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시대’ 열고 한미정상회담·지방선거·나토行 숨가쁜 100일
▶ 인사·與내홍·정책혼선 속 20%대 지지율…경제복합위기에 안팎 과제 산적
▶ 휴가 복귀 일성 ‘국민 뜻’ 강조한 尹대통령…국정기조 변화 이어지나
▶ 광복절 경축사·100일 회견 메시지 주목…인적쇄신 등 통해 국정동력 회복 모색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한국시간)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로 출범 100일을 맞는 윤석열 정부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섰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한미정상회담, 6·1 지방선거 등 숨가쁜 석달여의 시간을 보냈지만 인사 문제 및 집권여당 내홍, 정책 혼선 등을 둘러싼 비판 여론 속에서 국정 쇄신을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이른 모습이다.
광복절 경축사(15일)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17일)에서 공개될 국정 구상이 위기 고착화냐, 재도약이냐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실은 취임 100일을 즈음해 참모진 일부 개편도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인적 쇄신과 내부 재정비 등을 통해 국정 동력 회복과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 '집무실 이전' 통해 소통 의지…민생·경제 행보-외치 주력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했다. 첫날부터 74년간 권력의 중심이었던 청와대에서 나와 용산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일상적인 출퇴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약식으로 만나는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은 '용산 시대'의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윤 대통령은 16분가량의 취임사에서 35차례 언급한 '자유'를 국정 전면에 내세웠다.
자유민주주의를 공유하는 미국과 5월 21일 서울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안보·글로벌 현안까지 아우르는 한미동맹의 격상을 선언했다.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 가치외교를 고리로 서방과의 연대강화에 나섰다.
경제에서도 '자율'을 키워드로 규제 혁파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임 정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도 대대적으로 손질했고 원전과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식량·에너지 위기,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윤 대통령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를 강조했다.
취임하자마자 62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했다. 7월 첫 주부터는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금융·부동산·물가 등 분야별 대응을 본격화했다.
◇ 지방선거 압승했지만…인사·정책 혼선·與내홍 속 지지율 20%대로
취임 22일 만에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기준 17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지방 권력을 5년 만에 탈환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압승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이 탄력을 붙을 것이라는 예상은 6월말 '나토 방문'을 전후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6월 하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처음 나타난 데 이어 7월 말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가 무너지는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지율 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8·15 특별사면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최종 대상에서 빠지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여론조사마다 가장 첫손에 꼽힌 문제는 인사다.
대통령실과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이 다수 배치된 데 이어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에도 검찰 출신들이 중용된 것을 두고 야권 등을 중심으로 '검찰 편중 인사' 비판이 나왔다.
여기에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권은 연일 윤 대통령이 상징으로 내세웠던 공정·상식의 철학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민간인들의 봉하마을 방문 및 나토 출장 동행 사실은 야권의 '비선 보좌' 공세를 불렀고, 이른바 '강릉 우씨' 등 대통령실 직원 임용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여소야대 국면도 윤석열 정부가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 등 3대 개혁을 위시한 임기 초반 국정 드라이브를 거는데 있어 불리한 환경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싼 집권여당의 내홍은 용산도 흔들어 놓았다. 지난 7월 26일 언론에 포착된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내부총질' 문자 파문의 후폭풍도 적지 않았다.
특히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발, 가처분 신청을 낸 이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들을 직격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은 공식적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그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만 5살 취학' 정책 혼선에 책임을 지고 지난 8일 취임 34일 만에 물러났고 이 정책도 폐기될 운명에 놓였다.
◇ 과제 산적…인적쇄신 등 통해 국정기조 변화·동력 회복 나설지 주목
지난 100일간 국정 전반에 대한 탐색을 마친 윤 대통령은 이제 전방위 경제위기·민생 대응책을 마련하고 갈수록 악화하는 진영 갈등 속에 국민통합에 나서야 하는 숙제를 받아든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중부 지방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재난대응의 첫 시험대에 서기도 했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 야당과의 실질적인 협치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과의 오는 19일 만찬 회동이 그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전략에서도 한일 관계의 '현금화' 이전에 강제징용 해법을 찾는 게 급선무다. 미국과의 갈등 속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3불(不) 1한(限)'까지 언급하며 압박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균형 있는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북핵 고도화에 맞서 구체적인 비핵화 해법도 내놓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8월 첫주 휴가 기간 각계의 다양한 의견 청취를 토대로 다듬은 정국 구상이 실제적인 국정기조 변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첫 여름휴가 후 업무에 공식 복귀한 지난 8일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의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같은 날 박 전 부총리에 대한 사실상 경질이 이뤄졌다.
지난 12일부터 별도의 질의응답에 앞서 짤막한 모두발언을 내놓는 식으로 출근길 문답 방식에도 변화가 가해진 상태다.
이번주 공개될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첫 공식 기자회견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연장선 상에서다.
특히 이번주로 예상되는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인적쇄신이 면모일신의 모멘텀이 될지 주목된다. 그 구체적 폭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후보자가 연속 낙마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장, 검찰총장 등 남은 인선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두 달간 이어진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다고 자체 분석하면서 100일을 전후로 '바닥 다지기' 국면을 거쳐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정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25%를 기록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4일 "당을 조기에 수습하고 대통령실도 잘 정비, 당·정·대가 힘을 합친다면 지지율을 견인하면서 국정 동력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고, 무선(90%)·유선(10%)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2%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지지율이 한자리로가면 스스로 물러날까? ㅉㅉㅉ
쭉 계속 쳐 내려가라.
더도말고 지금 처럼만 쭉------해주십시요.김여사님의 더 활발한 활동도 기대합니다.미주한국일보의 옥가,민가의 더욱더 열렬한 성원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