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도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는 베벌리 그로브의 한 주택에 대낮 주택침입 강도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용의자는 주택 안에 있던 71세 여성을 포박 및 폭행한 뒤 고가 금품을 강탈해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25분께 베벌리 그로브 지역 6600 블럭 웨스트 5가에 위치한 주택에 한 남성이 침입했다. 남성 용의자는 영화 ‘할로윈’의 주인공 제이슨이 쓴 마스크를 본 딴 듯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 안에 침입해 당시 집에 있던 71세 여성을 포박한 뒤 총기를 들이대며 위협을 가했다.

용의자는 피해 여성에게 보석과 시계를 보관하고 있는 금고로 안내하라고 협박했고, 이 과정에서 들고있던 총기로 여성을 폭행해 부상을 입혔다. 용의자는 집 안에 보관돼 있던 롤렉스와 같은 고가 시계와 보석 등을 훔쳐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국에 따르면 같은 날 용의자는 1200 블럭 미도우브룩 애비뉴에 위치한 자택에서 주택침입 및 강도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는 올해 31세 딜런 클링크로 알려졌고, 현재 17만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수감 중이다.

피해 여성은 고가 보석을 수집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용의자가 사전에 피해 여성의 신원 및 정보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에 있다. 용의자가 훔친 보석 및 시계 등은 수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여성은 용의자의 폭행으로 인해 몸에 일부 멍이 들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인 제시카 리버는 KTLA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무섭고, 집에 알람 장치를 더 해놔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또다른 주민 제이슨 애니쉬는 “대낮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주택침입 사건으로부터 약 12시간 전인 17일 오전 2시께 1800블럭 스턴스 드라이브에서는 주택 앞에 주차돼 있던 롤스로이스 SUV 차량을 대상으로 한 ‘스매쉬-앤-그랩’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차량 뒤편 유리를 부수고 차안 물건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한 달 사이에 베벌리 그로브에서 2마일 떨어진 베벌리힐스에서도 잇따라 샤넬 매장, 니만마커스 백화점 등이 ‘스매쉬-앤-그랩’ 범죄 피해를 당하는 등 웨스트우드, 베벌리힐스를 포함한 웨스트 LA 지역이 최근 들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에 베벌리힐스 시 당국은 경찰국에 더 많은 경관들이 거리를 순찰하라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스매쉬-앤-그랩 강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민들은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베벌리힐스 주민인 호워드 선스킨은 KTL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들어 밤에는 걸어서 밖에 나가지 않는다”면서 “차에서 내릴 때도 주변을 몇 번씩은 살펴본다”고 토로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