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부터 1~10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3년차인 올해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해가 바뀌고 얼마 안 돼 2월24일에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친 인류를 더 힘겹게 하고 세계평화를 위협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자고나면 하루가 다르게 뛰는 천정부지의 인플레이션으로 삶이 더 팍팍해지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됐다. 올 한해 워싱턴 한인사회의 큰 이슈가 됐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➊ 살인적 인플레이션…개스비 폭등
눈만 뜨면 오르는 물가 폭등으로 장보기가 겁났던 살인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한 해였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해져 미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1981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삶을 팍팍하게 했다. 더구나 개스비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정도 올라 모든 물품가격 상승을 부채질 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 같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➋ 우크라 전쟁과 한인 인류애 보여준 모금운동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 해방을 위한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유로 전쟁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본보가 전개한 우크라 난민 돕기 성금 모금 캠페인에는 2천여명의 한인이 동참해 21만 4천 65달러의 성금을 모았다. 3월 4일부터 40일간이라는 단기간내에 이뤄진 이 같은 모금은 워싱턴 한인들의 인류애와 휴머니즘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➌ 오미크론 변이 재확산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은 올해 초까지도 무서운 기세로 계속됐다. 특히 전염력이 더욱 강력해진 새로운 변종인 오미크론 변이가 대확산하면서 보건 당국이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강력히 권장하는 등 발생 3년차 코로나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됐다. 이후 여름을 지나면서 대부분의 코로나 보건 비상사태는 점차 해제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거리두기 해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➍ 부동산 이상 열기…웃돈 주고도 못 사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까지도 버지니아, 메릴랜드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셀러가 제시한 리스팅 가격보다 10%-20%를 더 얹어 오퍼를 해도 집사기에 실패하는 이상 열기가 가득했고 주택가격도 급등했다. 이 같은 부동산 이상 현상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의 금리인상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며 부동산 과열 현상은 주춤해졌다.
➎ 한인단체·종교기관 3년만에 완전 대면모임 재개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한인 단체 및 교회와 성당 등 종교기관들이 올해부터 천천히 대면모임을 재개해 가을부터는 전면 대면모임으로 전환했다. 특히 이달에 몰린 여러 한인단체 및 동창회의 연말 송년모임과 성탄절 예배·미사는 길고 어두웠던 팬데믹 터널의 끝을 지나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한 해를 돌아보는 완전 대면모임으로 진행돼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➏ 미 중간선거 한인 정치력 신장 새 이정표
지난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의원 4명(앤디 김·영김·미셸 박 스틸·메릴린 스트릭랜드)이 3선 또는 재선에 성공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시티에서는 임소정 시의원이 3선에 성공했으나 시장 후보로 나선 이상현 후보는 183표차(1.9%)로 석패했다. 메릴랜드에서는 데이빗 문, 마크 장 주하원의원이 당선됐으며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의 둘째 딸인 제이미 스털링 검사가 메릴랜드 세인트 메리스 카운티 검사장에 당선돼 최초의 한인 검사장이 됐다.
➐ 윤석열 대통령 당선
올해 3월 실시된 한국 대선으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검찰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한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 5월 새 정부가 출범했다. 윤 대통령 당선은 거센 정권심판 민심이 정권안정 여론을 누른 결과로 평가됐다. 올해 대선은 미주 한인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였다. 미주 한인들은 윤 대통령이 해외 한인들에게 자랑스러운 한국을 만들고, 재외동포 관련 공약 실천, 올바른 한미관계 유지 등을 위해서도 힘써주길 소망했다.
➑ 경기침체 속 구인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일하는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식당 등 요식업계와 미용업계 등 서비스 업체들이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팬데믹과 맞물려 조기은퇴하는 사람들과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들의 대거 퇴직도 구인난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➒ 모국방문 봇물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며 한국에서는 백신 접종자들에게도 요구하던 격리 의무화를 마침내 해제해 미주 한인들의 한국 방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 여름부터 그동안 미뤄뒀던 모국방문이 봇물을 이루기 시작해 지난 9월 말-11월 초 피크를 이뤘다.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얼굴이 안보이면 한국에 가 있는 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➓ 한인 등 아시안 증오범죄 기승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미 전국에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급증했으며 이중 한인도 두 번째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아시안 증오사건 신고 사이트인 ‘아태계 증오를 중단하라’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시작된 후 2년간 1만 1,500여건의 증오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한인 신고는 1,800여건으로 중국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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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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