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관리·비정상적 설치’… 수리 받기 힘들어
▶ 계약서 검토해 보상 범위 잘 이해해야
홈 워런티가 주택 관리에 유용하지만 잘 모르고 가입하는 사례도 흔하다. [준 최 객원기자]
부실 관리나 잘못된 설치로 인한 홈 워런티 수리 요청은 거절되기 쉽다. [로이터]
홈 워런티는 주택 시설이나 가전제품에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 또는 교체비를 보상하는 일종의 주택 관리 보증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주택 매매 시 셀러가 바이어에게 1년 치 계약을 들어주고 그 뒤부터는 주택 소유주가 매년 계약을 연장해서 고장이 발생할 때마다 적절한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홈 워런티 계약 내용을 잘 모르고 무작정 수리나 교체를 요청했다가 요청이 거절돼 서비스 신청 수수료만 날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재정전문 머니 매거진이 홈 워런티 수리 요청이 거절되는 이유와 홈 워런티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 주택 보험과 다른 개념
주택에 고장이 발생하면 홈 워런티와 주택 보험 등 두 가지 방식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런데 두 방식은 보상 대상, 범위 등 큰 차이가 있다. 우선 홈 워런티는 보험이 아닌 서비스 계약이다. 여러 가전제품, 전기 및 수도 시설, 냉난방 시설 등 주요 주택 시설에 고장이 발생했을 때 홈 워런티를 통해 수리 또는 교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반면 창문이나 출입문과 같은 주택 구조물 관련 시설은 홈 워런티 보상 제외 대상으로 주택 보험을 통해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 화재,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 또는 범죄로 인해 발생한 주택 건물 피해나 재산 피해 역시 홈 워런티가 아닌 주택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
◇ 거절 이유 다양해
홈 워런티를 통해 수리나 교체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범위는 넓은 편이다. 그러나 고장 발생 원인, 평소 관리 상태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서비스 요청이 거절되는 경우도 흔하다.
◆ 고장 시기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거절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고장 시기와 관련된 것이다. 홈 워런티 서비스 계약을 맺기 전 이미 발생한 고장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 고장을 수리할 목적으로 홈 워런티에 가입했다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서비스 신청 수수료만 지불한 사례도 흔하다.
홈 워런티 업체는 일부 주택 소유주들의 잘못된 사용을 막기 위해 서비스 유예 기간을 두고 있다. 서비스 계약을 맺은 뒤 30일 이후에 발생한 고장의 경우만 수리 또는 교체 대상에 포함하는 계약 형태가 대부분이다.
◆ 관리 부실 및 잘못된 설치
고장 발생 원인이 관리 부실로 판명되면 서비스 요청이 거절되기 쉽다. 사용 설명서 대로 평소 적절한 관리가 이뤄졌는데도 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만 홈 워런티 업체로부터 수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가전제품이 올바르게 설치되지 않았거나 관할 시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도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장 원인이 서비스 대상에 해당하지만 별도의 외부 수리 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게 되면 보상받지 못한다. 홈 워런티 서비스는 홈 워런티 업체가 선정한 수리 업체를 통해서만 이뤄지는데 별도로 알아본 수리 업체를 통해 수리를 실시했거나 또는 주택 소유주가 직접 수리한 경우는 서비스 거절 사유에 해당한다.
◆ 비정상적 사용과 2차 피해
일상적인 사용에 의해 발생한 고장만 홈 워런티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만약 홈 워런티 업체가 고장 원인이 비정상적인 사용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면 서비스 요청이 거절되기 쉽다. 예를 들어 식기 세척기 열린 문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발생한 고장은 보상받을 수 없다.
요즘 집집마다 애완동물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 애완동물로 인해 발생한 고장 역시 홈 워런티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가전제품 고장에 의해 발생한 2차 피해도 서비스 요청을 할 수 없다. 식기 세척기에서 넘친 물로 카펫이나 나무 마룻바닥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홈 워런티를 통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에는 홈 워런티보다는 주택 보험 업체에 보상을 문의하는 것이 좋다.
◆ 한도 내에서만 수리
수리 또는 교체 대상 고장에 해당하더라도 홈 워런티 업체가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가전제품 항목별 연간 수리비 한도 또는 연간 총수리비 한도를 규정하고 이 금액이 초과할 경우에는 서비스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체별로 한도 규정이 조금씩 따르지만 소형 가전제품의 경우 연간 500달러까지 또는 연간 총수리비는 5만 달러로 제한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홈 워런티를 통해 수리받은 가전제품에 또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수리비 한도가 초과한 경우에는 재서비스를 받기 힘들다. 따라서 수리비 한도가 초과하지 않도록 서비스 요청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 서비스 청구 절차
가전제품이나 주택 시설에 고장이 발생했다면 홈 워런티 계약서를 검토해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는지 확인한다.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되면 수리를 요청한다. 수리 요청을 받은 홈 워런티 업체는 하청 수리 업체를 통해 대개 48시간 이내에 연락하고 방문 일정을 잡게 된다. 집을 방문한 수리 업체가 바로 수리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고장 원인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뒤 홈 워런티 업체의 승인이 있어야 수리가 실시된다.
홈 워런티 가입비는 주택 크기와 보상 범위, 업체와 주택 위치한 지역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연간 300달러~600달러 선이다. 가입비와는 별도로 서비스를 요청할 때마다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수수료 금액은 대개 50달러~150달러 정도다.
이 수수료만 지불하면 나머지 수리비나 교체비는 홈 워런티 업체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수리 서비스 요청 뒤 집을 방문한 수리 업체가 수리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되는 고장으로 판단하면 수수료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리 요청 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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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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