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角膜·cornea)은 우리 눈의 첫 번째 관문이다. 이 때문에 외상ㆍ화학물질ㆍ바이러스ㆍ세균 등으로 인해 각막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자칫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삶의 질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각막 손상으로 실명이 된다면 ‘각막 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 각막 이식은 의술 발달로 각막 전체 이식, 부분 이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져 5년 성공률이 60~70% 이르고 있다. 김태기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와 치료 및 관리법을 알아봤다.
■감염ㆍ외상ㆍ화학물질로 각막 손상되면 실명 위험
각막은 우리 인체에서 유일하게 투명한 조직이다. 이러한 각막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손상되면 혼탁 또는 변형이 돼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진다.
각막 이식은 이렇게 망가진 각막을 다른 사람에게 기증받은 건강하고 투명한 각막으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각막 손상 원인은 다양하다. 감염이나 외상, 화학물질 또는 화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이 밖에 구조적으로 각막이 뾰족이 올라온 원추각막, 각막확장증이나 수포성 각막병증, 그리고 유전적 요인에 의한 각막 변성 등이 있다.
■입술 포진 만드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도 각막 손상 주범
바이러스 중에서 우리가 흔히 듣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각막을 침범할 수 있다. 흔히 입술 주변에 수포를 형성하는데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상존하며 시시때때로 눈에서 활성화한다. 이런 헤르페스 각막염은 회복되더라도 각막에 흉터를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헤르페스 각막염 증상이 반복되면 창문이 뿌옇게 변하는 것처럼 계속 시력이 떨어진다. 여기에다 반복되는 염증반응으로 각막이 조금씩 녹는다. 이렇게 각막이 얇아져 천공(穿孔)을 일으키는 것이다.
■각막 전체증 혹은 부분만도 이식 가능
각막 손상은 각막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정해진다. 크게 각막 전체층을 이식하는 전층 각막이식술과 각막 병변이 앞면 또는 뒷면 일부층만 발생했을 때 시행하는 부분층 각막이식술이 있다.
최근 각막내피만 손상된 환자에게 각막내피세포만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 점차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전체층보다 부분층 각막 이식 건수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각막과 공막 경계 부위에 위치하는 ‘윤부’ 조직을 이식하는 윤부이식술이 있다. 이곳에는 각막 상피 줄기세포가 있어 이 부위를 이식하면 이후 줄기세포가 자라 손상 부위를 복원한다.
■0.53㎜, 5개층으로 이뤄진 각막, 섬세한 수술 중요
각막 지름은 11~12㎜, 두께는 보통 0.53㎜다. 이렇게 얇은 조직이지만 5개층으로 나뉘고 기능도 모두 다르다. 바깥쪽부터 상피, 보우만막, 기질, 데스메막, 내피 순으로 덮여 있다. 이렇게 얇은 막을 이식해야 하고, 기능을 잃지 않도록 하려면 섬세하면서도 집중력을 요한다. 각막을 봉합할 때에는 두께 0.53㎜ 각막의 90% 사이로 실이 들어가야 하고, 기증 각막과 수여 각막 사이에 각막층도 잘 맞아야 한다.
또 각막 주변 혈관층을 피해 수술해야 추후 거부 반응이 적다. 시간은 수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정도 걸린다.
■각막 이식 5년 성공률 60~70%, 재수술도 가능
일반적으로 거부 반응 없이 1년간 생착성공률은 80~90%, 5년 성공률은 60~70% 정도다. 수술 전 어떤 질환으로 각막이 망가졌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어, 기저 질환이 있거나 녹내장 등 각막 질환에 양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으면 일찍 망가질 수 있다.
이 밖에 한 번 이식에 실패한 눈, 각막 주변부 손상이 많은 눈에서도 성공률이 낮다. 이식한 각막의 사용 기간은 10년 정도이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환자가 젊고 건강하면 20년도 더 쓸 수 있을 것이다. 각막 이식은 재수술도 가능하다.
■이식 후 1.0 시력 가능…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각막 이식 후 시력은 잔여 난시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1.0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각막 이식 후에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식 각막에 대한 거부 반응이나 불필요한 혈관이 자라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이식된 각막이 벌어지지 않는지도 살핀다. 눈을 건조한 상태로 방치하면 각막에 쉽게 상처가 나기 쉽다. 평소 인공 눈물을 사용해 각막 표면을 편하게 해야 한다. 휴식도 중요하다. 과로를 피하고, 술·담배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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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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