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은퇴생활 (11) 상속계획에 대한 이해와 유산세율 변화
▶ 유산세 면세한도 1,300만불… 비거주자는 6만불, 현행 면세금액 2026년 ‘반토막’ 가능성 유의해야
생명보험 혹은 자선단체 기부 트러스트 절세효과
상속계획(Estate Planning)이란 개인이 갖고 있는 자산을 사망시 본인의 의사대로 가족이나 친지, 단체에게 상속하는 데 있어 현행 상속법에 따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유산세와 상속세, 증여세 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계획하고 문서화하는 것이다. 상속계획은 피상속자인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재산상황과 상속받을 가족 구성원 등에 관한 파악에서부터 시작된다.
상속계획을 제대로 세우려면 먼저 유산세(Estate Tax)와 상속세(Inheritance Tax)의 차이, 연방 및 주 유산세, 주 상속세 규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산세는 사망자가 남긴 자산에 부과되지만 상속세는 상속받은 유족들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다.
클린턴 행정부(민주) 시절인 1997년만 해도 연방 유산세와 증여세 면세액은 60만달러(세율 55%)에 불과했다. 2002년 부시 행정부(공화) 들어 유산세와 중여세 면세한도가 100만달러(세율 50%)로 인상됐다.
2011년 오바마 대통령(민주)이 유산세와 증여세 면세 한도를 500만달러(세율 35%)로 크게 올렸다. 2018년 부동산 재벌 트럼프 대통령(공화)이 집권하면서 유산세 및 증여세 면세한도는 1,118만달러(세율 40%)로 껑충뛰었다. 이후 면세액은 올해 1,206만달러로 늘어 났고, 2023년에는 1,292만달러로 인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유산세 면세 한도는 오는 2025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세법 전문가들은 한시적 적용기간이 끝나는 2025년 말까지 연방의회에서 유산세 면세 범위에 대한 논의가 없을 경우 2026년 1월1일부터는 2013년 당시 면세 금액인 500만 달러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550만~680만 달러가 새로운 면세 한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 현재 부동산과 주식, 예금을 포함해 2,500만 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는 시민권자 김모(75)씨 부부의 예를 들어보자. 만약 김씨가 자산 변동 없이 2026년 이전 사망한다면 부부 합산 면세금액(2,584만 달러) 미만이어서 유산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김씨가 2026년 이후 사망하고 그 시점의 면세액이 600만 달러로 내려 갔을 경우 부인 생존시에는 유산세 납부가 유예되다가 부인 역시 사망했을 때 2,500만 달러에서 부부 면세 한도 1,200만달러를 뺀 1,300만 달러의 40%인 520만 달러를 유산세로 납부해야 한다.
한편 미국에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비거주자(Non Resident Alien)의 연방 유산세 면세 금액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등 거주자 면세 금액보다 훨씬 적은 6만 달러에 불과하다. 피상속인 사망시 초과 금액에 대한 유산세율은 10만 달러 이상 30%, 15만 달러 이상 32%, 25만 달러 이상 35%, 100만 달러 이상은 40%다.
한국에 거주하는 박모(57)씨는 3년 전 캘리포니아에 사는 가족들을 위해 본인 명의로 100만 달러 상당의 주택을 구입했다. 현재 주택 가치는 150만달러. 김씨 사망시 상속받는 자녀들이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6만 달러를 제외한 144만 달러에 대해 최고 세율인 40%를 미국에 유산세로 납부해야 한다.
비거주자의 미국 내 자산(US-situated assets)에는 부동산을 비롯해 유형 개인재산, 미국에 설립된 회사의 주식 등이 포함된다. 미국 은행의 한국 지점에 개설된 은행계좌와 비거주자의 생명보험 사망보상금 등은 유산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는 연방 유산세 외에 주 유산세와 상속세를 별도 부과하지 않는다. 반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등 일부주는 주 유산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메릴랜드주는 연방 및 주 유산세는 물론 주 상속세도 내야 한다.
미국에서는 개인이 생전에 자신이 가진 재산을 가족들이나 비영리기관을 포함한 제3자에게 상속절차 없이 증여할 수 있다. 2023년도 평생 증여세 면세액(Lifetime Gift Tax Exemption)은 유산세 면세액과 동일한 1,206만달러이며, 연방국세청(IRS)에 보고하지 않고 증여할 수 있는 연간 한도금액(Annual Exclusion)은 1만7,000달러다.
부인과 사별한 LA거주 최모(67)씨는 내년부터 20년간 자녀 2명과 며느리 2명, 손주 4명에게 매해 5만달러씩을 증여할 계획이다. 연간 1만7,000달러 이상을 증여할 경우 IRS에 이를 보고해야 하지만 당장 증여세를 내야하는 것은 아니다. 단 초과 금액 528만달러(3만3,000달러x8명x20년)는 최씨에게 적용되는 유산세 면세한도(2023년 기준 1,292만달러)에서 차감된다.
내셔널 라이프그룹의 박정훈 매니저는 “평생 증여세 면세한도를 활용하거나 생명보험 트러스트(ILIT), CRT와 CLT 같은 자선단체 기부 트러스트 등을 이용하는 효율적인 상속계획을 활용하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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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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