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희 / 아피스파이낸셜그룹 부사장
2023년도 각종 은퇴 플랜의 불입한도액이 상승했음에도 물가 상승과 올해 불안한 고용환경으로 최대금액까지 은퇴저축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재정 목적을 달성하기위해서는 각자 나름대로 우선시하는 재정 플랜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은퇴저축과 비상자금 모으는 것 사이에서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하는게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으로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악화된 재정 상황으로 고임금을 받던 엔지니어들이 정리해고 대상이 되고 있고 이들이 새로운 직장을 얻는 것은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현재와 같이 어려운 고용 환경에서는 비상시를 대비한 자금 마련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피델리티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저축자의 절반이상이 2023년 재정 목표 제일우선으로 두는 것은 비상용 자금 마련과 같은 단기저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정된 수입에서 단기 저축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다른 저축을 줄이게 되는데 대부분 줄이는 자금은 은퇴저축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은퇴자금을 줄이다 보면 은퇴플랜이라는 긴 여정에 중요한 시간적 요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장 은퇴플랜내에 불입금을 최대 불입한도액까지 저축하는 것이 수월치 않다면 최소한 회사에서 매칭해주는 금액까지는 저축하고 비상 자금이 부족하다면 이를 먼저 마련하는 것이 현재 현실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상자금은 3개월에서 6개월정도의 생활비 확보를 권하는데 외벌이인 경우에는 맞벌이보다는 더 많은 기간 생활할 수 있는 비상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가져야한다. 비상자금을 모을 때 수익성에만 치중하다 보면 변동성이 많은 장세에서는 비상자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치중해서 비상자금을 모아야 한다. 비상자금을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비상자금의 용도를 잊지 말고 이를 아무 때나 꺼내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항상 사용하는 계좌와는 분리해서 비상자금을 안전하게 따로 모으고 직업상실 등으로 기본 생활비 부족시에만 사용을 해야 한다.
비상자금과 은퇴자금 확보에서도 상황에 따라 어느 쪽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지는 현재의 경제상황과 목적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지만 단기적인 목적에만 우선순위를 두다 보면 미래 은퇴플랜을 준비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은퇴플랜을 뒤로 미루다 보면 은퇴나이가 되어서 은퇴자금부족이라는 커다란 걸림돌을 만나게 된다. 은퇴이후 이상적인 은퇴자금은 보통 일하는 동안 벌은 수입의 70퍼센트정도 되면 이상적이라고 한다. 골드만 삭스 자산 관리팀이 2022년 7월~8월 사이에 1,566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 은퇴자들은 은퇴 수입 목표에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의 약 25퍼센트만 은퇴전 수입의 70퍼센트정도의 수입을 만들고 있고 절반 이상은 은퇴전 수입의 50퍼센트 미만이 은퇴수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적인 은퇴자금의 규모와 실제 은퇴자금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인생의 매 단계마다 본인의 재정 우선권을 어떻게 두고 실행하는지에 따라 작은 하나의 변화가 은퇴후에는 많은 차이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은퇴자금 준비와 비상자금 확보는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가능하다면 양쪽을 동시에 조금씩 마련해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전공분야를 키우는 것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만 재정 관련해서는 선택과 집중보다는 여러 재정 골을 동시에 함께 구사해가는 다각화 전략이 더 유용하다. 그 이유는 시간이라는 복리 효과와 다각화를 통한 안정성 때문이다.
장기적 은퇴자금 확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어려운 가정 상황을 극복 위한 비상 자금 확보를 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우선 가장 쉽고 금방 나타나는 효과는 현재의 소비 생활 패턴을 분석해서 절약을 하고 절약한 돈을 비상 자금으로 저축하는 것이다. 비싼 장바구니 물가에 고민하기 전에 우선 쇼핑 목록을 작성해서 필요한 것 만 구매하고 크레딧 카드 사용보다는 현금을 쓰는 전략을 구사하면 소비하기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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