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누리로 본 달탐사 삼국지
▶ 3차 시도 만에 임무궤도 진입, 달 100㎞ 상공에 무사히 안착…내년 2월부터 1년간 관측 시작 “7대 우주강국…역사적 순간”
중국·일본은 수십년 전 탐사 “한국 우주산업 더 속도내야”
우리나라가 첫 달 궤도선‘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를 27일 달 임무궤도에 안착시켜 중국·일본에 비해 뒤진 달 탐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중국·러시아·유럽·일본·인도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국이 되며 국제 우주탐사 경쟁에 가세한 것이다. 다만 중국이 2013년 달에 착륙한 데 이어 10년 내 달 기지 건설을 목표하고 일본도 민간 우주기업이 내년 4월 달 착륙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달 착륙 계획을 2032년으로 당초 계획보다 1~2년 늦추는 등 한참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8일 “다누리가 26일 오전 11시 6분 세 번째 시도만에 속도를 줄여 임무궤도에 진입해 현재 달 상공 100±30㎞에서 초속 1.6㎞ 속도로 약 2시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 순간”이라고 밝혔다.
다누리는 시험운전을 거쳐 새해 2월부터 1년간 달 궤도를 돌며 10년 뒤 달 착륙과 장기적 자원개발 등을 위한 사전조사에 들어간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공학회 회장(항공대 교수)은 “우주궤도를 설계하는 기술이나 우주탐사 과정에서 필요한 관제기술을 확보했다”며 “항행 기간 경기도 여주의 심우주 안테나와 통신하며 자세 제어 등을 하고 여러 번 궤적도 수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다누리는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돼 지구·태양·달의 중력을 활용해 누적 594만㎞를 날아 145일 만에 달에 접근했다.
다누리에는 국내에서 만든 5개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1개를 합쳐 총 6개 탑재체가 실렸다. 항우연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최대 해상도 2.5m로 관측 폭 10㎞ 이상의 달 표면 관측 영상을 찍고 10년 뒤 달 착륙선 후보지를 탐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편광카메라로는 티타늄 등 자원 분포 현황을 파악하고 달 표면의 마그마 고체화 과정을 연구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 분광기로는 6개월 이상의 감마선 측정자료를 수집해 달 원소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주인터넷시스템을 통해 우주인터넷도 시험한다. 경희대의 자기장 측정기로는 달 주위 공간과 달 표면의 자기이상 지역의 자기장 분포와 파동을 관측한다.
특히 나사의 섀도캠을 통해 달 남극의 영구음영 지역에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유인착륙 후보지를 찾는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개발 과정에서 중량 증가에 따른 연료량 부족, 달 전이 방식 변경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260㎏의 연료 중 65%를 소모해 남은 연료로 1년간 임무 수행을 하며 최대한 성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렇게 다누리가 달 탐사에 본격 나설 예정이나 중국과 일본은 저만치 앞서 달 탐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경우 2007년 ‘창어 1호’를 발사해 달 상공 200㎞ 궤도를 돌며 달 탐사를 했다. 2013년 말에는 ‘창어 3호’를 소련(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아시아 최초로 달에 착륙시켰다.
2019년 초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고 2020년 말 ‘창어 5호’는 달 토양 샘플을 채취해 귀환했다. 중국은 10년 내 달 연구기지를 건설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일본은 1990년 1월 세계 세 번째, 아시아 최초로 달 탐사선 ‘히텐’을 발사해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2007년에는 ‘셀레네’를 발사해 달 전체의 3D지도를 작성하고 달의 기원과 진화, 달 이용 가능성 등을 연구했다.
여기에 일본의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달 착륙선 ‘미션1(M1)’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내년 4월 착륙을 목표로 발사했다. 만약 성공한다면 세계 네 번째로 달에 착륙하게 된다.
달착륙선 발사체 개발 시작
우주경제 계획 본격 가동우주발사체(로켓)와 인공위성 기술 확보를 넘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우주경제 계획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계획의 하나로 2032년 한국 최초의 달 착륙선을 쏘아올릴 고성능 로켓 개발이 시작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디지털 모범국가 실현’을 목표로 8개 핵심 과제를 제시하고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먼저 우주경제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최초의 국산 로켓인 누리호에 이어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위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착수한다. 내년부터 2032년까지 총 2조 132억 원을 투입한다. 지상에서 발사될 때의 추진력을 결정하는 1단 엔진을 기준으로 누리호(75톤급 4기, 총 300톤급)보다 큰 500톤급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재점화·추력조절 등 누리호가 갖추지 못했던 로켓 재사용 기술도 들어간다. 2024년부터 달 착륙선을 개발하기 위해 6286억 원 규모의 관련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누리호 3차 시험발사도 실시한다. 앞서 두 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검증한 누리호의 성능을 더 고도화하는 과정이다. ‘한국형 나사(NASA)’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원사업 예타 추진, 민간 우주기업 육성을 위한 연간 50억 원 규모의 우주스타트업 전용 펀드 조성, 위성 서비스 창출을 위한 위성활용촉진법 제정 등도 계획했다.
[김윤수 기자·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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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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