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만 관리하면 6년까지 거뜬히 사용…대부분 3년 반 안에 새 폰으로 교체
▶ “금전 부담뿐 아니라 환경도 고려해야” 수리 간편화 위한 조치들 잇달아 나와
스마트 폰은 자동차와 그리 다르지 않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충분히 나이가 들고 책임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이것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비용을 감당하는 방법은 여럿이 있다. 곧바로 사버리는 것, 그리고 대출을 받거나 리스를 하는 것 등이다. 자동차처럼 폰 모델들은 연도별로 구분될 만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자동차와 폰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최소한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점에 있어서 말이다. 자동차 소유주들은 자신의 차 서비스와 필요한 수리를 위해 이를 업소로 가져간다.
그러나 폰의 배터리 같은 기본적인-그리고 비싸지 않은- 무엇인가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보통 전체 기기를 바꿔버린다. 전자제품 수리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트인 iFixit의 경영자인 카일 윈스는 “자동차의 타이어가 마모되면 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안다”면서 “그런데 전자제품들은 자동차처럼 메인터넌스를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심리적 착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자동차 교체를 하기까지 소유하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약 8년에 이른다. 폰 업그레이드까지의 기간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폰의 경우는 약 3년 반이다. 하지만 잘 관리만 하면 좋은 폰의 수명은 6년에 이를 수 있다.
폰을 교체하는 것은 지갑에 부담이 된다. 뿐만 아니라 환경에는 더욱 그렇다. 최소 70가지 물질로 구성된 폰의 제조는 에너지 집약적이고, 또한 종종 전기생산에 많은 탄소 배출이 필요한 국가들에서 이뤄진다. 우리는 왜 필요하지도 않은 데 폰을 업그레이드 하는지 잠깐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리서치들이 있다. 너무 높은 일부 수리비용 같은 요소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말 큰 이유는 순수하게 행태적인 것이다. 우리가 왜 자동적으로 폰을 바꾸게 되는지 그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돈을 절약하고 소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학계에서 지적하고 있다.
델프트 기술대학이 스마트폰을 교체한 서유럽 617명을 대상으로 2021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교체하기 전 얼마동안 폰을 갖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바꿨는지를 물었다. 또 고장이 났거나 기능이 떨어진 폰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수리를 고려해 봤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스마트폰 교체와 관련, 가장 많은 응답은 느려진 소프트웨어와 낡은 베터리 같은 기능 상실이었다. 또 부분적으로 작동이 잘 안 되는 폰을 갖고 있다고 말한 사람들 가운데 단 30%만이 수리를 생각해 봤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많았던 이유는 그저 새로운 것을 구입해야 할 때라고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델프트 대학의 디자인 교수로 연구를 주도한 루스 머기는 사람들 사이에 폰의 수명은 길어야 3년 반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간을 넘어서도 잘 기능하고 있는 폰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그랬다는 것이다.
이런 믿음은 업그레이드를 부추기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그 가운데는 폰 업체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낡은 폰을 새로운 폰 교체를 위한 크레딧과 교환하라고 이메일 등을 통해 계속 상기시킨다. 또 하나는 지인들로부터의 압력이다. 몇 년에 한 번씩 폰을 바꾸는 친구들과 동료들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머기는 “같은 폰을 너무 오래 갖고 있으면 사람들은 당신을 약간 이상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그레이드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좀 더 어려운 문제이다. 수리에 다르는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폰은 접착제와 아주 작은 나사로 봉해져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로서는 수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부품도 비싸다.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한 조사에서 사람들은 폰이 부서질 경우 수리를 원하지만 장애물을 만난다고 밝혔다. 지난 5년 사이에 폰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힌 사람들의 25%는 수리를 하려 했지만 결국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단 16%만이 수리를 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는 수리를 하려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거나 새 것으로 바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폰을 좀 더 당신의 자동차처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폰이 대체로 잘 기능하고 있다면 배터리 교체 같은 기본적인 메인터넌스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폰의 경우 자동차 수리업소들이 소유주들에게 제공하는 것 같은 유용한 리마인더들이 없다. 다음번 오일 교환 일시를 적은 스티커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당신 스스로 이것을 할 수 있다. 매 3년마다 새로운 배터리를 위해 수리업소에 가는 캘린더 이벤트를 설정해 두면 된다. 폰의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3년 정도 지나면 기능이 떨어진다.
또한 폰 첵업을 위한 연례 캘린더 리마인더를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필요 없는 앱들과 사진들을 청소하면 더 많은 디지털 저장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계산을 잘 해보는 것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약 70달러를 들이면 수리업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수리이다. 2년 후 당신이 800달러짜리 폰을 역시 800달러인 새로운 모델을 위한 300달러 크레딧과 교환한다고 치자. 그러면 매 2년마다 500달러를 쓰는 셈이 된다. 8년에 걸쳐서는 당신은 폰에 총 2,800달러를 쓰게 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에 만약 800달러짜리 폰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한 번 교체에 70달러인 배터리를 두 번 바꿨다면 총 비용은 940달러가 된다. 많은 이들에게, 특히 여러 개의 폰을 갖고 있는 가족들에게는 상당한 절약이 될 수 있다. 새로운 폰 광고가 TV나 당신 인박스에 뜨면 절제력을 발휘하라고 스스로에게 상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조언했다.
그는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 시끄러운 광고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아야 하며 환경이라는 좀 더 큰 그림을 떠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폰 문제들의 경우 수리가 실질적이지 못할 수도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한 케이스를 들자면 내 iPhone 12 스크린이 깨졌을 때 애플의 대체 부품 가격은 300달러였다. 만약 수리비가 새로운 폰 가격이 근접하는 경우라면 새로운 제품을 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그렇긴 하지만 나는 폰에 대한 애착 때문에 수리를 했다.)
그런 가운데 폰 수리와 관련한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연방거래위원회는 제품 수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업체들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6월 테크 기업들에 대해 전자제품 수리와 진단 도구들에 대한 접근을 개방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뉴욕 주 법안이 통과돼 캐시 호컬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조치들의 결과로 폰 수리는 점차 간편해지고 있다. 다음번으로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
By Brian X. 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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