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방역규제 풀린 시드니·런던·파리·뉴욕 등 대도시 인파 운집
▶ 中, 뒤늦은 코로나19 확산에 ‘살얼음판’…우크라, 해넘긴 전쟁에 “버텨내자”
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리지에서 터져나오는 새해맞이 불꽃놀이 [로이터=사진제공]
전 세계가 2022년의 아픔과 아쉬움을 뒤로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2023년 새해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규제 탓에 지난 2년 간 제대로 새해맞이를 즐기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럽과 미국 등 곳곳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규제가 풀리면서 더 많은 인파가 모여 더 떠들썩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를 넘기면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는 신년 맞이 행사도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중국에서도 좀처럼 새해 분위기를 내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는 지구촌 동쪽을 지키는 동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부터 시작됐다.
3년 만에 방역 규제 없는 새해맞이 행사가 열린 호주 시드니에서는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등 관광 명소에 약 100만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호주는 2020년 말에는 엄격한 코로나19 봉쇄가 진행 중인 탓에, 2021년 말에는 오미크론이 대규모로 확산하면서 신년맞이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로이터통신에 "올해, 시드니가 돌아왔다. 우리가 축포 소리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세계 곳곳의 새해맞이 축제 시작을 알렸다"고 말했다.
중국도 최근 고강도 방역정책 '제로 코로나'를 대폭 완화했지만, 새해맞이 분위기는 팬데믹 이전의 평년과는 사뭇 달랐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사망자로 병원·화장장이 터져나갈 지경인 중국은 좀처럼 새해 분위기를 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산둥성의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바이러스가 그냥 나가 죽었으면 좋겠다. 새해맞이를 함께 할 만큼 몸 상태가 괜찮은 친구를 한 명도 찾을 수가 없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썼다.
코로나19가 최초로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시에는 수만 명 규모의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다만 이날 신년맞이 행사는 엄혹한 경찰 통제 속에 진행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지 당국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한의 전통적인 신년맞이 행사 장소에서는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켜버렸다.
'건강과 안전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피하자'는 확성기 방송도 계속 흘러나왔으나 주민들은 이런 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서 모여 신년을 맞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023년 축하하는 홍콩 빅토리아항 [로이터=사진제공]
홍콩 빅토리아항에서도 카운트다운에 이어 고층빌딩을 화려하게 감싸는 형형색색의 불꽃놀이가 터져 나오는 등 성대한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올해 홍콩의 새해맞이 행사는 수 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2019년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 때문에 행사가 아예 취소됐었고, 2020,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규모가 대폭 축소됐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발생한 수해 참변 탓에 올해 쿠알라룸루프의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전역에 호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3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수만 명이 발생했다.
느닷없는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누구보다 최악의 한 해를 보냈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신년맞이도 크게 제한됐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통행금지가 계속되고 있어 대규모 신년맞이 행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부 주지사들은 소셜미디어에 신년 전야에 통행금지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통금 발효 전 미리 새해를 축하하는 키이우 시민 [로이터=사진제공]
키이우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발코니에서 "새해 축하!",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친 것 말고는 새해가 왔음을 알려 주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AP통신은 현지발 기사로 전했다.
이날 0시 30분께부터 키이우에는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으며 그 뒤로 폭발이 발생했다. 요격된 러시아 미사일의 잔해가 도심 지역에 낙하해 자동차가 파손되기도 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최근 러시아가 퍼부은 미사일 공격에 대해 "우리한테 새해 복을 빌어주는 모양이다. 우리는 버텨낼 것"이라고 결연히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에서는 어린이 주민들이 지하철역에서 신년맞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어린이의 부모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는 명절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트리도 꾸몄다"고 말했다.
최전방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참호 속에서 전우들과 크리스마스 축복을 주고받았다.
한 병사는 "우리가 수호해야 한다. 다른 누구는 없다. 우리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도 새해맞이 행사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고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통상의 불꽃놀이나 축하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입장이 통제된 붉은광장 바깥에서 새해맞이하는 모스크바 시민들 [로이터=사진제공]
AP에 따르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짙은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신년 축하 행사가 열렸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 등이 특설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했다. 1908년 시작된 전통에 따라, '원 타임스스퀘어' 건물 꼭대기에서 대형 크리스털 볼을 신년 카운트다운에 맞춰 하강시키는 연례 행사도 열렸다.
피닉스 지역에서 왔다는 티나 라이트는 타임스스퀘어 카운트다운 행사가 끝난 후 AP통신에 "모든 이들에게 번영과 평화와 사랑이 있기를 소망한다"며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하자"고 말했다.
인파가 몰린 타임스스퀘어에서 고작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흉기를 휘두르는 남성을 제압하고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있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새해를 축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신년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며 "당신들이 승리할 때까지 우리는 도울 것이며 정의롭고 영속적인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할 것이다. 프랑스와 유럽을 믿으라"고 말했다.
10만명이 운집한 영국 런던의 템스강변에서는 '명물' 웨스트민스터궁 엘리자베스 시계탑의 종 '빅벤'이 울리며 새해를 알렸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을 밤하늘에 그리는 드론 쇼를 지켜봤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코파카바나 해변에 수천명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인파가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새해 축하 불꽃놀이를 지켜봤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이 해변에 매년 200만명의 새해맞이 인파가 몰렸으나, 코로나19로 축하행사가 대거 취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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