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털이·인격살인 위법수사…준비 안 된 검찰이 명예훼손”
▶ 10분 만에 발길 돌려…검찰 “근거 없는 원색 비난 부적절”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현시점에서는 조사가 어렵다는 검찰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자진 출두를 강행했다 출입이 거절되자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이하 한국시간)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한 채 돌아섰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총선용 정치수사'를 한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단서가 나왔는데도 수사하지 않는다면 직무 유기라고 반박했다.
◇ 宋, "인생털이 수사,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 격정 토로
송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해 온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검찰 수사를 '전근대적 수사', '인생털이 수사', '이중 별건 수사', '총선용 정치수사' 등으로 규정하며 격정적인 어조로 부당함을 호소했다.
검찰이 신혼부부, 워킹맘, 20∼30대 비서 등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임의동행이란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격 살인을 하는 잔인한 수사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권의 대미·대일 굴욕외교와 경제 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며 "민심 이반을 기획수사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번 살다 죽는 목숨이다. 권불 5년이다. 비겁하게 살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더욱 감정이 격해진 모습이었다.
송 전 대표는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묻는 말에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우울증이 걸릴 것 같았다"고 항변했다.
◇ "송구하다"면서도 혐의 전면 부인…"모르는 상황 있을 수 있어"
송 전 대표는 자신과 당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면서도 돈봉투 살포 공모, 개인적 자금조달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전당대회에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고 후보로서 30분 단위로 전국을 뛰어다니는 상황이었다"며 "제가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을 통한 자금 조달 의혹에 대해선 "한 푼도 먹사연 돈을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자신의 전 보좌관 박모씨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거론하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수사 발단이 된 '이정근 녹취록'에는 증거 능력이 없는데 검찰이 위법하게 수사한다며 "3만개 중 일부를 추출해 말한 것의 신빙성을 검찰과 법원에서 다투겠다"고 예고했다.
파리에서 먹사연 회계담당자와 만나 말맞추기를 했다는 의혹에는 "그분은 단체로 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한번 만났다"며 사건 관련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 10분 만에 발길 돌린 宋…유튜버 뒤엉켜 아수라장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59분께 변호인단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취재진 질문도 뿌리친 채 청사 안으로 직행했지만 검찰이 청사 출입증을 발급해주지 않아 검사실 진입은 불발됐다.
송 전 대표는 "변호사를 통해 반부패수사2부장님 면담 요청을 했다. 오늘 면담할 수 있느냐", "전화라도 연결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비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착잡한 표정을 짓던 송 전 대표는 약 10분 만에 발길을 돌려 청사 밖으로 나왔다.
사실상 '문전박대'를 당한 그를 향해 지지자들의 연호와 보수 유튜버들의 욕설이 쏟아지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 검찰 "근거 없는 원색 비난 부적절"…자금 전달 규명 주력
송 전 대표의 회견에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가 적법하게 진행되는 수사 절차에 대해서 근거 없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서가 확인됐는데도 수사를 안 하면 오히려 직무 유기"라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천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의 기부금 등을 경선캠프 자금으로 동원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먹사연 사무실을 추가 압수수색해 내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캠프 관계자 등을 소환해 자금 조달·전달 과정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