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로 취임 100일…제주 4·3·인혁당 피해자 구제 방안도 마련
▶ 전문가 “중립 태도 견지” · “검찰에 손 떼고 법무부 업무 집중” 제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규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이하 한국시간)이면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 장관의 지난 100일은 '검찰 수사권 확보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의 시행을 막기 위해 취임 직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최근에는 하위 법령인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며 수사 범위 확대를 꾀하고 있다. 검찰 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본격적인 수사 기반도 마련해뒀다.
'친정'인 검찰만 챙긴 건 아니다.
제주 4·3 사건이나 인민혁명당(인혁당)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에 앞장서거나 법무행정 여러 분야의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 檢 수사권 복원 시도…尹라인 일색 검찰 조직에는 비판도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취임 후 전 정권에서 추진한 '검수완박' 대책 마련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11일 그가 꺼내든 반격 카드는 시행령 개정이었다.
시행령을 고쳐 검찰 수사가 가능한 경제·부패범죄 범위를 확대했고, 검찰청법에 규정된 '중요범죄'에 사법 질서 저해 범죄와 검찰에 고발·수사 의뢰해야 하는 범죄를 포함해 직접 수사가 가능하게 했다.
야당에선 국회 입법 기능 무력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행령 쿠데타'라는 비난도 나왔다.
한 장관은 지난 6월엔 검수완박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다. 청구인으로 직접 이름을 올린 그는 필요하면 직접 변론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했다. 강력부나 외사부 등 직접 수사 부서를 복원하고, 형사부도 검찰총장 승인 없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했다.
서울남부지검과 동부지검에는 각각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보이스피싱 합수단을 설치했다. 올 하반기에는 조세범죄합수단도 만들어 탈세 범죄를 적극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세 차례 인사를 단행하며 전 정권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윤석열 사단'을 대거 주요 보직에 앉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직할체제'가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총장 공석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한 장관이 검찰총장까지 겸임하는 것 아니냐', '누가 와도 식물 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 제주 4·3 및 인혁당 문제 해결…脫진영논리 행보 평가
한 장관은 제주 4·3 사건, 인혁당 사건을 연이어 처리하며 진영논리를 벗어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제주4·3사건 당시 일반 재판에서 형을 선고받은 수형인들에 대해서도 검찰의 직권 재심 청구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제주 4·3특별법이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한 직권 재심 청구만 규정하고 있어 형평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를 두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호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1975년 벌어진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의 '빚 고문' 구제에도 신경을 썼다. 피해자들은 2008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배상금과 지연 이자 일부를 가지급 받았다. 하지만 2011년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수억 원에 이르는 지연손해금(이자)을 뱉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장관은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여 피해자 측에 이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그 밖에 촉법소년 연령기준 하향 추진, 이민청 설립 검토, 교정직 처우 개선, 외국인 보호시설 내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등 법무행정 분야의 변화도 두루 시도했다.
◇ 전문가 "검찰편 아닌 중립적 태도" 주문
전문가들은 한 장관이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의 인권 옹호'와 '법질서 확립'이라는 법무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관이므로 본인이 강조했던 법과 원칙을 체화해야 한다"며 "한 장관이 '검찰 편'으로 인식되는 건 법치주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중립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검수완박법 시행령 개정 시도에는 "상위법에서 정한 것을 시행령으로 뒤집으려는 것은 법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당장은 이기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 장관 스스로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명됐으니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서 손을 떼는 게 맞다"며 "출입국 관리 문제, 인권 보호, 교정 문제 등 법무행정 분야를 더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교수는 한 장관이 최근 신임 검사들에게 강연한 것도 언급하며 "이런 것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장관 머리에서 '나는 검사'라는 생각을 빼내야 한다"고 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한 장관이 검찰 수사에 관여하지 않고, 검찰총장이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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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이나 벗어라 ㅋㅋ
오랫만에 쓸만한 인재 하나 나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