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연방수사국(FBI), 연방의회 경찰, 샌프란시스코 경찰으로 구성된 합동 수사반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자택 앞에서 남편 폴 펠로시 피습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연방대법원은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49년만에 뒤집었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는 위축됐고, 윌 스미스가 오스카 시상식에서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일도 있었다. 다음은 머큐리뉴스가 선정한 2022년 베이지역 10대 뉴스이다.
▶끝나지 않은 팬데믹
코비드 3년째가 끝나가지만 한 세기동안 최악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몰고온 질병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 전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베이지역 주민들은 팬데믹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고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팬데믹 규제를 완화했다. 부스터샷과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사망률을 줄였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코비드 사망자는 2월 유행 정점기간에서 12월 중순까지 83% 감소했다. 그러나 새해가 다가오면서 베이지역 전역 병원이 코로나,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트리플데믹으로 다시 긴장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연휴 실내모임에서 마스크 착용, 오미크론 대응 백신과 독감 백신 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펠로시 남편 피습
중간선거를 불과 10일 앞둔 10월 28일 오전 2시경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하원의장의 남편인 폴 펠로시(82)가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괴한은 ‘낸시는 어디 있느냐’며 하원의장을 찾으면서 폴을 둔기로 내리쳤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어 화를 피했다. 42세의 데이비드 데파페로 알려진 괴한은 하원의장을 납치할 계획이었으며, 헌터 바이든(바이든 대통령 아들), 할리우드 배우 톰 헹크스, 개빈 뉴섬 주지사도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데파페는 극우적인 음모론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숙자수 증가
베이지역에서 홈리스 문제는 심각한 사안 중 하나이다. 놀랍게도 2019년에서 2022년 사이에 샌프란시스코만 빼고 베이지역 카운티에서 노숙자수가 증가했다. 지난 3년새 알라메다카운티 홈리스 인구는 22% 증가해 1만명에 육박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오클랜드에 거주했다. 오클랜드 노숙자수는 2015년 이후 131% 증가해 올해 5천명이 됐다. 최근 오클랜드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클랜드시는 2021-22년도 연간 약 20억달러 시 예산중 1억2,200만달러를 노숙자 지원비로 지출했다. 지난 11월 투표에서 SF 유권자들은 매년 홈리스 관련 예산이 늘어나도 홈리스 문제가 개선되지 않자 ‘홈리스 및 하우징 지원국(DHSH)’을 감독하는 위원회를 만들자는 프로포지션 C를 통과시켰다. 한편 지난 9월 개빈 뉴섬 주지사는 정신질환 노숙자들을 강제 치료하는 ‘Care Court’ 법안에 서명했다.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추락
올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두 기업가가 추락했다. 팔로알토 바이오테크기업 테라노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스(37)는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떠올랐으나, 진단 기술이 결국 허위로 드러나면서 몰락했다. 결국 ‘희대의 사기꾼’으로 결론나면서 홈스는 지난 11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해 한때 ‘코인 제국’을 이끌었던 샘 뱅크먼-프리드(30, 팔로알토 출신)가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려 계열 헤지펀드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메우는 등 투자자들과 고객들을 사취한 혐의로 지난 22일 기소됐다. 또 정치인들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뿌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뱅크먼-프리드 부모는 둘다 스탠포드대 로스쿨 교수로 알려졌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에이스 스테픈 커리가 6월 20일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로이터>
▶워리어스 우승
지난 6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보스턴 셀틱스를 꺾고 4년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팀 통산 7번째 우승으로, 2017-2018시즌 이후 4년만에 NBA 왕좌를 탈환하며 2010년대 중·후반을 주름잡았던 ‘왕조의 귀환’을 알렸다.
▶머스크, 트위터 인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17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일론 머스크(51)는 1994년 실리콘밸리에서 페이팔 초기 투자로 수백만달러를 벌었고, 민간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또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CEO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지난 7월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가 3개월만에 자신의 의사 결정을 번복하고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머스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고, 정지당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구했으며, 트위터의 임직원을 저격하는 트윗을 올려 반발을 샀다. 머스크 인수 후 트위터의 상위 100대 광고주 중 약 70%가 지난주 광고를 중단했다.
▶원격근무로 텅빈 도심
팬데믹으로 원격근무가 보편화됐다. 지난 9월 베이에어리어뉴스그룹 조사에 따르면 베이지역 주민의 19%가 완전히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27%는 부분적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베이지역 사무실 공실률이 18%(팬데믹 이전의 3배)로 늘어났고, 샌프란시스코의 공실률은 25%에 달했다. 원격근무제로 교통혼잡이 줄고, 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됐지만 도심은 텅 비게 됐다. 특히 바트나 VTA 등과 같은 대중교통기관은 승객수가 줄면서 적자가 불어났다.
▶FBI, 앤티옥·피츠버그 경찰관 조사
연방수사국(FBI)이 앤티옥과 피츠버그 경찰관 12명(최소)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자신들의 연봉을 올리기 위해 부정하게 대학 학위를 취득하려고, 온라인코스 수업과 시험을 대리해줄 여성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경찰관들은 순찰중에 스테로이드와 코케인 사용, 뇌물 수수, 보고서 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곧 기소될 예정이다.
▶기록적인 더위와 가뭄
노동절 전후 기록적인 폭염으로 최고기온이 경신됐다. 9월 7일 칼리스토가가 118도로 베이지역 9개 카운티 중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고, 전날 페어필드 트래비스 공군기지 117도, 리버모어 116도, 산호세 109도로 데스밸리 수준의 기온을 기록했다. 폭염에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주전역에 ‘절전 경보(Flex Alert)’가 발령됐다.
한편 베이지역과 캘리포니아주는 3년 연속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이번 겨울 폭풍우와 폭설로 가뭄 완화에 도움이 됐지만 아직도 많은 비와 눈이 필요한 상태이다.
▶오클랜드·산호세 시장선거 접전
8년간 오클랜드와 산호세시를 이끌어왔던 시장들이 내년 1월부터 교체된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산호세 차기 시장으로 매트 마한(시의원)이 6천표차로 신디 차베즈 산타클라라카운티 수퍼바이저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오클랜드 시장 선거에서는 라오스 이민자의 딸인 쉥 타오가 동료 시의원 로렌 타일러를 677표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내년 1월 취임선서를 할 예정인 두 시장당선자는 노숙자 문제, 다운타운 경기 활성화, 범죄 감소 등 유사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임기제한으로 물러나게 되는 샘 리카르도 산호세 시장과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은 다음 단계로 연방의원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바라 리(76, 민주, 오클랜드)와 조 로프그렌(74, 민주, 산호세) 연방하원의원은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은퇴계획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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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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