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담관암(담도암)은 담즙이 흐르는 담관(담도ㆍ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이나 담낭(쓸개ㆍ담즙을 일시 저장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담관암 발생률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위암ㆍ유방암 등과 비교하면 유병률이 9위로 낮은 편이고 5년 생존율은 28% 정도로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은‘독한’ 암이다. 담관암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서 민물고기를 생식하는 것 등으로 간흡충(간디스토마)에 감염되면 담관암 위험이 4.7배나 높아진다는 결과도 있다.‘간ㆍ담ㆍ췌장 치료 전문가’인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담관암 등 담관 질환은 황달을 동반한 간 수치 이상을 동반할 때가 아주 흔하기에 간 기능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담관암은 어떤 암인가.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소화액으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길을 담관(담도)이라고 한다. 담관은 다시 간내 담관과 간외 담관으로 나뉜다. 상류(간 내)에서 작은 시냇물이 모여들어 왼쪽 담관과 오른쪽 담관이 간 외에서 합류하고(분기부) 하류에서 강을 이루는 모양(총담관)을 보인다. 이 담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담관암으로 부른다. 담관암은 간 내 담관암, 간 외 담관암, 담낭암(50%) 등 3가지를 통칭해 이른다.
담관암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담관 결석, 간흡충증,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담관이 선천적으로 늘어나는 담관 낭종 등과 같은 만성 담즙 정체나 염증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자극이 담관세포가 손상되고 재생되는 과정에서 DNA가 손상되면서 결국 암으로 악화한다.
담관암은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2020년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간외 담관암은 전체 암 발생률이 3%로 9위를 차지했다.
-담관암이 발생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담관암도 다른 암처럼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의 하나다.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이다. 황달은 담관이 폐쇄되고 담즙 배출이 막혀 혈액 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 생기는 현상이다. 아울러 소변 색깔이 진해지고 온몸에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 비특이적인 증상으로는 복통이나 체중 감소, 피곤함, 식욕부진, 구토, 명치 통증 등이 나타난다.
위에 통증이 발생해 병원을 찾으면 담관 확장이나 간 전이를 확인할 수 있는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이 밖에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로 정확히 진단한다. 필요하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ㆍ경피경간 담도조영술(PTC)을 시행한다. 다행히 최근 건강검진의 영상 검사 기술이 좋아지면서 담관암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담관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종양 위치, 크기, 병기(病期), 환자 상태,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택한다. 다행히 암을 조기 발견해 혈관 침범이 적고 암 전이가 없다면 근치적 절제를 진행한다. 이후 수술 부위 절단면 상태와 잔존 암 유무를 고려해 보조적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여부를 정한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돼 담관 주위에 침윤이 심하고 혈관을 침범했거나 전이성 암이라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하기에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동시에 ERCP를 통한 스텐트 삽입 혹은 경피적 경간 담도/담낭배액술(PTBD/PTGBD)을 이용해 담즙을 배출하는 치료도 진행한다. 이 밖에 광역동 치료ㆍ고주파열 치료 등을 쓰기도 한다.
-담관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나.
담관암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담관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담관 결석, 반복적인 담관염, 담관 낭종 등이 있다면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간흡충 감염이 담관암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민물고기 생식을 줄이는 것이 좋으며, 관련 경험이 있다면 간흡충에 이미 감염될 수 있으니 간 기능이나 상복부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다. 담관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암이다. 따라서 황달이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간 기능 검사나 초음파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담관암 5년 생존율은 다른 암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담관암에 걸렸다고 무조건 사망하는 것이 아니기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담관암 수술 술기(術技)도 많은 발전을 했고, 최근에는 담관암에 효과 있는 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담관암의 항암 치료와 근치적 절제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암에 걸렸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담관암 전문의와 함께 노력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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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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