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9~13일) 뉴욕증시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기업들의 실적 등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했던 3대 지수는 지난 6일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에 2%대로 상승 마감했다. 덕분에 3대 지수는 올해 첫 주를 모두 오름세로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1.46% 올랐고, S&P500지수는 1.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0.98% 반등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이번 주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로 12월 CPI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명확한 신호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 시장은 환호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대의 흐름이 나올 수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3천 명을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인 20만명을 웃돌았다. 12월 실업률은 3.5%로 반세기래 최저치였던 지난해 7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용이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12월 임금상승률이 전년 대비 4.6% 올라 전달치(4.8%)와 시장 예상치(5.0%)를 밑돌면서 임금 주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인플레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
이번 주 12일에는 12월 CPI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CPI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올라 전달의 7.1%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보합(0.0%)으로 전달의 0.1% 상승보다 완화됐을 것으로 전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대비 5.7%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11월에는 전월 대비 0.2% 오르고, 전년 대비 6.0% 올랐다.
헤드라인 수치가 7%대에서 6%대로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CPI는 지난해 6월에 약 40년 만에 최고치였던 9.1%를 기록한 후 하향 추세를 그려왔으며, 근원 CPI는 9월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경우 올해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5.00~5.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인 4.25~4.50%에서 0.75%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트레이더들의 전망치는 이보다 낮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2월 회의에서 0.25%포인트나 혹은 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고용시장이 완화되면 0.25%포인트로 기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주에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오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이 해당 연설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발언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편, 주초와 주 후반에 나오는 뉴욕 연은과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관련한 힌트를 얻기 위해 주목해볼 만한 지표다.
이번 주에는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도 나온다.
이번 실적 시즌은 오는 13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은행들의 실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이 제기되며 최근 폭락한 생활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실적도 10일에 나올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순이익이 줄어들 경우 이는 2020년 3분기(-5.7%) 이후 처음이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지난해 4분기 순익 전망치는 사실상 3.5% 증가였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 전망이 계속 악화하면서 순익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 수정돼 결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1개 업종 중에서 4개 업종(에너지,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의 주당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7개 업종(자재, 임의소비재, 통신, 금융, 기술, 헬스, 필수소비재)의 순이익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16.5배로 5년 평균인 18.5배와 10년 평균인 17.2배를 모두 밑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1분기 가이던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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