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월가와 경제학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어두운 경제 전망 분석 보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데 더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 있어야 소비자들은 소비를 한다. 특히 미국 경제는 소비가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불안해한다면 여행, 외식도 줄이고 옷도 사지 않는 등 불필요한 소비부터 줄인다.
경제는 심리다. 지난달 실리콘밸리뱅크(SVB)가 고객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것처럼 대중 심리는 무섭다. 지금의 대중 심리는 ‘허리띠 졸라매기’ 모드이다.
미국인의 70%가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오락, 여행, 외식 등의 비용을 줄이는 등 고물가 대책에 나섰다는 소비자가 무려 81%나 된다. 또 넷플릭스, 식품 배달서비스 등 각종 구독 서비스 해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반려견을 포기하는 미국인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외식 비용이 급증하면서 한인사회 ‘점심 인심’도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선배와 상사들은 점심 사 달라는 후배와 부하직원들이 두렵다고까지 할 정도다. ‘팁플레이션’(팁+인플레이션)에 이어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에서 요식업소 팁과 관련한 논란, 더 정확히 말하면 소비자들의 팁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주류 언론과 소셜 매체들은 요식업계의 지나친 팁 요구가 소비자들을 식당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식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요식업소들이 15~18% 팁도 모자라 20~22%를 요구하면서 고객들이 부담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류사회도 그렇고 한인사회에서도 팁을 내기 싫어 패스트푸드나 푸드 코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팁을 내야하는 외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본보가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팁은 음식값 부분에만 계산해야하는데 여전히 세일즈텍스(판매세)까지 포함한 전체 액수에 대해 팁을 요구하면서 한인사회에서 식당과 고객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카운터에서 물건을 주문한 후 바로 결제를 해야 하는 전자결제 단말기를 도입했는데 한인들은 액수나 팁이 제대로 계산됐는지 확인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계산하고 팁을 내도록 강요받아 압박감과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식당 종업원의 서브를 받는 식당에서는 음식을 먹고 난후 계산서를 받고 계산하는 ‘여유’라도 있었는데 요즘은 많은 식당에서 서빙 직원이 휴대용 결제기를 바로 들이민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골라서 계산대에서 바로 계산하는 경우, 또 주문하고 픽업을 해가는 카페, 빵집, 피자집 등에서도 18~20% 팁을 요구하는가 하면 투고를 해도 식당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팁을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한 미국인은 모바일 주문 후 피자를 픽업하면서 20% 팁을 요구받았다고 항의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해당 영상은 수백만 뷰의 공감 반응을 받았다.
한 한인은 “카워시에서 차 내부와 외부를 땀을 뻘뻘 흘리고 닦아주는 직원에 대한 5달러 팁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고객이 고른 빵을 봉투에 넣어주는 것이 전부인 직원에게 18%, 20% 팁은 못 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장 많은 각종 무상 지원과 그랜트를 받은 것이 요식업소 아니냐”며 “물과 음식 서빙하고 손님이 나가면 정리하는 것이 본 업무인데 왜 식당 종업원들만 18~20% 팁을 받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사실 예전에는 미국에서 식당 종업원들은 팁을 받는다는 이유로 최저 임금 이하의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주기 위해 팁이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지금도 미국 내 주의 절반 정도는 팁을 받는 종업원에게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주법으로 규정돼 있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팁을 받는 종업원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5.05달러, 뉴저지주는 5.35달러, 코네티컷은 6.38달러, 플로리다는 7.98달러로 해당 지역의 최저 임금의 2분의1 또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심지어 오클라호마주는 2.13달러, 펜실베니아주는 2.83달러로 낮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는 팁을 받는 종업원도 해당 지역의 시나 카운티 정부가 지급하는 최저 임금을 똑같이 받는다. 통상 15.50달러 정도이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 식당 종업원은 타주에서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다.
기자가 아는 한 지인은 “아들이 좋은 대학교를 멀쩡히 졸업하고도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주말 위주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도 매달 5,000달러 정도를 너끈히 번다”며 “정상 출근하는 직장을 구하고 독립해서 집을 나가라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류 유명 인기 식당들의 경우 월 1만달러 이상 팁 수입은 보통이며 채용 경쟁률이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률보다 높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팁이 고객들을 업소로부터 멀리하게 하는 갈등의 고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직하게 팁을 계산하고 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고객은 봉이 아니다. 그리고 고객들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고객이 있어야 식당도 있고 팁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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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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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갈취당할것 생각하니 입맛이 뚝 떨어져 레스토랑안간지 오래됬음 그대신 유럽여행갈때 실컷 레스토랑홉 함. 유럽은 팁 안냄. 미국여행객들이 뜬금없이 팁놓고가면 웨이터위이트레스는 오히려 당황함
없어져야 할 대표적인 문화..요즘 셀프서비스 식당만 가고있어요. ㅎㅎ
자본주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들이 넘친다. 캘리포니아는 이제 사회주의로 변했고 망국적인 인권단체들의 난장으로 망해가고 있다. 이젠 전부 배달로 음식을 먹는 시대로 바뀌고 결국 더 많은 작은식당들이 망할것이다.
얼마전 스타벅스에서 기념컵을 구입했는데 18% 팁을 붙여놓았더라구요. 항의하고 팁을 뺏지만... 앞으로는 옷가게에서도 팁을 요구할지도, 음식점 끊고 건강한 가정식으로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니 마음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