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신분은 없지만, 두렵지 않다.(Undocumented and Unafraid)”
오래 전 유튜브에서 본 동영상이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 지난 2016년 조지타운 대학에 재학 중이던 LA 출신 한인 여대생 아그네스 이씨의 20분 남짓한 연설이었다. TED 강연회 시리즈의 일환으로 조지타운 대학이 마련한 연설에서 이씨는 자신이 2살 때 가족들이 미국에 와 체류 시한을 넘기고 서류미비 신분으로 살아온 사실을 당당히 공개했다,
이씨는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시행된 청소년 추방유예 조치 ‘다카(DACA)’의 수혜자, 이른바 ‘드리머’였다. 이씨는 위와 같은 제목을 단 영상에서 “처음에는 체류 신분을 숨기고 혹시라도 부모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두려워했으나 이제는 당당히 인간으로서의 권리,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나의 비밀을 공개하며 다른 학생들에게도 보다 많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자신이 연설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미국 내 ‘드리머’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고 용감하게 전한 설득력 있는 연설이었다.
그 후로 5년이 지난 작년, 조지타운대 로스쿨 학생들이 발행하는 50년 전통의 법학저널 편집장에 ‘다카’ 신분 학생이 선출돼 화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가 워싱턴포스트에 실렸다. 바로 이씨였다. 다카 정책 덕분에 대학에 진학해 학사학위를 딴 뒤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다시 명문 조지타운 법대에 진학, 동료 학생들의 신망을 받아 선출되는 편집장에 서류미비 신분 학생으로서는 최초로 오른 스토리는 이씨와 같은 현실에 처한 이민자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신분의 굴레 속에서도 ‘장벽’을 뛰어넘은 또 한 명의 한인 청년 이야기도 여전히 생생하다. 하버드대를 나온 박진규씨다. 그는 지난 2019년 다카 신분 학생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장학 프로그램의 하나로 옥스퍼드 대학 유학 기회가 주어지는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박씨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로즈 장학생 선발된 후로도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기조 속에 다카 제도가 폐지될 위험에 처한 상황을 지적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장학제도 가운데 하나의 수혜자로 결정된 이후에도 미국에서 내 자리(place)가 있는지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며 “나는 매일 ‘내가 여기(미국 사회)에 속해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계속 (미국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정당화해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었다. 박씨는 그같은 상황 속에 영국행을 보류했다가 뒤늦게 이민 당국의 승인을 받아 2년이 지난 작년에야 옥스퍼드 대학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는 후속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체류신분의 장벽’만 없었다면 한인 이민 가정 출신 유망 청년들의 성공적인 ‘아메리칸 드림’ 성취 스토리가 됐을 이들의 이야기를 새삼 되짚어보는 이유는 이같은 현실에 처한 많은 ‘드리머’들의 아픔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뿐 아니라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와 본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체류신분 미비자가 된 청년들을 추방 위기에서 보호해주고 학업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 온 다카 제도는 올해로 시행 10년이 됐지만,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폐지 위기에 처했던 이후 또 다시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강경 반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8개 주정부들이 연방 법원에 제기한 다카 제도 위헌 소송에서 텍사스 지법의 위헌 판결로 신규 신청이 전격 중단된 가운데, 항소심에 대한 제5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 결국 위헌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다카제도에 대한 법정 다툼은 결국 연방 대법원 상고로까지 이어져, 반이민 정서 자극을 자신의 정치 수단으로 이용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보수 경도의 대법원 구도가 결국 다카의 공식 폐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50여 년 간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보장해온 기념비적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으며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 연방 대법원에서 무고한 이민자 청년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불체’ 신분 때문에 희망을 잃고 ‘창살 없는 감옥’ 속에서 살아온 많은 이민자 젊은이들에게 다카는 말 그대로 ‘드리머’의 꿈을 다시 꾸게 만든 제도였다. 다카가 실제 폐지될 경우 또 다른 아그네스 이씨, 박진규씨와 같은 젊은 동량들의 꿈은 불가능해진다.
바이든 행정부는 다카가 폐지될 경우 ‘추방유예’라는 그동안의 보호막이 사라지게 되는 ‘드리머’들을 일단 추방은 막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시절에 보았던 것처럼, 행정명령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단순히 ‘유리 천장’처럼 보이지 않는 장벽이 아니라 많은 이민자 청년들의 현실을 옭죄고 있는 실질적이고 거대한 벽을 부수는 일은 연방의회에서 ‘드림법안’과 같이 그들을 영구히 구제하는 입법화로만 가능할 터인데, 그날이 언제 올 수 있을지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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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편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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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 이후 날로 폐쇄되는 미국의 이민전통은 해가 갈수록 정치화되고 악랄해지고 있다. 우리도 오랜 고통을 당했다. 미국은 이민국가로서의 청교도적 정신으로 되돌아가야한다. 다카는 최소한의 구제책인데 이마져 왈가왈부하는 국가는 이미 도덕적 기준도 망가진 집단이다. 남의 나라의 인권을 갖고 비난할 자격도 없는 나라이다.
이민법도 학력에 따라 좌지 우지 될수 있군요.
사람은 사람은 말입니다, 누구든지 행복하게 자유롭게 살 권리가 하늘로부터 있는데도 어떤 권력있는 그들이 그들의 이익만 생각하며 수많은이들의 꿈을 삶을 짖밟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저질들을 선동해 자기들이 잘먹고 잘 살려는 사람으로써 기본이 안된이들이 있다는게 그저 슬플뿐 입니다, 법 네 법 좋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법은 사람이만들고 서로 서로 남을해하지아니하고 질서를 지켜 너도 나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잘 살자는게 법인데도그 법으테두리를벗어난 쌩각 제도 욕심 삐따한 정신 때문에 선량한 이들이 열심히 살려는 의욕을 능력을살릴생각이없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