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시를 쓰고,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고깃집은 고기가 맛있으면 된다. 다른 건 필요 없다. 아니 상관없다. 소비자는 맛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 고깃집을 찾기 때문이다. 지난주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새로 문을 연 ‘푸주간 탄’(Puzukan Tan)은 바로 고기가 맛있는 고깃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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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 입맛 아닌 한국적인 맛 추구
‘푸주간 탄’은 아버지 김영호 씨와 아들 김기범, 김성훈 삼부자가 의기투합해 만들어냈다.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에서 일식당을 운영해온 김영호 씨는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셰프로서 10년 넘게 경력을 쌓아온 첫째 아들 김기범 씨의 권유로 한식당에 도전하게 됐다.

미국에서 한식당, 코리안 바비큐 전문점을 차리고 싶었던 이들은 전국 각지의 맛집을 찾아다녔다. 밤늦도록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고깃집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오너셰프 김기범 씨는 “고기맛에 엄격한 한인들의 기준에서 보면 사실 맛집은 없었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1년여 준비한 끝에 ‘푸주간 탄’이 탄생했다.

김 씨는 “미국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한식당은 대부분 미국인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양념을 과하게 해 한국에서 맛본 고기맛이 아니었다”며 “진짜 맛집, 전통의 맛으로 승부하기 위해 유행하는 퓨전이 아닌 가장 한국적인 클래식한 맛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좋은 고기에 숯불 맛 더했다
고깃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좋은 고기를 공급받는 것이다. 양념도 중요하고 잘 굽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고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좋은 고기를 숯불에 구우면 얼마나 맛있을까?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푸주간 탄’은 식당에 공급하는 육류 손질과 양념을 비롯해 김치, 밑반찬 등을 일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따로 식재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육류 유통업에 뛰어든 것이다. 때문에 고기 등급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부위별로 원하는 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김 씨는 “모든 고기는 숙성 과정(Dry Aging)을 거쳐 최고의 상태로 불판에 올라가게 된다”며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좋은 고기에 정성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버지니아에서는 처음으로 숯불구이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두툼한 우대갈비나 삽겹살 등은 숯불로 초벌구이한 다음 제공되고 숯불 맛을 더하는 특수 불판이 테이블마다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 맛있는 음식과 함께 좋은 기억으로
‘푸주간 탄’은 고깃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다소 생소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495 벨트웨이에서 50번 도로로 빠져나와 갤로우스 로드와 만나는 요크타운 몰에 위치해있다. 파이브가이스 햄버거, 파파존스 피자, CVS, 알디 등이 나란히 있다.

김영호 씨는 “식당이 있던 자리도 아니지만 정직하게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자신감으로 과감하게 문을 열었다”며 “우리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이미 4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초 스털링에 대형 고깃집도 오픈할 예정이다. 가족이 모두 뛰어들어 일을 돕고 있지만 식당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식당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둘째 아들 김성훈 씨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오래도록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된 김기범 씨도 “어린 시절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음식, 나눔, 즐거움… 이 모든 것이 나를 요리사로 만들었고 지금도 힘든 줄 모르고 식당을 운영하게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고기뷔페(All You Can Eat)가 아닌 단품으로 주문하거나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된 콤보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1인분에 13~14불, 소고기는 15~20불, 우대갈비는 26불, 숙성꽃등심은 36불 등이며 공급수량에 따라 최고급 와규 스페셜 메뉴도 제공된다. 2~3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콤보 메뉴는 55~69불,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맛볼 수 있는 오마카세는 1인당 59불이며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코스로 제공된다.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3시/오후 5시~10시(일~목)
오전 11시~오후 3시/오후 5시~11시(금~토)

8114 Arlington Blvd.
Falls Church VA 22042
(571)395-4727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