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 트레이더의 모습 [로이터=사진제공]
이번 주(26~30일)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연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라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당국자들의 시각을 엿볼 기회지만, 9월 회의가 매파적이었던 만큼 시장이 이들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 아래로 떨어지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6월 저점 근방까지 떨어졌다.
한 주간 다우지수는 4%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65%, 5.07% 밀렸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앞으로도 초고강도 긴축을 예상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4.4%(4.25%~4.5%)까지 오르고, 내년 말에는 4.6%(4.5%~4.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남은 2번(11월, 12월)의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인상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전망대로라면 11월에 0.75%포인트, 12월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이번 주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근거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4.25%~4.5%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회의 참석자는 모두 9명(1.25%포인트)이며, 4.00%~4.25%를 예상한 참석자는 8명(1%포인트)이다. 가장 낮은 3.75%~4.00%를 예상한 참석자가 1명, 가장 높은 4.5%~4.75%를 예상한 참석자가 1명이다.
양극단을 제외하면 1.25%포인트/1%포인트 인상 전망 간에 차이가 크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주에는 보스턴, 애틀랜타, 댈러스, 클리블랜드,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 리치먼드, 뉴욕 등 10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나머지 7명의 이사와 2명의 지역 연은 총재를 제외한, 점도표에 나온 절반 이상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발언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쏠리면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국채금리와 달러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3.5%를 넘어서면서 성장 기업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이러한 성장 중심의 기업들에 미래 수익을 할인하며, 기업들의 차입 부담을 늘린다. 또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수익 비중이 큰 기업들의 실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8월 초 2.52% 수준이던 금리는 두 달도 안 돼 3.68%까지 올랐고, 달러지수는 113을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달러지수는 8월 초 105 수준에서 한 달여 만에 7.6% 상승했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와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나온다.
8월 소비자물가(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라 전달의 8.5%에서 둔화하긴 했으나 둔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는 결국 9월 '자이언트 스텝'의 빌미가 됐다.
이번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오히려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8월 근원 PCE 물가가 전년 대비 4.7% 올라 전달의 4.6% 상승을 웃돌고, 전월 대비로도 0.5% 올라 전달의 0.1% 상승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에는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들은 1년 후 인플레이션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5년 후에는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이전보다 전망치가 하향됐다.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은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내구재 수주와 각종 주택 지표,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에서 경기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내년이나 내후년에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원들의 성장률 전망치나, 실업률 지표로 볼 때 아직 연준은 경기침체를 예상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그동안 침체가 오지 않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착륙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며 "인플레이션에 맞서는 연준의 정책 경로가 경기 침체를 유발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파월의 발언은 경기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이번 주에는 파월 의장이 공개 석상에 나서지만, 통화정책과 관련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파월 의장은 27일에는 프랑스 중앙은행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를 토론하게 된다. 28일에는 지역 은행 리서치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S&P500지수가 6월 저점을 하향 돌파할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저점이 깨지면 3,500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안정되려면 국채 금리가 먼저 안정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채시장이 침체 위험을 계속 반영해가면 증시가 안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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