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0~24일) 뉴욕증시는 은행권 우려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에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S&P500지수는 1.1%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9%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0.74%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한 주 동안 나스닥지수는 4.4% 오르고, 다우지수는 0.15%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43% 상승했다.
은행주의 불안에 비해 시장 전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이는 일단 지역 은행들의 불안이 금융위기와 같은 체계적 위기로 번질 위험이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연준을 비롯한 당국이 발 빠르게 개입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전망이 은행권의 불안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증시가 일부 부담을 던 점도 주가 방어에 일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무너진 이후 시그니처은행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악화했다.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은행으로 지목됐던 크레디트스위스(CS)에 대한 당국의 유동성 지원 소식에도 여전히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CS는 자산 규모 면에서 SVB를 능가할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많은 금융기관과 거래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이 여전하다. CS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와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시장을 안정시킬만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지역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제2의 SVB로 지목되며 시장의 뭇매를 맞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들이 3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퍼스트 리퍼블릭에 예치하기로 했으나 단기적 해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지난 17일 30% 이상 폭락하면서 시장 전체를 짓눌렀다. 매각 가능성과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주말 동안 시장을 진정시킬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시장은 당분간 은행권 우려가 진정될지를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을 움직일만한 이벤트는 없다.
연준은 이번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올해 첫 회의인 2월 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했다.
하지만, 2월 FOMC 직후 나온 1월 고용보고서와 1월 물가 보고서가 나온 이후 연준이 3월에 0.50%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급기야 이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지표 강세를 이유로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시장은 0.50%포인트 쪽으로 강하게 기울었다.
그러나 SVB가 지난 9일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보유한 채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고, 이를 보전하려고 애쓰다 파산하면서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은행권으로의 전이 위험도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크게 꺾었다.
현재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60%로, 금리 동결 가능성은 40%가량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건은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동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하든 비판을 잠재우긴 쉽지 않아 보인다. 동결을 선택하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고,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면 은행 위험을 외면한 것이냐는 반발을 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틀간 금융시장이 얼마나 안정되는지에 따라 수요일 금리 인상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수록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17일 기준으로 S&P500지수의 13.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애플은 지난 한 주간 4.4%가량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12% 이상 올랐다. 아마존과 엔비디아는 각각 9%, 12%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주가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상승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기술주를 짓눌렀던 금리 상승 부담도 완화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주 반등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 은행 침체로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축소되면 경기가 악화하고, 침체 위험이 커지면 빅테크 기업들도 이를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은행들의 대출은 미국 전체 은행 대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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