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영화사 구글맵 스트릿뷰 사진을 우연히 보곤, 너무 오래전 사진이라, 구글맵 측에 좀 고쳐줄 수 있나 물어봤었다. 구글맵은 정해진 업그레이드 때가 있어, 바로 바꿔줄 순 없다 하였다. 벌써 십 년이 넘었는데 그 '때',는 언제인지? 암튼 그렇다니, 스트릿뷰는 포기하고, 바꿀 수 있는 최근 사진 몇 장을 업그레이드 하였다. 그랬다고 해서, 그 사진이 현재 영화사의 진짜, 모습을 말해주는 건 아니다. 영화사는 매일 변하고 있고, 현재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이나 숲과 건물 같은, 물리적인 모양새가 영화사는 아니다. 진정한 영화사는 해마다 꽃 피고 새 울게 도량을 가꾸고, 법회를 지속하는 그 힘,이다. 그 힘은 영화사의 스님과 대중들의 행이고 마음이다. 하지만 그 힘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 여기,에 만 있고, 내일 사라지면 없다. 있지만 없는 것이다. 그러나 숲이나 건물, 사진보다 힘이 세고, 그 무엇에도 앞서는 것이다. 아다시피 사진은 믿을 바가 못된다. 특히 요즘엔 사진을 보고도 진짜라고 확신할 순 없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 얼굴을 변조할 수도 있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함께 있던 사람을 감쪽 같이 지울 수도 있고, AI가 만든 진짜 같은 가짜에, 신체 변형도 가능하며...이것을 진짜, 사진이라고 부를 수 있나. 사진,의 사전적 의미는 '있는 모양 그대로 묘사해' 낸, 것이다. 있,는,모,양,그,대,로, 이다. 요즘 사진들은 있는 모양 그대로인 것이 거의 없다. 이런 가짜 사진을 왜 보관하고 간직하며, 왜 자신이라고 믿는지? 쉽게 거짓말 하는 세상과, 거짓말 같은 세상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사진이다. 중요한 건, 자신을 속이는 이런 행 자체를, 너도 나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서로 속이는 거라고 생각지도 않고, 사실처럼 서로 묵인해 주기까지 한다. 모두가 자기 자신을 왜곡하는 현실인 것이다. 왜곡을 자주 하다보면 왜곡에 익숙해진다. 쉽게 말해, 거짓 업이 쌓여 거짓말장이가 된다는 것이다. '향을 싼 종이에선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선 비린내가 난다.' 거짓으로 포장된 삶은 거짓에 훈습 되어 자기도 모르게 속고 속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혼자 만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기 되고,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된다.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면, 사회가 거짓말을 용납하게 되고, 그러면 거짓이 힘이 세지고 판치는 세상이 된다. 지금 세상은, 그 무엇이 진실인 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어졌다. 모두가 믿는 대부분의 인터넷의 정보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세상에선 속이는 사람도 속는 사람도 그걸 보는 사람도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른다. 정말 앞이 캄캄할 때, 무엇을 믿고 가야할 것인가. 이런 세상에선 그 어두운 길을 밝혀줄, 가로등 같은, 빛이 정말 필요하다. 믿고 의지할 빛 한줄기 있으면, 밤은 온전히 어둡지 않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SNS? 언론? 종교? 맨토? 부자? 그들이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진실을 말하고 있단 것을, 당신이 어찌 알겠는가. 어차피 각자의 세상에선 알기 힘든, 바깥 세상일 뿐이다. 개개인이 생각하는 세상은 바깥 세상과 일치 하지 않는다. 어쨌든, 일치 하든 않든, 선택은 자신이 해야 하므로, 결국, 믿을 건 자신 뿐이다. 이 시점에서 부처님의 '자등명, 법등명'이 얼마나 감사한 가르침인지, 부디 모두가 되새겨 알았으면 한다.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가 등불이 되고 법이 되어, 스스로도 밝히고 세상도 밝히라는 가르침이다. 어둠은 어둠을 몰아낼 수 없다. 반딧불이 같은 아주 작은 빛이라도, 빛 만이 어둠을 이긴다. 스스로 반딧불이, 초 한 자루, 나아가 태양 같이 밝아지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빛을 들고 있는 한, 아무리 캄캄해도, 나아갈 힘이 생긴다. 지금은 혼돈의 시대, 스스로 밝아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어두운 세상에선 스스로 밝지 않으면 길 찾기 쉽지 않다. 자신까지 속이며 모른다는 건 밝음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너 자신을 알라' 고, 이미 고대 철학자는 말했다. 불교로 말하면, '자등명'이고, 너가 부처임을 깨달아 밝아지자는 것이다.
<동진 스님 (SAC 영화사 주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