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단독인터뷰/ 김영완 LA총영사
▶ 지난해 3월 부임… 1년여간 총영사관 정상화 힘써
IT 기반 영사 민원업무 효율화 위해 노력할 것, 숙원사업 총영사관 재건축 완공까지 4년 예상
김영완 LA총영사가 3일 기자 간담회 후 본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영사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더욱 공고해진 한미동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한국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3월 18일 부임한 김영완 LA총영사의 임기가 어느덧 1년을 넘어섰다. 3일 김 총영사는 본보와의 부임 1주년 단독 인터뷰에서“주중국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경험에서 보면 중국 정부는 힘이 있는 상대와 그렇지 않은 상대를 대할 때 태도가 크게 다르다”며“한미동맹으로 다져진 한국의 위상은 중국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부임 1주년이 지났다. 지난 1년 간의 소감은?
3월 중순 부임했을 때는 이미 전임 총영사께서 3개월 전 귀임한 상황이었다. 약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정무·경제 등 분야에서 영사관의 역할을 찾으려고 힘썼다.
-LA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 곳 남가주 한인사회에 대한 평가는?
남가주 지역은 한인사회의 규모가 제일 크고 경제^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UCLA 등 명문 대학들이 많은 점도 특징이다. 맨손으로 이민 와 한인사회를 일군 1세들의 헌신과, 좋은 대학을 졸업한 2세들의 전문성이 결합되면 더 큰 시너지가 가능할텐데 양 세대간 소통이 조금은 부족한 듯 싶어 아쉽다. 이에대한 총영사관의 역할을 찾아보겠다.
-부임 이후 가장 큰 성과가 있었다면?
제일 역점을 둔 사안은 총영사관 정무^경제^공공외교 기능의 강화였다. LA에는 백악관이나 연방정부, 연방의회에서 활약하다 은퇴한 거물급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수시로 이들과 만나 워싱턴 정계 동향을 청취하고 있다.
또 LA에 소재한 100여개국 외국 총영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특정 사안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입장을 듣는다. 외교와 국익에 도움이 되는 연방 하원의원 및 지역 정치인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협업을 모색했다. 여기서 얻은 정보와 의견을 한국 외교부에 보내 본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하도록 일조하고 있다.
-역대 총영사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총영사관 재개발 프로젝트가 드디어 확정됐다.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일정은?
지난 해 연말 설계 예산 25억원을 확보했다. 재건축에 소요되는 총 예산은 대략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검사는 면제받았고, 기획재정부 산하 KDI가 사업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으로는 설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설계도면이 완성되면 건물을 철거하고, 예산에 맞춰 임시 영사관의 주소지를 결정하려 한다. 완공까지 앞으로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총영사관 민원 서비스 개선 계획은?
관할지역에 거주하는 66여만명의 한인 숫자에 비해 민원실 창구는 13개에 불과해 인구대비 불일치가 심한 상황이다. 하루 250여건의 민원을 처리한다.
이메일 문의는 당일로 답변을 완료하고 있으나, 전화 문의의 경우 1일 200통의 전화를 받아 100통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나머지 100통이 문제다. 하반기에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 카카오톡 채널에 AI 상담 기능이 추가되고, 무인 민원발급기가 도입되면 서비스가 훨씬 개선될 것이다. 또 찾아가는 영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원 업무 효율화가 총영사관의 큰 숙제라는 점을 인정한다.
-재외동포청 설립으로 민원관련 영사업무가 동포청으로 이관되면 총영사관의 역할과 조직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6월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면 재외동포재단 직무파견 영사 자리가 없어지는 대신 다른 직책의 영사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재외동포청 설립으로 민원 서비스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집행 주체는 총영사관이다. 기본적으로 총영사관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해다. 총영사관이 진행하고 있는 계획은?
남가주 한인사회 특징을 살려 외교 및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사업을 준비 중이다. 남가주에는 한국전에 참전한 해병 1사단과 육군 40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한인사회와 함께 기념할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정책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이달 중순 UCLA 법대와 정책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외교부 본부에서 직접 나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기로 했다. UCLA 한국학연구소와의 세미나는 한미관계의 어제와 오늘, 현재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게 된다.
LA와 자매결연을 맺은 부산시와는 합창단 공연을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특히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EXPO)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다. 8월 18일 합동공연에서 부산시 합창단은 미국 노래를 부르고, LA 합창단은 한국 노래를 부름으로써 한미동맹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 전쟁 발발일(6월 25일)에 앞서 6월 20일 리처드 닉슨 재단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문화행사 및 심포지엄, 한미동맹 상호방위조약 체결일(10월 1일)을 즈음해 10월 중 랜드연구소와 함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콘퍼런스가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남가주 한인사회가 실제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영사관의 역할은?
남가주에는 영화 등 문화 컨텐츠 기업, 친환경 에너지 기업, 나사 산하기관인 JPL 등이 있어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 질 것이다. 또 양국이 추진하는 2023명씩의 청년교류가 시작되면 한국에서 오는 청년 중 상당수가 남가주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기획단계부터 총영사관이 한인사회의 의견을 적극 전달하겠다.
끝으로 김 총영사는 “1992년 외교부 입부 당시만해도 세계 15위 무역국가였던 한국이 지금은 8위”라며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매순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총영사는 “외교관 모임에 가면 우리의 의견을 깊이 경청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서 “한국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무게감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김영완 총영사 약력
외무고시 27회로 1992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버지니아대 국제정치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외교부에서 주이라크 참사관, 주중국 1등서기관, 정책기획관실 정책총괄담당, 기획조정실 조정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이 외에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 평화체제과장, 국무조정실 외교안보 정책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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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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