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대남위협 수위 높이며 전방위 시위 예고…국지도발 등 경계
▶ ‘전술핵탑재’ 가능 초대형방사포 새삼 과시…대남경고·긴장고조 지속 의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에도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군사력 강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신무기 개발과 핵탄두 보유량 증대 등 기존에 해왔던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초대형 방사포 두 차례 발사 사실과 핵탄두 탑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는 새해에도 군사적 긴장 지수를 계속 높여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이하 한국시간)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31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천명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 핵탄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등이다.
통신은 보고에서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싸일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기존 ICBM 화성-15형과 화성-17형 등을 보유한 북한이 또 다른 ICBM 체계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5일 고체연료 로켓엔진의 지상 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체연료 무기는 기존 액체연료와 비교 시 연료를 발사체에 상시 적재해둘 수 있어서 연료 주입이 필요 없다. 그만큼 발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이 강조한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위해서는 액체연료보다 은밀성과 기동력이 뛰어난 고체연료 무기가 더 적합하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고체연료 ICBM 또는 새로운 다른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열병식에서 공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8차 당대회에서도 언급한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하려 할 것"이라며 "북한은 과거에도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한 바 있는데 조만간 목업 모형이라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내년 최단기간 내 첫 군사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천명하며 마감단계에 있는 정찰위성과 운반발사체(로켓)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위성 운반발사체로 지난달 지상 분출시험한 고체연료 로켓을 이용할 가능성 있다.
북한은 또 "남조선 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생산을 늘리고 여기에 탑재할 핵탄두도 다수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제2경제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구경 600㎜ 초대형방사포를 '중정'하는 기념식을 했고, 30문을 추가 생산해 장거리포병부대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새벽과 전날 발사한 총 4발의 SRBM이 모두 최근 생산해 일선 부대에 전달한 600㎜급 초대형 방사포의 검수사격이었다고도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무기가 "우리 군대가 제일로 기다리는 주력 타격 무장"이라며 "높은 지형극복 능력과 기동성, 기습적인 다련발 정밀 공격 능력을 갖췄고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종우 국장은 "핵무력 강화는 북한이 기존에 해오던 활동이고, 남측에서 어떻게 접근한다고 해서 이런 정책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위대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과 '일당백' 구호 제시 60돐이 되는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 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올해를 기해 전시 동원 능력과 실전적 능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로, 대남 위협 발언의 수준을 한층 높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류성엽 위원은 "미사일로만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 위협을 강화해서 체제 경쟁에 다시 한번 나서보겠다는 것"이라며 "국지도발 가능성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미가 KN-25로 분류하는 초대형 방사포는 공개된 지 오래고 지금까지 많은 시험발사가 군 당국에 포착됐다. 일선 배치를 기념한다고는 해도 신년을 기해 전면에 내세운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습적인 다련발 정밀 공격 능력'을 강조했으나 지난달 31일 3발 발사 시간이 오전 8시 1분, 14분, 15분으로 일본 당국에 포착된 점으로 미뤄 1∼2번째 탄의 간격만 놓고 보면 연발 능력이 얼마나 될지 확실하지 않다.
다만 초대형 방사포가 단거리 유도탄으로 사실상 남측만 겨냥한 무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남 핵 위협을 강화해 남측을 핵의 볼모로 삼겠다는 명백한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방사포가 남측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무기임을 강조한 것은 실제 행동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대남용 주력 공격형 무기이므로 미국보다는 대남 경고성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신형 ICBM 개발 가능성과 탄도미사일 도발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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