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건설 창업주 권홍사 회장 ‘성공 스토리’
▶ 하숙집 시공에서 출발, 건설 순위 최고 12위까지…특유의 뚝심·추진력·치밀함으로 ‘건설 신화’ 이뤄
한국 최초 두바이 타워 자체 개발·시공·소유 주목, 경영일선 퇴진 후 문화·장학사업·소외계층 돕기 매진
건설 외길 인생 50년 간 주택 명가를 우뚝 세운 반도건설 창업주 권홍사 회장.
LA 한인타운의 대동맥이자 한인사회의 상징과도 같은 거리인 올림픽 블러버드 한복판, 호바트와 세라노 사이에 도로 남쪽 한 블럭을 온통 차지하는 지상 8층 높이의 대규모 아파트가 우뚝 섰다. 수년째 부동산 개발붐이 한창인 한인타운에서도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이 신축 건물이 여느 아파트와 다른 점은 바로 한국의 유명 건설사인 반도건설이 지었다는 점이다. 한국 건설업체 최초로 LA에 직접 개발한 아파트라는 대한민국 건설사에 남을 이 프로젝트의 뒤에는 바로 반도건설의 창업주 권홍사(78) 회장이 있다. 가난을 딛고 부산에서 고학으로 자수성가해 남다른 비전과 실행력으로 굴지의 건설사를 키워낸 후 글로벌 무대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권홍사 회장의 생애과 경영 스토리를 살펴본다.
반도건설이 지은 ‘유보라’ 브랜드 아파트 단지는 혁신적 기술과 품질로 잘 지은 아파트의 대명사가 됐다.
대한민국 건설사 최초의 중동 자체 개발 프로젝트인 두바이 ‘유보라 타워’의 위용.
■하숙집 공사서 메이저 건설사로
권홍사 회장이 창업한 반도건설의 뿌리는 1970년 부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향을 떠나 13세 때부터 부산에서 혈혈단신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갖은 고생을 한 권 회장은 대학생 시절 전공을 살려 부산 양정동 하숙집 공사를 하면서 건설업에 뛰어든 게 시초였다.
이후 지난 2020년 반도건설 창립 50주년에 맞춰 경영 일선 퇴진을 선언하기까지 50년 간 권 회장은 회사를 부산·경남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 나아가 서울과 수도권 및 전국 무대에서 ‘집 잘 짓는 건설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켜 지난 2018년 한국 건설사 시공능력 순위 12위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메이저 건설사들 중 하나로 우뚝 서게 한 주역이다.
일제 말기인 1944년 부모가 거주하던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생한 권 회장은 해방 후 부친의 고향인 경북 의성으로 돌아와 성장했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내던 권 회장은 13세 되던 해 혼자 부산으로 내려가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야간학교를 다니며 고생을 한 끝에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건축사무소에서 심부름을 하며 설계 일을 배우고 밤에는 강의를 들으며 주경야독 하던 권 회장은 1970년 방 30개 규모의 하숙집을 지으며 건설업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권 회장은 직접 자재를 옮기며 현장을 누벼 ‘권 기사’라고 불렸고, 건축을 전공해 직접 설계도면까지 챙기는 그가 지은 집은 튼튼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부산의 건설업계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어 1979년 부산에 첫 ‘반도아파트’를 건설한 뒤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경남지역에 1,000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건설하며 대표적인 지역 건설사로 성장시켰다.
이후 한국에는 IMF 위기가 닥쳤지만 권 회장은 특유의 도전정신과 뚝심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권 회장은 이 시기 서울과 수도권으로 사업을 확장, 큰 딸 권보라씨의 이름을 딴 ‘반도 유보라(U보라)’ 브랜드로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잇따라 분양 성공 신화를 기록하며 ‘유보라’ 브랜드가 잘 지은 아파트의 대명사로 부상하는 등 명성을 날렸다. 권 회장이 이끈 반도건설은 이처럼 혁신 설계와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수도권 신도시 분양사업을 연이어 성공하며 전국적으로 1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중동 최초 직접 개발사업
권홍사 회장의 뚝심과 혁신적 비전은 중동의 중심지인 두바이에 한국 건설업체 최초로 시공만이 아닌 자체적으로 총괄 개발한 ‘유보라 타워’를 우뚝 세우며 빛을 발했다.
반도건설은 두바이에 최고의 오피스 타워를 직접 건설해 완성시키겠다는 도전에 나서 토지매입에서 시행·시공에 이르기까지 총괄 진행하는 새역사를 썼다. 이렇게 해서 완료시킨 개발사업이 바로 지난 2011년에 완공된 총 5억 달러 규모의 두바이 유보라타워로, 반도건설 50년 역사를 결집한 걸작이자 건설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세운 역작이 됐다.
한국 기업이 소유한 두바이 유일의 건물인 유보라 타워는 높이 266미터로 우뚝 선 지상 60층 규모를 자랑하며, 연면적 22만8,519평방미터에 총 52층의 오피스 공간과 37개의 상가, 그리고 주거 레지던스가 225세대에 달하는 최고급 시설로 주목받았다.
■경영철학
권 회장이 이룬 성공스토리는 스스로를 ‘억새풀’, ‘철인’으로 비유할 정도로 한 번 결심한 일은 어떠한 난관이 닥쳐도 끝까지 밀어부치는 강한 집념과 뚝심, 그리고 추진력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또한 건설업 초창기 때부터 직접 하루 수십장씩 설계도면을 그리고, 아파트 부지를 설정할 때도 30번 이상 보고 또 보고 점검하는 치밀함으로 ‘돌다리도 수십번 두드려보고 건너는’ 리스크 관리도 큰 몫을 했다.
권 회장은 건설협회장도 역임하며 업계 제도 개선에 앞장서고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에도 발벗고 나서는 등 반도건설의 성장 뿐 아니라 한국 건설업 전체의 발전에도 큰 공헌을 했다.
권 회장은 70대 나이에도 골프는 물론 스키와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승마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 프로페셔널에 버금하는 실력을 갖추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겨온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그의 일생을 관통하는 건설 경영철학은 이제는 반도건설이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주택시장까지 거침 없이 진출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 회장이 이끌어온 반도건설은 늘 ‘많이 짓는 것보다 바르게 짓겠다’는 신념을 지키고 실천해왔으며, 항상 정도를 걸으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품질을 선보이는 건설기업의 모델로 우뚝 섰고, 또한 건설을 넘어 해외개발, 레저, 친환경 사업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건설 창립 50주년이던 지난 2020년 회사를 100% 전문경영인 체제로 만들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 퇴진한 권홍사 회장은 현재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소외계층 돕기 지원사업 등에 올인해 선한 영향력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반도문화재단은 대표적으로 갤러리와 도서관, 공연무대 등을 갖춰 가족과 이웃이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인 ‘아아비 라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설사 최초로 LA에 직접 개발·시공 아파트 ‘성공’반도건설이 한국 건설사 최초로 LA에 직접 개발·시공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더 보라 3170’의 모습.
■ 반도건설 ‘The BORA 3170’ 프로젝트
올림픽+세라노에 지상 8층 252세대 완공 임대
3355 올림픽에는 153유닛 규모 콘도 건설 추진
3020 윌셔 블러버드에 262세대 아파트 신축도반도건설은 아랍에미레이트에 직접 개발·시공한 두바이 ‘유보라 타워’에 이어 이제 미국에서도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다. 한국의 주택건설 기술 및 첨단 공법과 반도건설만의 특화된 설계 등을 접목해 LA 한인타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주상복합 아파트인 반도건설 ‘The BORA 3170’ 프로젝트를 완공한 것이다.
반도건설의 미국 주택시장 진출은 역시 권홍사 회장의 남다른 비전과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 두바이의 유보라 타워 프로젝트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들을 방문해 현지의 인프라와 시장 환경을 연구해 온 권 회장은 현지 실사 등 수년 간에 걸친 철저한 준비 끝에 LA를 중심으로 미국 건설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현지법인인 반도 델라 코퍼레이션을 설립, 아파트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반도건설은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LA 한인타운 한복판인 올림픽가에 부지를 직접 사들여 한국식 주거문화를 접목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인 ‘The BORA 3170’을 건설, 모든 공사를 완료하고 오는 4월1일부터 임대에 들어간다.
‘The BORA 3170’으로 명명된 올림픽과 세라노(3170 Olympic Blvd. LA)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단순한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 투자를 넘어 반도건설이 직접 설계 및 시공까지 수행한 한국 건설사의 종합 프로젝트 1호다.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에 총 252세대가 들어서는 ‘더 보라 3170’ 아파트는 코트야드에서부터 수영장, 피트니스, 스크린 골프연습장, 옥상 라운지 등 다양한 휴식공간을 갖춘 ‘원스톱 라이프’ 단지로 조성했다.
반도건설의 ‘더 보라’ 브랜드는 2차 프로젝트까지 이어져 현재 올림픽과 그래머시 교차로 인근의 전체 블럭에 새로운 신축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반도 델라 측은 이 부지에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한 총 153세대의 콘도 신축계획안을 최근 LA시에 제출했다.
이 신축 주상복합 콘도 프로젝트는 로텍스 호텔 옆 구 ‘밀차’ 식당 부지에 L자 형태로 건설되며 5,000스퀘어피트의 상가 공간과 함께 루프탑 테라스와 포디엄 덱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또 LA 한인타운 뿐 아니라 글렌데일시와도 주택 개발사업을 위해 MOU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렌데일은 LA 카운티 전체 88개 시 중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최근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 부족 현상으로 층고제한 완화와 용적률 상향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안정적인 주택공급에 나서고 있다. 반도건설은 글렌데일시와의 MOU를 바탕으로 미국 주택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반도건설의 미주 법인 반도 델라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때 코리아타운 시니어 센터 등 한인사회 6개 기관에 수천장의 마스크를 기부하는 등 커뮤니티를 위한 상생 활동도 적극 벌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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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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