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 없는 나라와 민족은 사라져 갔으며 뚜렷한 비전이 있고 높은 가치가 있는 민족과 국가는 성장하고 번영해 왔다. 이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20세기 초 이탈리아의 역사가 베네데토 크로체는 “All history is contemporary.” 즉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 라고 하였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이 되어 있으며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현실 문제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라를 잃었으나 그 비전과 정신이 살아 있었기에 2천년 만에 국가를 세우고 4억의 아랍 민족을 압도하며 경제적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티베트는 엄연히 중국과 다른 나라이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지 못해 중국에게 합병되고 말았다. 그들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려고 처절히 항쟁하며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호소해보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 중국 내분이라고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역사를 빼앗긴 나라의 슬픈 현실이다.
중국은 2000년 들어 “동북공정”이라는 정부 차원의 역사 문화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것은 중국 정부의 만주 동북3성 지역의 역사 왜곡 작업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만주와 한반도 북부를 근거로 했던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의 한국 고대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역사 빼앗기 프로젝트”이다. 이 역사 문제가 현실적으로 왜 중요한가? 그것은 이 역사 왜곡이 북한이 무너졌을 때 북한에 대한 영유권 내지는 영향권을 주장하는 기반이 되어 남북통일이 되지 않고 북한 영토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역사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영토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동북공정” 이전에 “서남공정” 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티베트의 역사와 정체성을 중국에 편입시켰다. 또한 “서북공정”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위구르를 병합시켰다. “중화”라는 케케묵은 전통적 동아시아 국가 간의 외교 시스템을 복귀시켜 주변국 모두를 중국에 합병시키거나 속국으로 만들려는 시대착오적인 계획을 꾸준히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을 통해 중국은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사라는 역사적 근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우리 미주 한인들은 본국에 사는 한국인에 비해 이점이 있다. 미국이라는 사상 초유의 최강대국 시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어쩔 수 없이 들을 수밖에 없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의 힘을 이용하여 동북공정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힘은 아직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으나 점차 그 힘이 약해져 가고 있다. 중국은 어느새 G2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아직 미국의 힘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때 역사 왜곡을 바로 잡고 우리 나라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 미주 한인은 본국 한국인의 주변인이 아니다. 민족사에 획을 그을 수 있는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2세 3세들 중에서 한국사 전공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차원에서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왜 우리 한인 들은 의사, 변호사, 성공한 사업가만 되려하는가? 왜 미국 주류 정치권에는 극소수만이 진출하며 한걸음 더 나아가 철학, 문학, 역사 등 인문학계의 인물이 되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우리 자녀들이 초급 한국어 정도를 깨우치는 정도로 만족하고 의사소통하면 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가운데 유수의 한국 사가들이 나올 때 그들이 유창한 언어와 깊은 학문적 지식으로 중국의 동북공정의 부당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민족과 역사에 본국인, 미주 한인, 다른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 등 구별이 있을 수 없다. 1세, 2세, 남녀노소 또한 구별이 있을 수 없다. 범민족적으로 우리 민족, 우리나라 역사 세우기에 나서야 한다. 우리 미주 한인은 조국이 일제 식민지하에 이을 때 많은 독립 자금을 후원하였고 실제 독립 운동에 참가한 분도 있었다. 역사에 사라진 민족은 다시 서지 못한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자랑스러운 조국을 세계에 우뚝 서는 나라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 단결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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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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