는 학생 중 물질적으로 부모의 지원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골고루 선발해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포스칸저 교수의 연구 논문인 ‘왜 대학들은 여전히 레거시 지원자를 선호할까?’는 MIT ‘슬로운(Sloan) 스쿨 오브 매니지먼트’의 에밀리오 카스티야 교수와 함께 작성해 2022년 10월 ‘아메리칸 사회학 리뷰’ 저널에 실렸다.
포스칸저와 카스티야 교수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한 명문 사립대는 다른 엘리트 대학과 마찬가지로 부유층 학생이 적지 않다. 재학생 중 절반이 중간 가구소득 10만달러가 넘는 집코드 출신이다. 이 대학에 지원한 레거시 학생 중 3분의 1 이상이 합격했지만 레거시가 아닌 학생들 중에서는 14%만 합격했다. 이들이 연구한 16년 동안 이 대학에 합격한 레거시 학생수는 거의 3,300명에 달했다.
레거시 합격생의 숫자는 다른 인종이나 민족의 합격생 총합계와 거의 맞먹는다. 같은 기간인 16년간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의 숫자는 인종 별로 흑인 3,500명, 히스패닉 3,100명, 그리고 아시안 7,300명으로 조사됐다. 일부 레거시 학생은 유색 인종과 겹치기도 하지만, 레거시 중 거의 4분의 3은 백인이다.
레거시 학생들의 일드율(합격생 중 등록하는 비율)은 비레거시보다 훨씬 높다.
합격한 레거시 학생 중 거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74%가 이 대학에 등록했다. 이에 비해 레거시가 아닌 합격생들이 실제로 등록한 비율은 47%에 불과했다. 두 그룹 사이에 무려 27% 포인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드율이 높으면 대학들이 신입생 등록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지고 계산할 수 있고, 등록금 수입 또한 예측 가능하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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